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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강씨봉

by 白馬 2007. 3. 24.

      [주말산행코스] 강씨봉

 

노송이 분재처럼 어울린 매봉재 암봉 코스
▲ 750m봉으로 오르는 길에 뒤돌아본 매봉재 암봉과 새터 마을(오른쪽). 매봉재 암봉 뒤로 보이는 산은 금주산.

적근산~백암산 방향에서 복계산~복주산~광덕산~백운산~도마치봉을 거쳐 국망봉으로 이어져 온 한북정맥은 계속 개이빨산~민드기봉을 빚어 놓은 다음, 도성고개에서 잠시 가라앉는다.
도성고개에서 다시 힘을 얻은 산릉이 또 하나 빚어 놓은 산이 강씨봉(830.2m)이다. 강씨봉에서 계속 남진하는 한북정맥은 청계산~원통산~운악산을 지나 의정부 방면으로 향한다. 
강씨봉 산 이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째는 강씨봉 남릉 오뚜기고개 동쪽 텃골(적목리 논남기계곡 최상단부)에 강씨들이 모여 살았던 마을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그 증거로 논남기에 강씨효자문이 있다. 그 효자문에는 ‘효자업무강영천지문려(孝子業武姜永天之門閭), 강희삼십구년(姜熙三十九年)’이라 음각된 현판이 있다. 강희 39년은 조선 숙종 26년인 1700년이다. 


월간山 취재팀이 지난 85년 가을 적목리 방면에서 강씨봉을 찾았을 때 논남기 마을 반장이었던 이순용씨(10여 년 전 타계)는 효자문 현판 내용으로 보아 1700년 이전부터 텃골에 강씨들이 살았다고 주장했었다. 
당시에는 효자문 옆에 강씨약수도 있었다. 이씨는 자신이 어렸을 때 노인들로부터 옛날 이 마을에 살던 강씨들이 병이 나면 이 약수물을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내용과 함께, 그래서 산 이름도 강씨봉(姜氏峰)이라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었다. 예전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는 한문으로 姜氏峰(강씨봉)으로 인쇄되어 있다.


두 번째 설로는 편안할 강(康) 자를 가진 궁예(弓裔·?-918)의 부인이 같은 텃골에서 숨어 살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강씨봉 마을에는 궁예의 왕후 강(康)씨의 집터가 있었다’는 기록이 한국지명총람에 나와 있다.
산행 코스는 동쪽 가평군 적목리 논남기와 서쪽 포천시 이동면 사직리에서 오르내리는 코스들이 있다. 강씨봉 산행은 이동면 방면이 인기 있다. 대중교통편이 적목리 보다 유리하고 온천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불예방기간에도 입산금지라는 제한이 없이 자유롭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사직1리에서 오르내리는 원점회귀산행


이동 방면에는 복골, 한나무골, 무리울계곡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 방면에서 아직 소개가 안 된 새로운 코스가 있다. 새 코스는 복골과 한나무골 사이에 있는 능선이다. 강씨봉 정상에서 남릉으로 약 1km 거리인 750m봉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다.  
이 능선 상에는 이곳 토박이 주민들이 매봉재라 부르는 암봉이 중간에 우뚝 솟아 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암봉은 지형도에 549m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강씨봉 서쪽 산자락에서 유일하게 분재와 같은 노송들과 어우러진 화강암 암봉이다.


▲ 750m봉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남릉길에서 뒤돌아본 750m봉(오른쪽). / 정상에서 북으로 본 민드기봉 개이빨산 국망봉(오른쪽부터). 왼쪽 멀리는 자등현. 자등현 오른쪽은 광덕산과 회목봉. / 매봉재 능선으로 약 25분 오른 무명봉에서 왼쪽으로 본 복골 채석장. 멀리는 국망봉 개이빨산 민드기봉(왼쪽부터).

 

사직1리 새터 마을 버스정류소에서 동쪽으로 난 비포장 길이 복골로 들어가는 길이다. 길을 따라 15분 가면 길 오른쪽에 ‘복골캠프 500m’ 푯말이 있다. 이 푯말을 지나 약 100m 가면 사거리 공터가 나온다. 공터 오른쪽 지능선 초입에 묘 1기가 있다. 이 묘 뒤로 750m봉 서릉으로 붙는 지능선길이 시작된다.
지능선 길로 올라가면 곧이어 묘 4기가 있다. 묘를 뒤로하고 15분 오르면 왼쪽 복골가족캠프장 방면으로 흐릿한 사면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를 뒤로하면 송림 능선길로 이어진다. 17분 가량 오르면 왼쪽으로 강씨봉이 막힘없이 보이는 전망장소에 닿는다. 이후로는 왼쪽 복골 건너로 강씨봉 정상이 계속 시야에 들어온다.
능선길로 약 20분 오르면 정면으로 매봉재 암봉이 마주보이는 헬기장으로 들어선다. 강씨봉 정상 왼쪽 506m봉 능선 위로 국망봉 개이빨산 민드기봉 정상부가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정면으로 약 500m 거리를 둔 매봉재 암봉 위로는 750m봉과 함께 거의 ㅡ자형을 이룬 강씨봉 남릉이 하늘금을 이룬다.


