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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만추 산행+여행] 마니산 & 강화도

by 白馬 2007. 11. 10.

       [만추 산행+여행] 마니산 & 강화도

       유순한 능선에 암팡진 암릉의 조화
       plus 민족의 성소와 항쟁의 역사 순례 여행
▲ 강화도 최고봉 마니산 정상. 맞은편에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를 올리기 위해 쌓았다는 참성단이 보인다.

강화 마니산(摩尼山·468m)은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참성단을 세웠을 만큼 신령스럽게 받들어온 산이다. 이 산은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 중간지점에 위치해 ‘겨레의 머리가 되는 성스러운 산’이라는 뜻으로 머리의 옛말인 ‘마리’로 불렸으나, 조선 중기 참성단 보수를 맡은 승병들이 공사 후 보고서에 불교 용어로 여의주라는 뜻인 ‘마니’로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굳어졌다 전한다.


예로부터 성스럽게 받들어온 마니산은 덩치나 높이에 비해 빼어난 산세와 멋진 조망 덕분에 등산인들과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해 조망은 물론이고, 강화 일원이 통째로 들어오고, 동으로 멀리 북한산뿐 아니라 북으로 휴전선에 가로막혀 갈 수 없는 북녘땅까지도 바라보이고, 유순한 능선에 암팡진 암릉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거기다 강화도는 발 닿는 곳이 관광지요 유적지일 만큼 볼거리가 많아 유적답사여행을 겸한 산행지로 적격이다.


강화도 서남단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 산행기점은 북쪽인 상방리 국민관광지와 동쪽 함허동천, 정수사, 그리고 서단인 선수 네 곳을 들 수 있다. 들머리 부근의 해안가에 횟집타운이 형성돼 있는 선수는 등로보다는 주로 하산기점으로 이용된다.


가장 인기 있는 상방리 코스는 매표소를 지나면서 단군로가 갈라지고, 갈림목에서 약 700m 거리인 마리산기도원에서 계단로와 샘터길로 나뉜다. 그중 단군로와 계단로를 연결하는 원점회귀 산행을 많이 한다. 단군로는 호젓하면서도 부드러운 능선길이므로 등로로 이용하는 게 좋고, 계단로는 이름 그대로 계단이 많아 하산길로 이용하는 편이 힘도 덜 들고 덜 지루하다.



단군로~참성단~계단길 코스 최대 인기


▲ 서릉을 타고 정상을 향하다 바라본 화도면 흥왕리 일원의 간척지와 서해바다.
단군로는 매표소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선 다음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완경사 사면길과 계곡길을 30분쯤 따르면 314m봉 북릉에 닿은 다음 곧 마니산 서릉으로 올라붙는다. 이후 아기자기한 바윗길을 거쳐 300여 계단의 데크길과 된비알을 올려쳐야 참성단을 끼고 465m봉에 올라선다. 강화 남서쪽 바다 풍광이 수시로 눈에 들어와 지루한 줄 모르고 산행할 수 있는 능선길이다.

참성단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철망을 빙 둘러 쳐놓아 다가설 수는 없지만 바로 옆 정상에 올라서서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뚝 떨어졌다가 불쑥 솟구친 초피산(469.4m)을 둘러본 다음 대부분 석모도쪽 조망이 일품인 계단로를 따라 상방리쪽으로 하산한다. 단군로~참성단~계단로 산행은 2시간30분이면 넉넉하다.
▲ [위]정상에서 바라본 초피산. 함허동천이나 정수사로 이어지는 바위능선이다. [아래]호젓한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단군로 산길.

함허동천 기점은 최정상인 초피산을 목표로 삼는 원점회귀 산행이나 참성단까지 뽑는 종주산행의 기점으로 이용한다. 함허동천 코스는 ‘참성단 2km’ 안내판 지점에서 콘크리트길이 끝나고 가파른 계곡길로 바뀌지만, 시원스럽게 물을 흘리는 200여m 와폭을 바라보노라면 어느 샌가 정수사 갈림목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사면길로 붙으면 관리사무소를 지나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올라붙는 전망대 능선길과 만나 초피산 정상으로 이어지고, 왼쪽 길을 따르면 진달래고개에서 정수사 길과 만난다.


진달래고개에서 아기자기한 바윗길 산행을 원하면 능선 등날로 이어지는 길을 택하고, 자신이 없다면 오른쪽 허릿길을 따르도록 한다. 능선길은 추락사한 이가 있을 만큼 사고 위험이 높은 암릉이지만 위험 구간에는 굵은 로프가 매달려 있다. 진달래고개에서 40~50분 오르면 암릉이 끝나고, 정상 직전 언덕마루에서 함허동천 길과 만난다.


