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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원주, 1박 2일 도시 여행법

by 白馬 2025. 2. 15.

 

원주 로컬 100과 함께 한 1박 2일.
이 도시를 정확하게 읽는 방법이다.

 

라뜰리에김가

 

원주 여행의 집대성
몇 년 새 원주는 부쩍 우리와 가까워졌다. 원주역이 2021년 무실동으로 이전했고, 파스텔톤 푸른빛의 KTX-이음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이곳까지 5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여행자를 실어 나른다. 가벼운 혹은 일상 속 여행이 가능해진 셈이다. 또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일도 한결 수월해졌다. 원주다운 것들을 다 모은 ‘원주 로컬 100’ 덕분이다. 로컬 100은 원주의 관광 매력물 50개, 지역 맛집 50개, 총 100가지 콘텐츠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1번부터 차례대로 경험해도 되고, 원주시티투어버스를 활용해 나만의 코스를 구성하는 것도 괜찮겠다. 


●Local Places to Visit

#1 원주시티투어버스
도보 여행자가 원주를 효율적으로 탐험하려면? 원주역을 기점으로 한 원주시티투어버스를 활용하면 된다. 버스는 주 6일(매주 월요일·명절 당일 휴무), 1일 6회 운행하며 비용(성인 1일권 5,000원, 2일권 8,000원)도 합리적이다. 특히,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해 원주 로컬 100의 주요 명소를 밀도 높게 다닐 수 있다. 

강원감영

 

버스는 원주역에서 출발해 원주종합버스터미널, 소금산그랜드밸리, 오크밸리 리조트(조각공원), 뮤지엄 산, 판대아이스파크(12~3월만 운영), 강원감영 등을 지나간다. 먼저 소금산 그랜드밸리와 뮤지엄 산에서 원주의 자연과 예술을 경험하고, 강원감영을 비롯해 시내 구경을 추천한다. 관찰사가 머물던 지방 관아인 강원감영은 어느 시간대 방문해도 좋은 인증숏 명소고, 여름철 연꽃으로도 유명하다. 또 원주의 명물인 여러 시장(중앙시장·자유시장·민속풍물시장·도래미시장)도 가까이에 있다.

 

#2 박경리문학공원
박경리 작가의 소설 혼과 인생의 흔적을 쫓는 여정이다. 한국 문학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 <토지>의 산실인 박경리문학공원은 목적성이 뚜렷한 공간이다. 녹지만 있는 다른 공원과 달리 ‘박경리 작가’의 삶과 작품이라는 콘텐츠가 있어 풍성한 문학 여행이 가능하다. 공원에는 작가가 손수 가꾸던 텃밭과 옛집, 정원, 집필실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문학의 집에는 박경리 작가의 삶의 흐름을 연표와 사진, 시로 표현했고, <토지>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높이는 전시실 등을 갖췄다.

또 공원 내에 있는 카페서희도 매력적이다. 검은색으로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뿌리와 근원을 상징하는 듯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박경리 작가가 원주를 ‘근원이 되는 땅’이라 여긴 것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인 셈이다. 음료 메뉴도 토지(군고구마 라테), 서희(밀크슈페너), 광복(한국적인 아이스티), 방아꽃 차, 볶은 우엉차 등 색달라 방문할 가치가 있다.

 

#3 모월양조장
원주를 술 한잔 기울이며 추억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강원도 지역 전통주의 맥을 잇고, 올바른 술 문화와 제조 방법을 알리기 위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치악산의 좋은 기운을 담아 술을 빚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 중인 전통주는 모월 인 41도, 모월 로 25도, 모월 연 13도, 모월 청 16도, 니랑소주 19도 총 5종이다. 시그니처인 ‘모월 인’은 2020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청명한 맛과 깔끔한 향,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으로, 첨가물 없이 원주 토토미 쌀과 누룩, 물로만 빚었다. 초록색 병에 담긴 소주와 비교할 수 없는 진짜 증류식 소주다.

모월양조장과 전통주를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양조장 체험도 있다. 양조장 안내, 전통주 제조공정 및 모월 소주 설명, 모월소주 & 약주 시음회 등으로 구성된 2시간짜리 프로그램이다. 전문가와 함께 증류부터 숙성까지 모든 제조 과정을 보고, 술을 마시며 전통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4 원주오일장
민속풍물시장에서 2·7이 포함된 날 열리는 오일장이다. 강원도에서 손에 꼽히는 규모로, 온갖 물건이 다 모인다. 계절감이 느껴지는 농산물과 약초, 싱싱한 해산물, 각종 잡화, 눈과 코를 자극하는 음식 등이 시장을 채운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인파로 붐빈다. 전통시장 특유의 수더분한 분위기, 즉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 천천히 거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서글서글한 상인들과 몇 마디 주고받다 보면 원주의 일상에 스며든 기분이다. 워낙 말솜씨가 좋아 뭐라도 하나 사게 되는데, 갓 구운 김과 조각 통닭, 제철 채소 등이 꽤 만족스럽다. 오일장은 풍물먹거리장터까지 연계돼 있다. 찐빵과 만두, 어묵, 밀면, 메밀전병, 올챙이국수 등으로 허기를 달래는 건 어떨까.

 

#5 국형사
신비한 이야기가 내려오는 사찰이다. 조선 정종 때 공주의 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국형사 동악단에서 100일 기도를 드렸고, 동악산(현 치악산) 신령의 가호로 완치됐다는 전설이다. 정종이 이를 기쁘게 여겨 절을 크게 확장했고, 이름도 고문암에서 국형사(나라의 만사형통을 기원한다는 뜻)로 변경됐다고.

