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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네스코가 인정한 한국의 전통 공연 3

by 白馬 2024. 12. 27.

서울에서 즐기는 화려한 뮤지컬도 좋지만, 지방에서 역사 깊은 한국 전통 공연예술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숨결이 깃든 안성, 안동, 진도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꿈, 열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전통 공연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고장이다. 마치 한편의 서사시를 감상하듯, 아름다운 우리 문화에 흠뻑 빠져보자.

 

 

조선 최고의 유랑극단

안성 남사당 공연 ‘곰뱅이 텄다’

 

안성 남사당놀이의 하이라이트 ‘어름(줄타기)’

 

남사당은 조선 후기부터 1920년대까지 전국을 유랑하며 춤, 노래, 곡예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 남성 중심의 유랑극단이다. 다양한 물자와 장사꾼이 모이는 안성 시장은 이들에게 최적의 무대였고, 서민들은 남사당의 신명 나는 공연을 보며 즐거워했다. 하층민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내며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전파한 남사당놀이의 문화적 가치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로 이어졌다.


현재는 안성 남사당공연장에서 열리는 상설 공연 '곰뱅이 텄다'를 통해 남사당놀이를 만날 수 있다. 이 공연은 안성 남사당의 전설적인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남성 중심의 남사당패에서 우두머리로 인정받은 ‘바우덕이’는조선 후기 경복궁 중건 현장에서 펼친 뛰어난 공연으로 조정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흥선대원군은 중건 작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의 이름난 놀이패를 모두 초대했는데, 바우덕이‘바우덕이’의 특출난 기예에 감탄한 나머지 그에게 높은 벼슬을 상징하는 옥관자**를 하사했다.

 

안성 남사당놀이는 바우덕이를 주인공으로 한다

안성 남사당놀이 중 버나(접시돌리기)

 

공연은 덜미(인형극), 풍물놀이(전통 타악기 연주),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이) 등 여섯 마당으로 구성된다. 특히 높이 3m, 길이 10m의 줄 위에서 펼쳐지는 ‘바우덕이’의 어름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관객의 박수와 탄성을 이끌어내는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남사당놀이에 참여하는 순서도 있어 생동감이 배가된다. 배우들의 재치 있는 입담 역시 공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요소다.

* 꼭두쇠: 남사당패의 우두머리
** 옥관자: 조선시대 양반들이 망건에 달고 다니던 작은 장식품. 망건은 머리카락을 묶어 고정하는 도구를 말한다.
***땅재주: 땅을 짚거나 짚고 넘으면서 부리는 재주

 

  • 곰뱅이 텃다
  • • 관람 등급: 만 7세 이상
  • • 공연 시간: 90분
  • • 공연 기간: 2024. 4. 6.~2024. 11. 24.(2025년 공연 재개 예정)
  • • 티켓 가격: 어른 12,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3,000원
  • • 공연 장소: 안성남사당공연장(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 198-2)
  • • 문의처: 031-678-2518



안성 여행하기: 안성 공예 테마파크, 안성맞춤랜드

 

안성 남사당공연장은 안성맞춤랜드 안에 자리한다.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안성에서 만든 유기처럼 꼭 들어맞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안성은 예로부터 동으로 만든 그릇인 유기 제작으로 유명했으며, 유기 외에도 주물, 칼 등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지역이다. 이처럼 주문한 대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물건 또는 상황을 비유할 때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안성맞춤랜드는 남사당공연장 외에도 풍성한 문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성맞춤공예문화센터에서 공예 체험을 즐기거나, 안성맞춤천문과학관에서 신비로운 우주를 관찰할 수 있으며, 박두진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안성맞춤랜드 내 남사당공연장 전경

 

 