함허동천 원점회귀 산행시 암릉 산행을 즐기고자 하면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건너선 다음 완경사 계곡길을 따라 정수사까지 다가서고, 이후 진달래고개를 거쳐 암릉으로 올라선 다음 초피산 북동릉 전망대 길을 하산로로 잡으면 고찰답사를 겸한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정수사(淨水寺)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회정(懷正)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로, 법당은 보물 제161호로 지정돼 있다. 정수사~암릉~정상~북동릉 산행은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초피산 정상에서 마니산 참성단까지 약 1km 구간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조망이 뛰어난 암릉으로 추락 위험이 높은 구간은 페인트로 표시해 놓았다. 초피산 정상에서 참성단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종주산행에 나설 경우에는 교통이 불편한 함허동천이나 정수사에서 산행을 시작, 서울 방향의 노선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국민관광지쪽으로 내려서는 게 바람직하다. 마니산 국민관광지 부근의 화도 정류장에서 함허동천행 시내버스(선진버스) 1일 7회(06:45, 08:50, 10:30, 14:20, 15:15, 19:00, 20:25) 운행. 요금 1,000원. 화도 정류장 937-3645. 선진버스 933-6801. 택시는 10,000원. 화도택시 전화 937-7726.
마니산 국민관광지 입장료(개인/30인 이상 단체) : 어른 1,500/1,200원, 청소년 800/500원, 어린이 500/300원. 입장시에는 인원수에 비례해 쓰레기봉투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50리터 규격 봉투 장당 1,200원. 함허동천에는 4개 지역에 소형 텐트 500동을 수용할 수 있는 야영장이 있다. 이용료(당일/1일 추가시) 소형 2,000/1,000원, 중형 3,000/1,500원, 대형 4,000/2,000원. 마니산 국민관광지 관리사무소 032-937-1624, 함허동천 매표소 937-4797, 함허동천 시범야영장 관리사무소 937-4797.
 
바다여행과 선사시대와 항쟁 유적지 답사
민족의 성소와 항쟁의 역사 순례 여행
▲ [좌]갯벌 체험장으로 잘 알려진 동막 해수욕장 갯벌. [우]어린이들뿐 아니라 연인들의 여행지로서도 연중 인기를 누리는 동막 해수욕장.

강화도는 박물관이다. 섬 내 최고봉 마니산은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정상 맞은편 465m봉 꼭대기에 참성단을 세운 곳이고, 고려궁은 몽골의 침입으로 천도한 고려 고종과 원종이 39년간이나 지냈던 곳이다. 또한 해안을 따라 구축되어 있는 5진(鎭) 7보(堡) 53돈대(墩臺)는 외적을 막기 위한 요새들이지만, 언덕에 위치해 대부분 멋진 조망 포인트 역할을 한다. 덮개바위의 무게만 해도 80톤에 이르는 강화지석묘(사적 제137호)를 비롯해 섬 곳곳에 있는 지석묘는 선사시대의 유물들이다.


강화는 이렇게 선사시대에서부터 선조들이 살아온 곳이며, 국조 단군 성조의 개국과 그 역사를 함께 하며 도서 특유의 지정학적 숙명으로 고금을 통해 왕실의 흥망성쇠가 곧 강화군의 역사를 이룬 것이라 하겠다.
 
참성단 마니산 정상 북서쪽에 위치한 참성단(塹城壇·사적 제136호)은 단기 51년(서기전 2283년) 단군 왕검께서 국태민안을 위해 봄가을 제사를 지낼 목적으로 쌓은 제단이라 전하는 성소로, 선조들의 천지관이 깃들어 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선조들의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에 따라 아랫부분은 하늘을 나타내는 원 모양, 윗부분인 제단은 땅을 나타내는 네모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2001년 12월1일부터 특별행사 때를 제외하곤 출입을 금하고 있는 참성단은 전국체전 등 큰 스포츠 행사 때 성화를 채화(採火)하는 곳이기도 하다.


동막리 해안 마니산정에 섰다면 동막리 해안이 무엇보다 매혹적인 풍광으로 바라보인다. 섬 남서단에 위치한 동막리 일원은 강화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갯벌과 해수욕장, 분오리돈대로 잘 알려져 있다. 너른 갯벌에 자그마하지만 모래사장도 끼고 있는 동막리 해수욕장은 휴일이면 차 댈 틈이 없을 정도로 놀이객들의 인기를 누리는 명소다. 바닷가 소나무숲 아래 곳곳에서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들이 보이는가 하면, 백사장에서는 사륜바이크 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물이 빠져나가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 여기저기에는 조개껍데기라도 주워보자고 서성거리는 이들이 눈에 띈다.


