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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바위산과 야생화의 이중주…한 잔의 에스프레소로 완성 [돌로미티]

by 白馬 2025. 3. 27.

 

알페 디 세체다, 알페 디 시우시

 

운해와 함께 사스 리가이스와 페르메다의 첨봉들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세체다.

 

돌로미티의 두 번째 이야기는 이탈리아 돌로미티의 서부 중심인 오르티세이Ortisei를 기점으로 방문할 수 있는 알페 디 세체다Alpe di Seceda와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이다. 두 곳의 리프트 모두 오르티세이에서 이용할 수 있고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여서 하루에 두 곳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시간 계획만 잘 세운다면 사진명소인 산타 막달레나Santa Magdalena 방문도 가능하다. 

 

이탈리아 북부 사우스 티롤의 발 가르데나Val Gardena에 위치한 오르티세이는 돌로미티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며 해발 1,236m에 위치해 있다. 100여 년 전에는 오지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대표 휴양지로 자리매김했고, 1970년에는 알파인 스키 세계 선수권 대회가 열릴 만큼 동계스포츠로 유명한 도시이다. 

세체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담고 있는 사람들.

 

기이한 바위산, 초원 그리고 들꽃의 환상적인 하모니, 세체다

알페 디 세체다(이후 세체다)는 푸에즈 오들레 자연공원Parco Naturale Puez Odle에 속하며 돌로미티의 상징적인 전망대 중 하나로 봉우리 모양이 무척이나 독특하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면의 뾰족한 봉우리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특이한 형상이다. 셀라산군Gruppo di Sella, 사쏘룽고Sasso Lungo(3,181m), 푸에즈 오들레산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여름철 하이킹은 숨 막힐 듯이 아름다운 즐거움을 선물한다.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6월 초부터 10월 중순이고, 8월이 가장 붐비는 시즌이다.

 

오르티세이에서 곤돌라와 체어리프트 콤보를 이용해서 리지라인까지 접근한 후 세체다에 펼쳐진 천상의 화원을 즐기며 가볍게 산책하거나 오르티세이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트레일 중에서 본인의 체력과 시간에 맞는 트레킹을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루트를 선택해도 숲과 초원을 통과하는 파노라마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푸르네스까지 운행하는 곤돌라에서 바라보는 오르티세이 마을 풍경

 

오르티세이에서 곤돌라와 체어리프트를 타면 15분 이내에 세체다까지 갈 수 있다. 총 연장 길이는 4,500m. 돌로미티 리프트는 수천 미터의 산들을 어찌나 잘 연결해 주는지 탈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르티세이~푸르네스Furnes(1,750m) 곤돌라와 푸르네스~세체다 체어리프트의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고 두 곳 모두 동계시즌엔 운행을 하지 않는다.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사전에 꼭 운행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모처럼 날이 개었다. 곤돌라 타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입구에 있는 트레킹 맵을 보니 거미줄처럼 엮인 트레일이 눈에 들어온다. 저 많은 길들을 걸으려면 도대체 몇 번이나 와야 할까? 갑자기 오르티세이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사치스러운 생각이 밀려든다. 

 

푸르네스까지 운행하는 곤돌라에 승차하니 차로 지나왔던 오르티세이 마을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구름 이불을 덮고 있는 마을 풍경이 참으로 고즈넉하다. 지나가는 바람을 따라 운무가 춤을 춘다. 트레킹 전에 펼쳐지는 식전행사가 참으로 화려하다. 아직 온전히 관람을 다 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푸르네스에 도착했다. 체어리프트로 해발고도 2,500m까지 상승하면서 푸르네스의 초록 평원에는 환상적인 경치가 펼쳐진다. 운해가 들락거리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세차다는 구름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돌로미티에서는 산악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드디어 체어리프트에서 내렸다. 구름이 많이 껴서인지 은근 쌀쌀하다. 이곳에서 평원을 내려다본다. 들꽃들이 만발해 있고 풀밭은 싱그럽다. 장쾌하고 광활한 평원이다, 멀리 사쏘룽고와 사쏘피아토Sasso Piato(2,955m), 멀리 스칠리아르Sciliar까지 모두 내려다보인다. 그 뒤로 뾰족하게 치솟은 산봉우리가 어우러져 그림엽서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체다의 풍경은 마치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전망포인트인 페르메다Fermeda까지는 단 10분. 페르메다는 오들레산군에서도 인기가 많은 등반봉우리이다. 빅페르메다와 스몰페르메다가 있는데 스몰페르메다의 등반 시작점이 바로 이곳이다. 페르메다 봉우리의 푸른 언덕과 경사진 산면은 마치 그림 같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수직절벽이 참으로 경이롭다. 기다렸다는 듯이 운무가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산군들을 조망하며 산장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은 돌로미티 트레킹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십자가를 향해서 가다가 살짝 아래로 내려가니 더욱 멋진 세체다알름Secëda-Alm이 펼쳐진다. 운무가 넘실거리는 초록 평원을 찬찬히 눈으로 담는다. 사진에도 담기 어려운 마법의 장소이다. 곳곳에서 감탄사가 공중에서 부서진다. 인생사진을 남기느라 많은 이들이 사진 삼매경이다.

사방을 둘러보면 끝없는 바위봉우리들이 병풍을 두른 듯 서 있고 능선과 산비탈에는 야생화가 지천이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트레커들도 산장도 자연도 모두 첫 만남인데 아주 친근하게 느껴진다.

