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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캠핑] 변산 고사포 해수욕장

by 白馬 2007. 11. 9.

       [오토캠핑] 변산 고사포 해수욕장

 

       바닷가 아름드리 송림 1km가 모두 오토캠프장

▲ 고사포 해변의 송림에서 서해 낙조를 보며 캠핑을 즐기고 있다.

철철 지난 바닷가는 유독 쓸쓸하다. 게다가 이제는 피부에 와 닿는 체감온도가 더욱 떨어질 시기다. 이 즈음이면 바닷가 캠프장을 찾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바람만 세지 않다면 가을 바닷가는 오히려 산속보다 따뜻한 곳이다. 풍성한 가을 햇볕을 즐길 수 있는 백사장 곁에 그늘진 소나무숲이면 더욱 좋다.


변산반도 서쪽 해안의 고사포 해수욕장은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다. 가까운 곳에 유명한 변산 해수욕장이 있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변변한 안내판도 없는 곳이라 초행길에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덕분에 이곳은 한여름에도 비교적 조용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 해질녘 고사포의 송림 속을 산책하는 캠퍼.

고사포 해수욕장을 오토캠프장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곳의 뛰어난 송림 때문이다. 1km에 달하는 백사장 해변을 호위하듯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숲은 그 자체로 멋진 볼거리다. 이곳의 소나무는 대부분 아름드리로 키도 매우 커서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나무 사이의 공간이 널찍하고 전체적으로 평탄해 여유 공간이 충분하다. 오토캠핑용 대형 텐트와 그늘을 설치하기 알맞은 환경을 지녔다.


변산반도는 전체가 관광지로 볼 수 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이 대단히 넓어 개발이 제한되거나 보존지구로 묶여 있는 곳이 많다. 고사포 해수욕장도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고사포 해변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여느 해수욕장처럼 상가나 모텔 등이 난립하지 않아 좋다.


고사포의 송림 대부분은 개인 소유다. 하지만 이 지역이 여타 관광지처럼 난개발 되지 않은 것은 국립공원 구역 내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자연공원법에 의거 땅 소유주라 해도 마음대로 개발할 수 없다. 사유재산권 행사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개인에게는 불행이다. 하지만 보존된 자연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이는 환영할 일이다.


비수기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 [위]고사포에서 본 해넘이. 언제 가도 이런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아래]굵고 덩치 큰 소나무가 가득한 고사포 해수욕장의 오토캠프장.

고사포 해수욕장 일대의 송림은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국립공원에서 화장실 3개소와 식수대 2개소를 지어 야영객과 해수욕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이 시설은 결빙이 되는 겨울철을 제외하고 연중 개방한다. 여름 한 철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해수욕장의 임시시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성수기인 여름 피서철에는 해수욕장 입구에서 주차료를 징수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무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단 여름철 송림 내 사유지에서 캠핑을 하려면 땅 주인이 이용료를 받는다.


고사포 해수욕장은 유명 관광지인 채석강과 변산 해수욕장 중간쯤에 위치한 해변이다. 부안에서 격포로 이어지는 30번 국도를 타고 가다 바다쪽으로 꺾어 들어간다. 하지만 고사포로 가는 길은 이정표가 거의 없다. 다행히 고사포 들어가는 갈림길에 커다란 ‘원광대학교 임해수련원’ 이정표가 서 있어 이를 길잡이로 삼으면 된다.


국도에서 빠져나와 곧바로 바닷가 주차장에 진입하면 왼쪽으로 넓은 송림이 펼쳐진다. 주차장 근처에 매점과 횟집 등 건물 몇 동이 보이고, 그 뒤편은 광활한 소나무밭이다. 이곳 주차장에서 소나무 사이로 바로 진입할 수도 있지만, 주요 진입로는 이 작은 시설지구 직전에 왼쪽으로 나 있다.
 
송림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 왼쪽에 작은 화장실 하나가 서 있고 조금 더 가면 식수대가 나온다. 지붕을 씌워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시설로 성수기에는 음식물쓰레기 수거대도 설치된다. 식수대 바로 옆에 커다란 화장실이 하나 더 있고, 진입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의 송림 사이에 보이는 큰 건물은 샤워장이다. 샤워장은 성수기에만 운영한다.


평탄한 지대에 형성된 울창한 소나무숲

▲ 고사포 해변을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이 대형 화장실 앞에 보이는 넓은 송림이 오토캠핑에 안성맞춤이다. 편의시설이 가까우면서도 매점이나 횟집 등도 쉽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피서철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피해야겠지만, 가을바람이 부는 이 시기에는 최고의 장소로 꼽을 만하다.


송림 바로 앞으로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 썰물이 되면 갯벌과 모래가 섞인 더 넓은 땅이 드러난다. 고사포 해수욕장 앞 왼쪽 멀리 보이는 섬은 원불교 성지로 알려진 하섬이다. 음력 1일과 보름 간조 때면 뭍에서 이 섬까지 연결되는 바닷길이 열린다.