▲ 삼랑성 안에 들어앉은 고즈넉한 산사 전등사.

분오리돈대 동막 모래사장이 바닷물과 엇비슷한 눈높이로 바다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해수욕장과 붙어 있는 분오리돈대(分五里墩臺)는 해안 단애 위에서 더욱 넓은 조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남쪽과 서쪽으로 툭 트인 바다를 향해 고개를 내민 듯한 둔덕에 자리 잡은 분오리돈대는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는 초소였지만, 지금은 너도나도 찾는 조망처이자 노을바라기 명소다.


돈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방파제는 망둥어라도 잡아보겠다고 낚싯대를 들고 몰려드는 곳으로, 한쪽에 들어선 분오리횟집(032-937-6888·모듬구이 50,000원, 조개구이 30,000~40,000원, 왕새우 35,000원, 해물칼국수 5,000원)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제철 해산물을 맛보려는 이들로 인기 있는 음식점이다. 돈대 들머리는 주차공간에 차를 세울 수 없다면 방파제 일원이나 동막 해수욕장 노변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한다.


전등사(傳燈寺) 역시 강화를 대표하는 고찰이다. 단군 왕검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랑성(三郞城·사적 제130호·정족산성) 내에 아늑히 자리 잡고 있는 이 사찰은 고구려 소수림왕 11년(372) 아도화상이 처음 창건하고 진종사(眞宗寺)라 이름 지었으나 그 후 고려 충렬왕비 정화궁주가 이 절에 귀한 옥등을 시주했다 해서 전할 전(傳), 등불 등(燈) 자를 써서 전등사로 개명한 사찰이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승군 50명이 전투에 참가하기도 한 호국불교사찰 전등사는 들머리부터 색다르다. 무릇 고찰은 노거수나 일주문이 들머리를 장식하지만 이 사찰은 성문을 통해 들어서야 한다. 강화 내 두 개의 산성 중 강화산성(江華山城·사적 제132호)이 고려궁지와 강화 읍내를 지켜주는 성곽이라면,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삼랑산성은 전등사와 사고(史庫)를 보호하는 성벽이다.


동문을 들어서자마자 역시 불교유적이나 유물이 아닌 양헌수 장군 승전비가 반긴다.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이 367명의 포수를 이끌고 매복해 있다가 160명의 프랑스군을 물리친 전적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승전비를 지나 호젓한 숲길을 따라들면 숲속에 파묻혀 더욱 산사다운 전등사로 들어선다. 바다를 마주한다는 뜻의 이름을 지닌 대조루(對潮樓) 밑을 빠져나가면 대웅전을 마주한다. 보물 제178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보전 안에는 1544년 정수사에서 판각되어 옮겨진 법화경 목판 104매와 정화궁주의 시주물로 전해 내려오는 청동수조와 옥등이 보존되어 있다.


▲ [좌]서해 일몰맞이 명소로 이름난 분오리돈대. [우]염하해협 조망이 뛰어난 덕진돈대.

역시 보물로 지정된 약사전(제179호)에 이어 명부전을 지나면 커다란 종이 눈길을 끈다. 희귀하다 할 수 있는 중국 동종이다. 보물 제393호인 이 범종은 북송시대(1097) 하남성의 숭명사에서 주조되었으나 제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병기를 만들려고 부평 병기창에 갖다놓았던 것을 전등사로 옮겼다 하니 기구한 운명을 지닌 종이다.


명부전 맞은편 언덕을 100여m 오르면 조선 왕실의 실록을 보관했던 정족산사고터. 마니산 사고에서 1660년 전등사 경내로 옮진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족보인 선원보를 사고를 지은 1678년 이래 보관하였고, 그로 인해 전등사는 사고를 지키는 사찰로서 왕실의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입장료 어른 2,000원.
문의전화 032-937-0125. www.jeondeungsa.org.

 

외세와 싸운 항쟁의 역사 흐르는 유적지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가운데 풍경소리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전등사를 빠져나가면 가까이 초지대교쪽으로 발길이 나아가기 마련이다.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로 이어지는 고려 때부터 외적을 막기 위해 구축된 진지들과 광화읍내의 강화역사관, 고려궁지를 지나칠 수 없는 일.