헬기장을 뒤로하는 750m봉 서릉으로 15분 거리에 이르면 매봉재 암봉 하단부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는 바윗길은 높이 10m 수직절벽 아래에서 끝난다. 절벽 오른쪽 15m 거리에 등반이 가능한 곳이 보이지만, 자일 없이는 오를 수 없다.
암봉 하단부 삼거리에서 오른쪽(남쪽)으로 우회길이 있다. 우회길로 10분 거리에 이르면 매봉재 암봉 동쪽 하단부에 닿는다. 이곳도 왼쪽으로 올려다보이는 매봉재 암봉 중턱까지만 노송을 끌어안고 오를 수 있다. 
매봉재 암봉 하단부에서 북쪽으로 약 20m 더 나가면 다시 750m봉 서릉길로 이어진다. 이후 안부를 지나 가파른 능선을 타고 30분 가량 올라가면 숯가마터가 나타난다. 숯가마터를 뒤로하고 진달래 군락 사이로 12분 가량 오르면 논남기 텃골 건너로 화악산이 마주보이는 750m봉에 닿는다.


750m봉에서 왼쪽으로 난 방화선인 남릉을 따라 2분 가면 푯말(↑강씨봉 0.6km, 오뚜기고개 1.92km↓)에 닿는다. 푯말을 뒤로하고 15분 더 가면 강씨봉 정상이다.
삼각점(일동 304)이 있는 정상에서 조망은 막힘없이 터진다. 올라온 방향 남릉 뒤로는 청계산 운악산 왕방산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금주산이 멀리 소요산 종현산과 함께 시야에 와닿는다. 북서쪽 사향산에서 오른쪽으로는 명성산 각흘봉 자등현이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국망봉 개이빨산 민드기봉이 조망된다. 민드기봉 오른쪽으로는 석룡산과 화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동으로는 텃골 건너 깊이봉(905m·귀목봉 북봉)이 귀목고개 귀목봉 명지산과 함께 조망된다.


▲ 매봉재 암봉에서 뒤돌아본 헬기장. 왼쪽은 일동. / 470m봉(헬기장)에서 본 매봉재 암봉. 왼쪽은 병풍바위. / 새터 마을에서 본 강씨봉 정상(가운데)과 매봉재 능선(오른쪽).

하산은 북릉을 탄다. 북릉으로 5분 가면 푯말(←이동면 채석장, ↓강씨봉 0.3km, 도성고개 1.24km→)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서쪽 채석장 방면 506m봉 능선길로 20분 내려가면 삼거리가 있다. 왼쪽 내리막길은 복골, 직진하는 능선길은 506m봉을 복골가족캠프장으로 이어진다.
사직1리 새터 버스정류장을 출발해 750m봉 서릉길 초입~헬기장~매봉재 암봉~남릉 750m봉~남릉을 경유해 정상까지 약 7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정상에서 북릉 삼거리에서 채석장 방면 506m봉 능선 삼거리~복골계곡을 경유해 새터 정류장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거리는 약 6.5km로, 하산에 2시간 이상 소요된다.

▲ 강씨봉에서 13대째 살아온 임일남씨(왼쪽)와 미투리산악회 최효범 대장.

강씨봉 사람


수천 번 강씨봉 오른 임일남씨


“제가 어릴 때는 강씨봉 너머 적목리 주민들이 도성고개를 넘어 일동장 보러 와서 소를 판 돈을 들고 다시 도성고개를 넘어가는 거 많이 봤어요. 그 때만 해도 적목리는 가평에서 버스가 안 다녀서 걸어서는 일동장이 가평장보다 훨씬 가까웠거든요.”