 

세체다에서 출발하는 여러 개의 하이킹 코스 중에서 가장 먼저 손짓하는 길을 따라 걷는다. 마음 가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걷는 산책길에는 야생화가 가득하다. 돌로미티의 여름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사람은 나뿐이 아니다. 마치 봄철에 꽃 소풍 온 듯하다. 발길을 떼기 어려운 곳에서는 잠시 앉아서 쉼의 시간도 가진다. 유유자적 즐기다 보니 어느새 8km를 훌쩍 넘어섰다. 가끔은 목적도 목표도 없이 걷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하산 길에 페르메다산장Rifugio Fermeda에서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친구 삼아 커피 한 잔하며 걷지 못한 길도 눈으로 걸어본다. 

산타 막달레나의 요한성당 뒤로 솟아 있는 오들레산군의 뾰족한 암봉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들꽃이 함께하니 우중산책마저 즐겁다, 알페 디 시우시

알페 디 시우시(이후 시우시)는 돌로미티의 인기 있는 명소 중 한 곳으로 광활한 초록의 대평원이 펼쳐진다. 딱 윈도우 바탕화면 그 자체이다. 트레킹 코스가 다양하고 트레일이 한눈에 들어와 길 잃을 염려도 없다. 특히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여름이 가장 아름답다. 돌로미티의 다른 지역과 달리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거나 말을 타는 사람들도 있고 자동차 길도 있어서 단순 관광객도 무척 많다.

 

유럽에서 가장 큰 고산 목초지인 시우시는 그 면적이 56km²에 달한다. 축구장 8,000개를 합쳐놓은 규모이다. 사쏘룽고 사쏘피아토, 덴티 디 테라로사Denti di Terrarossa(2,657m) , 시우시 알로 스칠리아르Siusi allo Sciliar 등 돌로미티의 암봉을 조망하기에도 참으로 멋진 곳이다. 450km가 넘는 하이킹 코스, 7개의 리프트, 50개의 산장이 있는 시우시에는 참으로 다양한 트레일이 있다. 알페 디 시우시 순환버스를 타고 이동하거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시우시는 오르티세이에서 곤돌라Mont seuc를 타거나 콤파치오Compaccio(1,850m)에서 파노라마리프트를 타고 접근이 가능하다. 파노라마리프트에서 하차하면 그림 같은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 다. 이곳이 바로 시우시이다. 이곳에서 리프트 승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 루트를 한 바퀴 돌아도 좋다.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 조금 더 편안하게 트레일을 즐기고자 한다면 콤파치오를 향해 내려가면서 돌로미티의 암봉들을 조망하며 시우시의 구릉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콤파치오는 차량 접근이 가능해서 리프트 패스 구입이 여의치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기도 하다. 

오들레산군, 셀라산군, 사쏘룽고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세체다의 풍경을 즐기고 있다.

 

돌로미티의 여름은 비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거의 매일 오후에는 비가 잠깐씩 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깐씩 내리는 비라도 트레커에겐 결코 반갑지 않겠지만 시우시의 푸른 초원을 우중 산책하는 것은 매력 가득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는가? 봄비처럼 촉촉하게 흐르는 여름 빗소리는 아주 오래전 학창시절의 감성을 소환한다. 젖은 풀밭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풀 사이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길에는 소똥이 흩어져 있었지만 알록달록 야생화 보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예상보다 비바람이 거세어져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따스한 실내와 커피 향이 그윽한 실내가 참으로 아늑하다.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 때까지 산장 창가에 앉아 뜻하지 않은 휴식을 취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촉촉하게 젖어드는 돌로미티 초원을 바라보는 시간.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비가 그친 후 돌로미티는 더욱 매력 만점이다. 사쏘룽고 반영이 참으로 아름답다. 비가 개이고 나니 몬테카테요Monte Catello와 두 개의 첨봉 푼타 어링거Punta Euringer, 산테르Santner를 휘감으며 춤을 춘다. 우중 산책 덕분에 더 멋진 운무를 만나게 되니 시우시를 떠나기가 쉽지 않다.

 

들꽃이 가득한 시우시의 푸른 초원은 우중 산책도 즐겁다.

 

돌로미티 최고의 사진 스팟, 산타 막달레나Santa Magdalena

오들레산군을 가운데 두고 세체다로 올라가는 한쪽 마을이 오르티세이라면, 그 반대쪽에 있는 마을이 산타 막달레나이다. 세체다처럼 높이 올라가지는 않지만 마을 뒤로 솟아 있는 오들레산군의 뾰족한 연봉들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어 사진 찍는 명소이기도 하다. 목가적인 마을 풍경이 참으로 평화롭다. 마을도 아름답지만  마을 입구에 홀로 서 있는 요한성당Church of St. John은 세계의 사진작가들이 애정하는 장소이다. 이 교회는 종교적 상징이자 문화적 보물이기도 하다.  

 

산타 막달레나는 발 디 푸네스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이다. 볼차노에서 자동차로는 45분 정도 소요된다. 겨울에는 스키, 여름에는 하이킹으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어느 계절에 방문하든 일 년 내내 그림엽서 같은 마을 풍경을 선물한다. 

 

특히 돌로미티의 진귀한 자연 현상 엔로사디라Enrosadira로 유명하다. 엔로사디라는 암봉이 지질학적 특성으로 인해 햇빛에 반사되면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색상이다. 일출과 일몰 시에 햇빛이 봉우리들을 분홍색에서 보라색까지 생생한 색조로 물들이는 특이한 빛의 효과이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도로에 그림으로 표시해 두어서 찾아가기 쉽다. 일출이나 일몰 시작 20~30분 전에 도착하면 아주 멋진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전망대는 지역 주민만 출입할 수 있는 사유 도로에 있어서 차로는 접근이 곤란하고 걸어서 가야만 한다. 주차장에서 편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운이 좋으면 반대편 태양의 빛이 드라마틱하게 가이슬러 피크Geisler Peaks에 도달하면서 엔로사디라 효과를 만들어내는 신비스러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