 

정원처럼 잘 가꾸어진 광성보나 초지대교에서 가까운 초지진 대신 덕진진으로 향한다. 길상면 소재지에서 84번 지방도를 따라 북진하다 첫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 동쪽으로 2km쯤 직진하면 사거리를 만나고, 여기서 500m쯤 직진하면 덕진진 주차장에 닿는다.

▲ [위]하점면 부근리 고인돌. 남한땅에서 가장 큰 북방식 고인돌로 알려져 있다. [아래]덕진진 포대.

덕진진 강화 해안을 따라 구축된 5진(鎭) 7보(堡) 53돈대(墩臺)는 항쟁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지들이다. 덕진진 역시 마찬가지. 숙종 5년(1679)에 설치된 덕진진(德津鎭·사적 제226호)은 병인양요(1866) 때 양헌수 장군이 밤을 틈타 이 진을 통해 정족산성 안으로 들어가 프랑스 군대를 격파했던 승전의 명소였으나 신미양요(1871) 때는 통상을 요구하는 미국 함대와 이틀간이나 치열한 포격전을 벌였음에도 뚫리고 만 패전의 장소다.


주차장을 지나 언덕을 내려서면 신미양요 당시 격전을 벌였던 포문이 나타나면서 갑갑해지지만 뒤편, 물가에 대숲 우거진 연못을 보는 순간 마음 가라앉았다가, 언덕 위 덕진돈대에 올라서면 초지대교에서 강화읍으로 이어지는 염하해협과 김포가 눈에 들어오고, 외적과 싸우느라 피를 흘린 선조들이 떠오르면서 또다시 착잡해지기 마련이다.


덕진진 남쪽 초지진(草芝鎭·사적 제225호)은 조선 효종 7년(1656)에 구축한 요새다. 고종 3년(1866) 10월 천주교 탄압을 구실로 침입한 프랑스군(로즈) 극동함대와, 고종 8년(1866) 4월 통상을 강요하며 내침한 미국(로저스) 아세아함대, 고종 12년(1875) 8월 침공한 일본군함 운양호와 치열한 격전을 벌인 격전지다. 특히 일본군함 운양호의 침공은 고종 13년(1876)에 강압에 의한 강화도수호조약(병자수호조약)를 맺어 인천, 원산, 부산항을 개항하게 되고, 또한 우리나라 주권을 상실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이 진에는 병마첨절제사 1인, 군관 11인, 군사 320인, 전선 3척이 주둔하고 있었다 한다.


덕진진 북쪽의 광성보(廣城堡·사적 제227호)는 예술적 조형물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보로, 신미양요 당시 가장 격렬했던 격전지다. 1871년 4월24일 미국의 로저스가 통상을 요구하면서 함대를 이끌고 1,230명의 병력으로 침공하였을 때 상륙부대가 초지진, 덕진진을 점령한 후 광성보에 이르러 백병전을 전개하였다.


당시 지휘관 어재연 장군 이하 전 용사들은 포탄이 떨어지고 칼과 창이 부러질 때까지 한 사람도 물러서지 않고 싸우다 장렬히 순국하였다고 한다. 이 전투 후 성책과 문루가 파괴되어 폐허가 된 것을 1977년 안해루, 광성돈, 손돌목돈, 용두돈과 전사한 무명용사들의 묘, 그리고 어재연 장군의 쌍충비각 등이 모두 보수 정화되었다.


강화를 빠져나가기 전 읍내의 강화역사관, 고려궁지, 그리고 풍물시장도 발목을 붙잡는 볼거리다. 강화읍 갑곶리에 자리 잡은 강화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강화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옥외에서는 갑곶돈대를 비롯하여 해선망 어선, 강화 비석군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읍내 중심가에 위치한 고려궁은 몽골의 침입을 피해 고종 23년 강화 천도 이후 39년간이나 고려의 왕궁이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강화역사관, 고려궁지, 덕진진, 초지진, 그리고 광성보까지 5개 명소를 볼 수 있는 일괄입장권 2,700원).


