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거제, 환상 드라이브-계절 별미 '일석이조'
남녘 봄미각 드라이브 2선
▲ 통영 미륵도에 핀 동백꽃 | |
한려수도의 시발점인 경남 통영과 거제는 요즘 봄기운이 완연하다. 우리 국토가 좁은 땅 덩어리라고는 하지만 서울과 남녘의 계절감은 확연히 다르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바닷가 화목들의 자태에도 봄냄새가 가득하다. 특히 지난 연말 대진고속도로의 연장선인 진주~ 통영간 고속도로(47.9㎞)가 개통 된 이후 내방객의 발길도 부쩍 늘어 주요 관광지는 활기로 넘쳐 난다. 이즈음 거제와 통영을 찾으면 수려한 '해변 드라이브의 낭만'과 '봄철 별 미'라는 멀티 여정을 맛볼 수 있다. 입맛 껄끄러운 이른 봄철 '도다리쑥국'에 '시락국' 등 봄냄새 가득한 미식거리는 웰빙여정을 담보해준다.
빼앗긴 입맛에 봄은 왔다
해안가 따라 환상 드라이브-계절 별미 '일석이조'
#1. 거제
▲ 봄나들이에 나선 한 가족이 거제 해금강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고 있다. | |
요즘 거제를 찾다보면 '세상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전에 비해 접근이 크게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진주~통영 고속도로 종점에서 불과 2㎞만 달리면 거제의 관문인 신거제대교와 거제대교를 만날 수 있다. 서울서 4시간여 거리다. 거제는 제주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하지만 해안선 길이로만 따지자면 386.6㎞로 제주본섬(308.32㎞) 보다 길다. 꾸불꾸불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거제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섬 남단에 자리잡은 낙조의 명소 '여차~홍포' 드라이브코스는 '황제의 길'로 불린다. 1968년 거제도를 방문했던 에티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가 감탄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 대-소병도를 비롯한 섬연봉들의 절경이 이어진다.
▲ 거제대교의 풍광. | |
도다리와 쑥의 만남 "시~원하다"
▶거제의 미각 '도다리쑥국'
봄철 대표 어족으로는 도다리를 꼽을 수 있다. 남녘에서는 이맘때 싱싱한 도다리쑥국을 최고의 별미로 꼽는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내 는 것으로 도다리와 봄쑥의 어우러짐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 거제 평화회집의 도다리 쑥국 | |
야들야들한 도다리 살과 향긋한 쑥내음이 폴폴나는 시원한 국물은 돌아선 입맛을 단번에 되돌릴 법하다. 도다리쑥국의 대표 맛집으로는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포구에 자리한 55년 전통의 평화 횟집을 꼽을 수 있다. 시어머니의 손맛을 며느리 김정숙씨(59)가 30년째 잇고 있다.
▲ 거제 평화 회집의 김정숙 사장이 도다리 쑥국을 끓여 내고 있다. | |
전국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이 집의 비결은 단순하다. 그저 제철 식재료를 쓰고 있다는 점. 싱싱한 도다리에 노지 쑥, 집된장, 쌀뜨물, 마늘, 소금이 전부다. 특히 쑥 향을 제대로 내기 위해 비닐하우스 쑥을 쓰지 않는다. 도다리쑥국 1만원. (055)632-5124
▲ 거제 '여차~홍포' 드라이브 길. | |
# 2. 통영
한려수도의 중심 통영은 충무라 불리던 육지와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섬 미륵도, 그리고 크고 작은 150여 개의 섬이 어우러져 비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22km의 일주도로를 가리켜 통영 사람들은 '동백로' 또는 '꿈길 드 라이브 60리'라 부르기도 한다. 이즈음에는 도로 양편으로 선홍빛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 나무가 줄지어 있어 애칭을 실감케 한다. 미륵도 일주 여행은 통영시내에서 통영대교나 충무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도남관광단지 입구를 지나 나서는 달아공원은 한려수도 최고의 낙조 포인트. 학림도, 비진도, 연대도, 욕지도 등 금빛 물결속에 점점이 박힌 섬위로 쏟아지는 붉은 기운이 장관을 이룬다.
장어육수로 시래기국 "아~ 고소해"
▶통영의 미각 '시락국'&'할매김밥'
▲ 통영 충무 김밥의 원조격인 '뚱보 할매 김밥집' | |
◇시락국: 시래기국의 경상도식 표현이다. 보통 시래기국 하면 된장을 풀어 끓여 내는 것 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통영의 것은 좀 다르다. 12시간 넘게 푹고은 장어 육수로 시래기국 을 끓여 내 국물맛이 추어탕에 가깝다.
통영의 대표 시락국집으로는 서호시장 대장간 골목(여객선 터미널앞)에서 50년째 시락국 을 끓여 내는 '원조 시락국'집. 김태선씨(55)가 2대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집의 특징 은 테이블 앞에 늘어선 17가지의 반찬통. 배추김치, 부추무침, 봄동 겆절이, 갈치 젓갈, 한 치 젓갈, 깻잎장아찌 등 매일 메뉴를 달리하는 반찬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아 먹을 수 있다. 시락국에 제피(산초가루), 부추, 다대기를 넣어 먹는 맛이 부드럽고도 고소하다. 말 이(국에 밥을 만 것) 3000원, 따로(국밥 따로 제공) 4000원. (055)646-5973
▲ 통영 '원조 시락국집'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된다. | |
60년 손맛 충무김밥 "와~ 담백하네"
◇충무김밥: 통영의 대표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충무김밥. 60여년 전 어두리 할머니가 먼 뱃길에 김밥이 쉬지 않게 하려고 밥과 반찬을 따로 싸서 어부들에게 판 것이 유래다. 현재 충무김밥집은 여객선 터미널 앞 등 통영에만 70여 곳이 성업중이다. 그중 중앙동 문화마 당 앞 '뚱보할매김밥'이 원조격이다. 60년 전통으로 지금은 어두리 할머니(94년 작고)의 며느리인 윤흥석 사장(54)이 손맛을 잇고 있다. 한입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의 담백한 김 밥은 인근 고성에서 나는 쌀을 쓰고, 조선무로 담근 김치를 보름간 숙성 시킨 후 상에 올린다. 양념 오징어에는 어묵을 섞어 무쳐낸다. 1인분 3500원. (055)645-1519
▲ 통영 원조시락국집의 충무김밥. | |
● 여행메모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통영IC~통영시~통영대교~미륵도(통영 시내로 진입하려 면 통영IC, 거제는 마지막 IC인 동통영 IC를 이용).
▶묵을 곳: 거제시 거제면 소랑리에 위치한 펜션 산타모니카(www.santamonica.co.kr)는 소 랑 앞바다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솔숲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펜션의 벤치에 앉아 소랑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고 솔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 다. 펜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바다로 내려가면 작은 돌과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 나온 다. 주말기준 10평형(8만원). 22평형(18만원). (055)632-1571.
이밖에 통영에는 충무마리나리조트(055-646-7001), 충무관광호텔(645-2091), 통영관광호텔(644-4411) 등이 있으며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는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