칼봉산 복골가족캠프장 주인 임일남씨는 사직리 밸말(배일 마을)에서 태어난 이래로 13대째 살아온 토박이다. 임씨가 고향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제대 후 조상 대대로 대물림해온 농토를 지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몸무게가 90kg 이상 나가는데다 고혈압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임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나무를 하러 강씨봉은 수도 없이 오르내려 이 산 지리는 훤하게 알고 있었지만, 그 시절 강씨봉을 찾기 시작한 산악회원들이 등산을 하면 몸무게가 빠진다는 말에 솔깃하여 강씨봉을 거의 매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밸말에 있는 농토에서 농사를 짓는 것으로는 밥은 먹고 살 수 있었지만, 농산물을 다 팔아도 아이들 학비 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20여 년 전 복골에다 민박을 차렸다. 민박집은 처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미투리산악회 최효범 등반대장이 이곳을 찾으면서 변화가 생겼다.
12년 전 최 대장은 복골 북쪽 506m봉 능선을 하산하다가 채석장 방면 복골 상단부로 내려가는 지점에서 당시에는 등산로가 없었던 서쪽 506m봉을 지나는 능선을 계속 타고 내려간 곳이 바로 임씨네 민박집 마당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시산제 장소 고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당시 최 대장은 민박집 마당이 시산제를 지내기에 안성맞춤임을 알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시산제를 지냈다.


그 후 최 대장이 몇몇 산악회에 알려주게 되어 강씨봉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산악회가 찾아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단골도 많아졌고, 4월 마지막 일요일까지 시산제 예약이 되어 있다.
시산제 유치로 아이들 학비가 다소 해결되어 이곳을 다녀가는 산악회원들이 고맙다는 임씨는 강씨봉을 거의 매일 오르내린다. 평일에는 집 마당이 시발점인 능선을 타고 왕복 2시간 거리인 506m봉까지만 다녀온다. 그러나 손님이 거의 없는 평일을 잡아 1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강씨봉 정상을 다녀오는 게 인이 배겼다. 이렇게 강씨봉을 20년 넘도록 오르내린 게 수천 번이나 된다.
강씨봉 덕분에 몸무게 70kg을 유지하고, 고혈압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그는 “이곳 토박이 주민들이 애들 교육비 대느라고 땅 팔고 서울 가 사는 데 지금은 후회하는 분들 많아요. 이 주변 펜션이나 큰 식당 하는 분들은 외지인들이에요. 2년 전 복골 경관을 망친 채석장을 포천시에서 폐쇄시켜 다행입니다.

 

교통


서울→일동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광릉내 경유 1일 56회(06:20~20:50) 운행. 요금 5,200원. 1시간10분 소요 / 상봉터미널에서 광릉내 경유 1일 4회(08:20, 11:40, 15:40, 18:20) 운행. 요금 4,800원.
광릉내→일동 수유리 전철역(전철 4호선), 도봉산 전철역(전철 1호선·7호선)에서 1일 14회(07:15~20:30) 운행하는 도평리행 버스 이용, 일동 하차. 이 버스편은 의정부~포천~만세교 사거리에서 우회전, 일동으로 운행한다. 요금 수유역~일동 5,400원, 도봉산역 4,800원, 의정부 4,000원, 포천 1,900원. 


일동→사직1리 터미널 남쪽 축협 앞이나 북쪽 한미약국 앞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3번(일동~약사 운행), 66-1번(일반·일동~도평리 운행), 660-1번(좌석·포천~도평리 운행) 버스 이용. 요금 일반 900원, 좌석 1,400원.


사직1리→일동 3번, 66-1번, 660-1번 버스를 타고 나온다.
택시 사직1리 버스정류소까지 4,200원. 사직1리 버스정류소로 하산해 택시를 부르면 일동까지 5,000원, 이동 방면에서 빈 차로 나오는 택시 이용시 1인당 1,000원씩. 일동 택시 031-532-4070.



숙식(지역번호 031)


사직1리 버스정류소 부근 민박을 겸한 유황오리참숯구이식당(536-5289), 복골촌식당(533-3321), 정류소와 함께 있는 샘터상회(주인 이명환·533-1701·019-201-7884) 등 이용. 샘터상회는 가마솥에 장작불로 만드는 두부음식이 인기 있다. 모두부·두부전골(5,000원) 외에 토종닭·옻닭·오리(백숙 30,000원, 탕 25,000원), 삼겹살(1인분 200g 6,000원) 등도 판다. 전화예약 필수.

새터에서 약 1.5km 거리인 복골가족캠프장(532-3586·019-201-7884)에서는 민박만 된다. 민박료 4~5인용 방 1실 30,000원, 20인용 큰 방 10만 원. 이곳은 음식과 취사도구를 준비해가는 등산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일동에는 각종 음식점들이 많다. 특히 터미널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있는 명동김밥집(533-2201)에서 아침식사와 산행 중에 먹을 김밥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식당에서 김치찌개·된장찌개·청국장(각 4,000원), 떡만두국(3,500원), 짬뽕라면·칼국수·잔치국수·우동·쫄면·수제비(각 3,000원), 김밥·오뎅·라면·만두(각 2,000원) 등을 판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장김치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