이러한 배경을 알게 돼서 그럴까. 치악산의 정기가 여전한 기분이고, 국형사와 동악단을 마주하면 묘한 이끌림이 있다. 또 원주 도심이 한눈에 담기는 곳에 자리해 원주의 근본처럼 다가온다. 게다가 국형사는 총 139.2km 길이의 치악산둘레길 1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Local Places to Eat

#1 남경막국수
강원도의 맛을 묻는다면 자동응답기처럼 막국수와 수육을 첫 번째로 꼽는다. 원주와 고성, 속초 등 도내에서도 조금씩 달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원주에서는 남경막국수의 메밀면이 돋보였다. 다른 곳보다 좀 더 쫀득한 면의 질감과 농후한 메밀 풍미가 인상적이다. 

메뉴판은 막국수(물·들기름·비빔·코다리·쟁반)와 보쌈, 메밀왕만두 등이 채우고 있다. 면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물 막국수를, 향과 양념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들기름과 비빔 막국수가 낫겠다. 푸짐한 양도 매력 포인트다. 식당의 공깃밥도, 면도 양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남경막국수는 곱빼기라 해도 될 정도로 면이 푸짐하다. 막국수 한 그릇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좀 더 다채롭게 즐기고 싶다면 촉촉한 고기와 감칠맛 좋은 무말랭이, 김치를 즐길 수 있는 보쌈과 만두를 더하면 된다. 

 

#2 봉화산설렁탕
겨울, 한국인이라면 응당 뜨거운 국물이 당기는 계절이다. 푹 고아 낸 고깃국이라면 더더욱. 원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5분이면 현지인들이 선택한 설렁탕이 있다. 순수 소뼈만을 사용해 진하게 뽑은 국물이 강점인 봉화산설렁탕이다.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킨 결과물은 한 수저만 떠먹어도 그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다.

설렁탕부터 얼큰 우거지 설렁탕, 갈비탕, 도가니탕, 꼬리곰탕, 매운갈비찜, 접시수육, 모둠수육, 꼬리찜까지 다양한 요리가 준비돼 있는데, 선택은 어렵지 않다. 사골 국물의 구수함과 파의 향긋함 등 직관적인 맛을 원하면 설렁탕을 추천하고,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얼큰 우거지 설렁탕을 권한다. 여기에 스지와 사태 등 소고기와 배추, 팽이버섯 등의 채소가 담긴 접시 수육을 곁들이면 꽤 푸짐한 상차림이 완성된다.

 

#3 박순례 손말이고기 산정집
원주에서 소고기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노포 감성이 밴 중앙시장 소고기 골목의 숯불구이 가게가 떠오르고, 한성본가처럼 정육식당과 레스토랑 분위기가 조화를 이룬 식당들도 생각난다. 

일반적인 구이와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면 박순례 손말이고기 산정집으로 향하면 된다. 파와 깻잎, 꽈리고추, 표고버섯 등을 얇은 고기로 돌돌 말아 구워 먹는 곳이다. 고기와 채소의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별미다. 소고기 특유의 기름진 맛(마블링)을 선호하지 않는데, 채소의 산뜻함이 곁들여지니 2인분은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 마지막 남은 느끼함은 시래기 뚝배기 된장으로 싹 씻어 낸다. 보글보글 끓는 모습부터 구수한 냄새까지 거부할 수 없는 한국의 맛이다.

 

#4 자매제과
휴일에는 왠지 색다른 분위기를 찾게 된다. 그리고 오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에 느긋한 마음으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 메뉴는 크게 상관없다. 여유로움을 한껏 누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원주에서는 자매제과를 택했다. 다쿠아즈 맛집으로 알려진 곳인데, 빵과 디저트, 각종 음료를 내는 카페다. 또 브런치(10:30~14:30)와 디너(17:00~19:00) 타임에는 파스타와 피자 등이 준비돼 식사도 가능하다.

정통 이탈리아 요리라기보단 진득한 소스를 넉넉히 부은 한국식 파스타다. 빵으로 그릇을 닦아 먹게 되는 그런 면 요리 말이다. 또 미국식 피자와 피자빵 사이의 ‘언니피자’도 독특하다. 새우와 고구마, 베이컨 조합의 페이스트리로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을 완성했다.

 

#5 라뜰리에김가
빵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여행을 위한 콘텐츠가 됐다. 빵지순례를 목적으로 원주를 여행한다면 라뜰리에김가가 적합하다. 평일인데도 넓은 주차장에 차 댈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인파가 붐빈다. 유럽의 고풍스러운 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와 빈티지 소품들로 채워진 내부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서 치악산 달팽이(달콤하고 촉촉한 데니쉬 페이스트리. 복숭아 시럽이 포인트), 천사의 달걀(우유크림 카스텔라, 계절 과일 토핑) 등 대표 메뉴로 채워진 진열장에 손이 간다.

방점을 찍는 건 빵 뷔페다. 평일 점심(11:00~13:30) 한정으로 진행되는 뷔페로, 그야말로 빵의, 빵에 의한, 빵을 위한 공간이다. 샐러드와 빵 8~10종류, 간단한 음식(조각 피자·볶음밥·볶음우동 등), 디저트(케이크·티라미수 등), 과일, 음료 등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1만6,000원의 가격으로 애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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