마니산을 오른 뒤 전등사, 염하해협 일원의 진과 보, 그리고 읍내의 역사관이나 고려궁지 등을 둘러보고 나면 서둘렀다 해도 어스름해지기 마련. 그래도 시간이 조금 남는다면 읍내의 인삼센터나 풍물거리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인삼센터는 예로부터 질 좋기로 소문난 인삼을 비교적 싼 값에 구입할 수 있고, 풍물시장은 강화 특산물인 순무, 노랑고구마, 밴댕이젓을 포함해 다양한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추억의 거리 구경 삼아 둘러볼 만한 곳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읍내에서 10km 거리인 강화고인돌도 찾아볼 만하다.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사적 제137호)은 높이 2.6m, 덮개 돌의 길이 6.5m, 너비 5.2m로, 현재 남한에 있는 북방식 고인돌 가운데 가장 크고 보존 상태도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 길잡이

 

마니산 등산과 강화도 여행은 당일이냐 1박2일이냐에 따라 다양하게 짤 수 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경우 서두른다면 당일여행으로도 여러 곳을 들를 수 있다. 오전 내에 마니산행을 마치고, 전등사, 초지진·덕진진·광성보 중 하나, 그리고 강화읍내의 역사관이나 고려궁을 들러본 다음 풍물시장에서 마무리를 짓는다면 강화의 어지간한 유적은 다 둘러보는 셈이다. 1박2일 일정이라면 첫날 읍내의 명소와 고인돌 유적지를 찾고, 동막해안 일원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도 좋다. 이튿날은 역시 당일 여행 스케줄로 움직이도록 한다.

▲ 1)노출콘크리트의 자연스런 멋을 살린 혜윰펜션(032-934-5077). 내가면 내가저수지 부근에 있다. 2)해산물구이 전문음식점인 분오리바다횟집 3)강화읍내에 위치한 강화인삼센터

접근로


강화도로 진입하는 연륙교는 신강화대교와 초지대교 2개가 있다. 김포공항 방면에서 진입할 경우 김포시내를 우회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가다 양촌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하면 신강화대교로 향하고, 양촌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양촌면 소재지로 진입해 양촌 사거리에서 356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초지대교로 향한다. 읍내가 목적지일 경우에는 신강화대교를, 마니산이나 전등사가 목적지일 경우에는 초지대교로 진입하는 게 빠르다.


일산 방면에서 접근했다면 78번 지방도인 강변길(일명 뚝방길)을 따르다 용화 삼거리를 지나 48번 국도로 바꿔 탄다. 뚝방길을 계속 따라가 하성면 소재지를 거쳐 56번 지방도에 이어 48번 국도로 올라타도 된다.


전등사에서 초지대교로 이어지는 휴일 오후면 강화도를 빠져나가는 차량행렬로 줄을 잇기 마련이다. 그러나 초지진만 생략한다면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다. 이 경우 길상면에서 78번 지방도를 따라 불은면 방향(북쪽)으로 향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도록 한다. 우회전하여 3.5km쯤 동진하다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덕진진 주차장에 닿고, 다시 사거리에서 2km쯤 북진하다 두 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광성보다. 이후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북진하면 강화읍내와 신강화대교 사이의 48번 국도로 올라선다. 강화역사관은 국도로 올라서기 전 오른쪽에 있고, 고려궁지는 읍내에 있다.


강화도는 수도권에서 워낙 인기 있는 여행지인지라 찾는 이가 많고 그에 따라 특히 휴일이면 교통 체증이 심하다. 따라서 시간대를 잘 선택해 움직여야 낭패를 보는 일이 적다. 가능하면 아침 일찍 강화도에 닿도록 하고, 산행과 여행을 마친 다음에는 아예 느긋하게 일몰과 저녁식사를 즐긴 다음 빠져나오는 게 교통체증으로 인한 짜증스러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교통
서울→마니산·강화  서울 신촌의 강화행 버스정류장에서 강화운수(02-324-0611)가 1시간 간격(06:40~20:00) 운행(요금 3,800원). 강화행은 10분 간격(05:40~22:00) 운행(3,300원) / 영등포역(여의도 방면으로 약 100m) 앞 강화행 시외버스정류장(032-934-4343)에서는 완행버스가 10~20분 간격(05:45~22:20)으로 다닌다(요금 3,300원).


숙박
강화도는 섬 곳곳에 많은 숙박업소가 있으나 기왕이면 낙조를 즐길 수 있는 해안가 숙박업소를 고른다. 가족 단위로 간다면 아무래도 민박집이나 펜션이 어울릴 것이다. 동막 해수욕장 일원은 관광지답게 식당과 민박 또는 펜션을 겸하는 집들이 여럿 있다(지역번호 032). 밀물때회 937-1004, 바다사랑횟집펜션 937-3544, 동막골펜션 937-9668, 선선횟집펜션 937-5510. 다른 지역 또는 한적한 곳의 펜션이나 민박을 원하면 강화도펜션길라잡이 홈페이지(www.takeatrip.co.kr/)를 참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