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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질병 탐구 (1) ] 혈당 조절 못 하면 각종 합병증 생겨

by 白馬 2007. 2. 6.

[질병 탐구] 혈당 조절 못 하면 각종 합병증 생겨


당뇨병(糖尿病)

얼마 전 드라마 ‘제1공화국’ ‘사미인곡’ 등에 출연했던 중견탤런트 홍성민씨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게 됐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굳이 유명인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제 주위에서 당뇨 환자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당뇨환자의 수는 약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5명 중 1명꼴로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70년에는 전체 사망원인에서 당뇨가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불과했으나 1992년에는 전체 사망자 1000명당 13.5명으로 7위, 2002년에는 1000명당 25명으로 4위(암이 1000명당 130.7명으로 1위)를 차지할 만큼, 당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자리잡았다.

당뇨병은 포도당을 체내에 이용하는 데 필요한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분비가 되더라도 인슐린 기능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몸 속에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 속의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을 많이 마시고(多飮), 소변을 자주 보고(多尿), 많이 먹는(多食) ‘3다(多) 증상’이라고 한다.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이 외에도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해지며 체중이 감소하고 손발 저림, 발기부전 등을 보이는 것이 당뇨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당뇨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인슐린 의존형 또는 연소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리는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고혈당이 초래되는 질환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다. 주로 어린아이에게서 발생하여 과거엔 ‘소아 당뇨병’이라고도 불렀지만 실제로는 성인에게서도 발견된다.

보통 ‘성인형 당뇨병’이라고 불리며 전체 당뇨병의 95%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돼 나타난다. 보통 당뇨병을 앓은 사람의 직계 자손에게서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30~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전만으로 당뇨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만,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이 더해질 때 발병하는 것이 보통이다.

당뇨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내기가 어려운 데 비해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8시간 이상의 공복 혈당이 126㎎/㎗ 이상으로 두 번 이상 측정되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한다. 또 무작위로 측정한 혈당치가 200㎎/㎗ 이상일 경우도 당뇨병일 가능성이 높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소갈증(消渴症)이라고 부른다. 소갈증이란 말뜻처럼 당뇨에 걸리면 신체에서 갈증과 허기와 같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신체 부위별로 상소(上消), 중소(中消), 하소(下消)로 구분해 보통 입에서 갈증을 느끼는 것을 상소, 배에서 허기를 느끼는 것을 중소,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을 하소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혈액 속의 포도당이 몸속에 흡수돼 이용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이러한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고 본다.

당뇨병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뇨가 동반하는 합병증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성인의 실명(失明), 교통사고를 제외한 다리 절단, 신장이 몸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만성신부전증 등에서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이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다. 이 외에도 뇌졸중을 비롯한 각종 혈관계질환, 발이 썩어 들어가는 괴사 등이 당뇨의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당뇨의 합병증은 혈당관리를 소홀히 할 때 찾아온다. 피 속에 당분이 많아지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연히 혈액의 흐름이 더뎌진다.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면 산소와 영양분이 몸속 곳곳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혈액을 멀리까지 보내야 하는 심장에도 부담이 가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갖가지 합병증이 나타난다.

당뇨의 합병증은 꾸준한 혈당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적절한 식사량을 정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식사를 거를 경우 다음 식사할 때 폭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혈당이 순간적으로 올라가기 쉽다. 특히 음식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고 약간 배가 고픈 듯한 상태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설탕이 직접 들어간 음식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정 단것이 먹고 싶을 때는 곶감이나 건포도 등을 먹도록 한다. 흔히 꿀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적당한 운동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운동을 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인슐린과 혈당의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식사 후 배가 부른 채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피하고 30분 이상 전신을 움직여 땀이 나도록 운동하는 것이 좋다.

당뇨에 걸리면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꾸준히 혈당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약물을 통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주거나 인슐린을 인체에 주사로 직접 투여해줘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으로 당뇨의 진행을 완화시키고 탕약을 통해 오장육부를 다스려 포도당이 인체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