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지Ridge란 능선을 뜻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암릉을 리지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리지등반은 암릉을 따라 산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산행과 다르게 추락의 위험이 있어 로프와 안전벨트, 헬멧, 확보물 등 장비를 필요로 한다.
리지등반은 장비를 가지고 바위를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암벽등반과 비슷하나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암벽등반은 하나의 암벽을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수직의 등반에 가깝다. 리지등반은 바위 능선을 따라 이동하며 등반해 수평적인 움직임이 함께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짧은 암벽등반과 하강, 워킹이 반복된다. 줄지어 있는 바위들을 오르내리며 이동하는 등반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리지등반은 바위를 오르는 길이가 짧고 요구하는 신체적 체력의 강도가 낮다. 이러한 점에서 암벽등반에 비해 가볍고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등반의 난이도는 낮지만 위험성은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짧거나 쉬운 암벽에서 확보 등반을 할지 장비 없이 맨몸으로 돌파할지 그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등반자가 달고 있는 줄을 뒷사람이 붙잡아 떨어지더라도 바닥을 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확보등반이다. 확보등반을 할 경우 추락으로 인한 위험성이 줄어들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상황에 따라 확보 없이 빠르게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안전하거나 효율적일 수 있다. 등반 시 확보 여부의 선택은 사고와 직결되기에 경험이 많은 숙련자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외국에서는 리지등반의 위험성을 크게 여겨 암벽등반과 같이 전문적인 교육이 필수적인 등반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국립공원에서 리지등반은 허가제다. 모든 리지 코스 입구 초소에서 국립공원 직원의 장비 착용 상태 확인 하에 출입이 허용된다. 국립공원 이외의 산에서 장비 사용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따른다.
앞서 말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리지등반에는 분명한 매력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인기 있다. 리지등반은 암벽등반에 비해 비교적 입문의 장벽이 낮다. 적은 장비로 등반이 가능하며 체력적으로 덜 준비되어 있어도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워킹 산행은 시시하고 암벽등반은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그 사이 중간 단계로 즐길 수 있다. 이동하며 펼쳐지는 경관 조망의 재미와 체력적 성취감, 아찔한 고도감 등 암벽등반의 짜릿한 묘미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장비에 대한 이해와 확보 여부에 대한 판단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누구든 안전하게 리지등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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