풍자와 해학의 진수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지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안동은 유교 문화의 중심지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지역민의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이다. 이 마을은 조선 시대 촌락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전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 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 등 세계적인 인물들도 방문한 바 있다.
하회마을의 자랑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약 800년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하며 전승되어 온 전통 의식이다. 정월 대보름이나 새해를 맞아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이 의식은 마을 수호신인 서낭신에게 드리는 제의이자 서낭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탈놀이에서 비롯되었다. 단순한 놀이를 넘어, 양반층을 풍자하고 서민들의 삶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한다. 신분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을 얻고 있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별신굿탈놀이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 세 번째 마당인 백정마당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연간 상설 공연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하회마을 탈춤 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동마당, 주지마당 등 총 여덟 마당으로 구성되며, 마당마다 주제를 상징하는 탈을 쓴 배우들이 등장한다. 하나의 표정으로 고정된 탈과 배우들의 역동적인 몸짓이 조화를 이루어 인간사 희로애락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 하회별신굿탈놀이
  • • 관람 등급: 전 연령
  • • 공연 시간: 60분
  • • 공연 기간: 2024. 3. 1.~2024. 12. 31.(2025년 공연 재개 예정)
  • • 자막 제공: 영어, 중국어, 일본어
  • • 티켓 가격: 무료
  • • 공연 장소: 하회마을 탈춤공연장(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3-15)
  • • 문의처: 054-854-3669



안동 여행하기: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뿌리, 안동 하회마을

 

하회마을 탈춤공연장은 하회마을 입구에 자리해 공연 관람 전후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하회마을의 예스러운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지산고택이나 북촌댁 등 전통 고택에서 한옥 스테이를 경험해도 좋다. 낙동강이 하회마을을 감싸안은 장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절벽, 부용대도 놓쳐서는 안 될 명소다.

 

안동 하회마을 탈춤공연장 입구 전경

 
 

유네스코도 인정한 춤과 노래

진도토요민속여행

진도는 한국에서 손꼽는 소리의 고장이다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진도는 ‘보배로운 섬’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지녔다. 이때 보배가 가리키는 것은 진도의 전통 공연예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진도소포걸군농악을 비롯해 진도씻김굿, 남도들노래, 진도다시래기와 같은 국가무형유산, 그리고 진도북놀이, 진도만가, 남도잡가, 조도닻배노래 등 다양한 지역무형유산이 이곳에서 탄생하고 전승되어 왔기 때문이다.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상설 공연 ‘진도토요민속여행’은 그 진가를 보여주는 특별한 무대다. 공연을 맡은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은 매회 계절에 맞는 주제로 강강술래, 진도씻김굿, 진도북놀이 등 진도의 전통 가락과 무용을 선보인다. 여기에 미디어 드럼을 활용한 타악기 퍼포먼스와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진도아리랑의 탄생 과정을 재구성한 소리극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1997년 첫선을 보인 이후 2024년 1,000회 공연을 기록하며 진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진도향토문화회관의 진도토요민속여행 공연

진도토요민속여행의 강강술래

 

한국 전통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진도토요민속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한 지역의 문화적 깊이를 체험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진도까지 가는 여정이 쉬운 건 아니지만, 명량해협을 가로지르는 진도대교 덕분에 한결 편리해졌으니 방문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 진도토요민속여행
  • • 관람 등급: 전 연령
  • • 공연 시간: 공연마다 상이
  • • 공연 기간: 2024. 3. 2.~2024. 12. 28.(2025년 공연 재개 예정)
  • • 티켓 가격: 무료
  • • 공연 장소: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진도대로 7197)
  • • 문의처: 061-544-8978



진도 여행하기: 또 하나의 명품 공연,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의 토요 상설 공연 ‘국악이 좋다’는 남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료 공연이다. 최고의 연주자들이 기악 합주, 민요, 판소리 등 다양한 무대를 펼친다. ‘국악이 좋다’ 외에도 정기 공연, 명절 공연, 어린이날 특별 공연 등 시즌별로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공연 전후로 진도 읍내에서 국악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해 뚜벅이 여행자도 관람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국립남도국악원의 ‘국악이 좋다’ 공연

 
  • 국립남도국악원 토요 상설 공연 ‘국악이 좋다’
  • • 관람 등급: 전 연령
  • • 공연 시간: 공연마다 상이
  • • 공연 기간: 2024. 3. 9.~2024. 11. 30.(2025년 공연 재개 예정)
  • • 티켓 가격: 무료
  • • 공연 장소: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진도대로 3818)
  • • 문의처: 061-54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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