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을 동화>의 촬영지인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이곳에 역사와 안보, 풍경을 두루 아우른 명소들이 모여 있다. 김일성 별장이라 불리던 화진포의 성과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이기붕 별장, 화진포 생태박물관까지.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 뭐? 4개 명소를 둘러보는데 단돈 3,000원이라고? 통합 관람권 한 장이면 된단 말이지?!
●크리스마스 씰을 아시나요?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화진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 있는 화진포의 성은 김일성 별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언덕 위에 세워진 중세 유럽풍 건물이 울창한 송림에 둘러싸여 신비롭게 보인다. 2층 석조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기묘한 절경을 품고 있다. 옥외로 나서면 멀리 병풍을 둘러친 듯 산등성이가 끝없이 이어진다.
화진포의성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원산항 명사십리에 있던 남가주 선교사들의 하계 별장지를 강제로 옮긴 것이다. 당시 선교사였던 셔우드 홀이 독일 망명 건축가였던 베버에게 부탁해 지었으며, 해방 후에는 38도선 이북에 위치하게 되면서 북한의 귀빈 휴양소로 사용됐다. 1948년에 김일성 가족들이 다녀가면서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게 됐다. 6.25 한국전쟁 후에는 국군에 귀속되어 장병휴양시설로 이용되다 1999년부터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역사 안보 의식에 관한 전시와 과거 별장으로 쓰였던 모습들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별장을 처음 건립한 셔우드 홀의 가족과 그가 만든 크리스마스 씰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셔우드 홀은 당시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한국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고 조선여자의학전문학교를 설립하는 등 많은 힘을 쏟았지만 1940년에 일본에 의해 강제 추방당했다.
주소 :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화진포길 280
관람시간 : 09:00~18:00
*화진포의 성 매표소에서 통합관람권 구입 가능.
●호수과 산이 어우러진 곳, 이기붕 별장
화진포의 성에서 호숫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약 5분 거리에 이기붕 별장이 나타난다.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이 건축한 이곳은 해방 이후에는 북한 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이용되었다. 한국전쟁 후에는 이기붕 부통령과 그의 아내인 박마리아 여사가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 박마리아 여사는 생전에 고성군 대진읍에 대진교회를 설립하고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이기붕의 별장은 화진포의 성과 마찬가지로 현재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단층 건물 안에 집무실과 응접실, 침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옛 문갑과 도자기, 촛대, 흑백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건물 밖을 나서면 도로 건너편으로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담긴다.
주소 :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화진포길 280
●굴곡진 역사를 품은, 이승만 대통령 별장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세워진 이승만 대통령 별장은 채광이 좋아 환하고 밝은 분위기이다. 격자무늬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별장 건물은 1954년에 신축되었으며 이후 1960년까지 이승만 대통령이 별장으로 이용했다. 응접실에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를 본뜬 모형이 앉아 있다. 침실과 집무실에는 생전에 사용했던 유품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이승만 대통령 별장 위쪽에는 새로 건립된 화진포 기념관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걸어온 발자취와 업적을 비롯해 1960년 4.19 혁명으로 인한 하야와 하와이 망명까지 역사적인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가 직접 쓴 친필휘호와 의복, 소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주소 :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이승만별장길 33
●화진포 생태계가 궁금하다면? 화진포 생태박물관
화진포 생태박물관은 독특한 지역의 생태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문제까지 두루 아우른다. 1층 지역 생태관에서는 화진포호와 같이 만처럼 깊숙이 들어온 바다에 모래가 퇴적되어 생긴 석호의 특성과 발달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고성군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박제물도 눈길을 끈다. 소쩍새, 수리부엉이와 같은 조류를 비롯해 산양과 담비, 사슴, 물범, 감성돔 등 다양한 종의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2층 생태 학습관은 마치 작은 사파리처럼 꾸며져 있는데 생동감 넘치는 전시물과 조명, 음향이 어우러져 더욱 실감난다.
3층은 기후 환경관과 기획 전시실로 운영된다.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인 북극곰과 펭귄 전시물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환경 변화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다양한 광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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