송림 야영장은 고사포 해수욕장 초입의 시설지구 부근에서 시작해 해변과 나란히 남서쪽으로 뻗어 있다. 폭 150~200m, 길이 약 1km의 대형 오토캠프장이다. 이만한 규모와 시설, 입지를 지닌 송림 야영장은 찾기 힘들다. 계속해 두 번째 화장실을 지나 소나무숲 사이로 난 벽돌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국가시설물이 보인다.


▲ [위]물이 빠진 고사포의 바닷가 갯벌. 조개가 뻗어 올린 대롱들이 인상적이다. [아래]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아 환담을 나누고 있는 캠퍼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굵은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 야영장이 펼쳐진다. 이곳은 송림이 훨씬 더 조밀하다. 바닷가에서 떨어진 곳에 캠프사이트를 구축하면 충분히 바람을 피할 수 있다. 피서철에는 이 지역에도 임시 시설물과 간이화장실 등이 곳곳에 가설된다. 하지만 여름만 지나면 모두 철시되고 아무 것도 없다. 이 지역은 화장실과 취사장이 멀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국가시설물에서 500m쯤 떨어진 곳의 숲 뒤에 대형 화장실과 식수대가 하나 더 있다. 이곳 역시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이용객이 거의 없는 가을인데도 수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진다. 화장실 바닥은 반짝반짝 빛날 정도로 청결하다.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시설물은 대부분 이처럼 깨끗하다.


▲ [좌]샤워장. [우]식수대.

대형 화장실 근처에서 포장도로는 끝난다. 하지만 송림 사이로 난 오솔길은 숲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도로 주변의 숲 전체 구역에서 오토캠핑이 가능하다. 숲이 끝나는 곳에는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 민박집과 모텔 등 숙박업소가 모여 있다. 채석강으로 연결되는 변산 서부해안 드라이브 코스의 시발점이 바로 이곳이다.


고사포 해수욕장 오토캠프장은 해넘이를 보기 좋은 곳이다. 서쪽은 물론 남서쪽까지 막힘 없이 바다가 펼쳐져 한 겨울에도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구경할 수 있다. 모닥불을 쬐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보는 한가로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고사포 해변의 모래는 곱고 부드럽다. 게다다 물이 맑아 여름철 바다 휴양지로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철 지난 바닷가 캠핑을 계획한 캠퍼들에게도 이곳은 천혜의 장소다. 시설도 만점, 환경도 만점이다. 눈 내리는 겨울에도 화장실과 식수대를 가동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겨울철 시설 운영 여부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해야 한다. 문의 전화 063-583-2064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격포분소.


하섬
바닷길 열리면 해산물이 지천


고사포 해수욕장 앞 바다는 매월 음력 초하루와 보름 무렵의 썰물 때 약 5시간 동안 1.2km의 바닷길이 열린다. 이 때 해변 바로 앞의 하섬까지 걸어가며 조개와 낙지 등 해산물을 잡을 수 있다. 하섬은 육지에 살고 있는 아들이 섬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돌을 하루에 하나씩 던져서 길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고사포 해수욕장 입구에서 해안 도로를 타고 2.5km 가면 하섬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 아래 해변에서 바닷길이 시작된다. 하섬은 원불교 성지로 알려져 있으며, 원불교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적벽강
붉은 빛 절벽이 석양을 만나면 환상적


하섬 전망대를 지나 격포 방향으로 3km쯤 더 가다보면 오른쪽 멀리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보인다. 변산의 대표적인 해넘이 장소인 채석강에 버금가는 경관의 적벽강이다. 해안으로 연결된 샛길 입구에 적벽강 이정표가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갈림길에서 우회전해 조금만 가면 조그마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차를 대고 ‘격포 자연관찰로’를 따라 내려가면 적벽강이 한눈에 보이는 해변이 펼쳐진다. 멋진 갯바위와 기묘한 모습의 해벽이 볼거리다. 이곳은 관광객이 비교적 적고 주차료도 받지 않아 한적하게 변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용요령


고사포 해수욕장 오토캠프장은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화장실과 식수대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주차료를, 개인이 자릿세를 걷는다. 주차료는 1일 기준 5,000원, 야영장 이용료는 1박 기준 20,000원 선이다. 샤워장 시설은 이용료를 따로 받는다. 원광대 임해수련원 앞 시설지구에 매점이 있다. 간단한 물품은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횟집도 있어 멀리 가지 않아도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부안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부안읍내를 지나 30번 국도를 이용해 변산으로 향한다. 하서면 소재지를 지나면 곧이어 새만금방조제 시작 지점을 지난다. 계속해 변산 해수욕장을 경유해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원광대 임해수련원 이정표가 보인다. 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곧바로 들어가면 고사포 해수욕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