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녹음이 푸른 나무도 많고, 알록달록 단풍이 지기도 전에 우수수 떨어져 버린 낙엽도 보입니다. 꼭 단풍이 없어도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은데요. 저는 반려견 ‘꾸꾸’와 함께 가을의 분위기를 한껏 즐기며 한적한 힐링 여행을 위해 대구를 다녀왔습니다. 대구의 가을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금부터 함께 떠나 보실래요?
⭐ 추천 관광지 ⭐
수성못 유원지, 대명유수지, 곳스테이, 불로동고분군
[ 수성못 유원지 I 오리배 타고 둥둥, 흙길 따라 사뿐]
KTX가 정차하는 동대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약 100년 전 만들어진 인공 못이 있습니다. 1925년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만들어졌던 ‘수성못’인데요. 이제는 대구 시민의 문화 생활이나 건강을 책임지고, 여행객에게 잠깐 쉬어 갈 여유를 주고 있어요.
산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꾸꾸’와 여유롭게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오전에 수성못을 방문했어요. 아침 안개와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니 꾸꾸도 저도 힘차게 여행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평일 오전의 수성못은 여행자 보다 인근 주민이 운동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특히 약 2km 둘레의 수성못 둘레길은 전체가 흙바닥으로 조성되어 맨발 산책하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가을마다 수성못 둘레길 일부 구간은 단풍 터널이 만들어집니다. 길었던 여름 탓인지 아직도 초록 잎이 더 많아 아쉬울 뻔했지만, 만개한 코스모스가 가을이 왔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수성못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할 수 있는 오리배가 있어요. 한번 대여에 30분간 탈 수 있고, 반려동물은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안전을 위해 사람은 구명조끼를 입고 반려동물은 꼭 안은 채 탔어요. 반려동물을 위한 안전장비가 따로 없음에도 못의 물결이 잔잔해 충분히 주의만 한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답니다.
수성못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풀소리, 풀 사이에 숨어있는 벌레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니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높고 푸른 하늘을 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꾸꾸와 함께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았어요. 흙먼지를 털어낼 수 있는 에어건이 있고, 길목마다 쓰레기통도 있어 배변봉투 처리 걱정도 없으니 마음 놓고 반려동물과 방문할 수 있습니다.
◇ 위치: 대구광역시 수성구 용학로 35-5
◇ 운영시간: 00:00~24:00
◇ 이용요금: 무료
* 오리배 대여 2만원(4인승, 30분), 1만 5천원(2인승, 30분)
◇ 주차: 가능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산책로 전 구역 동반 가능 / 목줄 착용 및 배변 처리 필수 / 맹견은 입마개 착용
[ 대명유수지 I 맹꽁이가 살고 있는 갈대 명소]
대명유수지는 1992년 유수저류시설로 만들어졌고, 2011년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처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어요. 달성습지 와도 인접해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도 있고, 지금 같은 가을이면 억새와 갈대가 은빛으로 흔들려 나부끼는 사진 명소로도 많이 알려졌어요. 가을 대구 여행을 떠난다면 꼭 들려야겠죠?
깔끔한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무성한 갈대밭을 한눈에 담으니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최고였어요. 꾸꾸도 가을 바람에 신이 났는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데크길을 따라 달렸어요. 참고로 맹꽁이를 직접 보거나 울음소리를 들으려면 7~8월 산란기에 방문해야 해요.
데크길 중간에는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그늘과 벤치가 있어요. 쓰레기통이나 식수대는 따로 없지만, 바로 옆 달성습지로 건너가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대명유수지 옆으로 난 둑길을 따라 걸었더니 자연스레 달성습지에 도착했어요. 달성습지는 식수대도 있고 길을 따라 식물도 잘 가꾸어져 있어 방문객을 세심하게 배려한 공원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태체험관이나 생태학습장도 있어 어린아이와 방문하기도 좋아 보였습니다.
생태학습장 주변을 따라 걷다 보면 한 켠에 심어둔 벼가 시선을 끕니다. 황금빛으로 잘 여문 모습에 또 한 번 가을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달성습지 인근에는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많지 않으므로 양산이나 모자를 챙겨가는 편이 좋습니다.
◇ 위치: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천동 816
◇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 동절기:09:00~17:00
◇ 이용요금: 무료
◇ 주차: 가능(달성습지 다목적광장 이용)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전 구역 동반 가능 / 목줄 착용 및 배변 처리 필수 / 맹견은 입마개 착용
[곳스테이ㅣ숙박, 식당, 카페까지 한 번에 가능한 곳]
알찬 대구 여행을 계속하려면 잠깐의 휴식이나 식사도 중요하겠죠? 저는 숙소 체크인을 하며 꾸꾸의 식사도 챙기고 휴식도 취했어요. 예약한 숙소는 ‘곳스테이’로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 조용하고, 반려동물 동반 객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강아지 숙박 요금은 몸무게 별로 책정하고 있어요.
반려인이라면 여행 중에 반려동물 동반 식당을 찾는 일이 필수잖아요? 곳스테이에서는 치즈쿠키, 보양죽, 오리고기 등이 포함된 강아지 수제 브런치도 구매할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강아지를 위한 기저귀 및 패드도 1천원에 판매하는데, 곳스테이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이용하는 펫프렌들리 숙소이기 때문이에요. 매너있는 펫 문화 정착을 위해 반려견은 실내외 구분 없이 기저귀를 꼭 착용해야 하고, 실내에서는 안아서 이동해야 해요.
꾸꾸와 식사를 마치고 체크인 후에 잠깐 쉬었어요. 저희가 묵었던 방에는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미니풀도 있고, 반려동물 동반 룸이라 전용 어메니티도 꾸꾸를 반겨주었어요. 전용 계단과 침대, 밥그릇과 물그릇, 배변패드, 수건, 웰컴쿠키로 알차게 구성돼 있어요.
숙소에서의 맛있는 식사와 편안한 휴식 때문일까요? 다시 여행에 나선 꾸꾸의 얼굴이 한층 밝아보이네요.
◇ 위치: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로 525
◇ 객실 이용시간: 입실 16:00, 퇴실 11:00
◇ 주차: 무료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반려동물은 안아서 실내 이동 / 실내외 전 구역 기저귀 필수 착용 / 객실에 반려견만 두고 외출 불가
대구 여행 TIP!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구의 명산, 팔공산이 2023년 6월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습니다.
따라서 팔공산 국립공원 구역 내 반려동물 동반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제한적으로 팔공산 케이블카 와 정상에 있는 케이블카 영업소 구역 내에서는 반려동물 이동가방 및 케이지를 이용하면 입장 가능하니 참고해주세요.
[ 불로동 고분군 I 200여개의 무덤 사이를 거닐어요]
대구 여행의 마지막은 불로동 고분군에서 노을보기로 정했어요. 불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200개 이상의 무덤이 한 데 모여 있어요. 역사적 가치가 높아 전국의 고분군 중에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입구를 따라 걷다 보면 이내 잔디와 흙길이 나오고, 크고 작은 무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요. 불로동 고분군의 첫 인상은 만화 속에서나 보던 예쁜 동산에 직접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푸르른 잔디가 사방에 깔려 있고, 볼록하게 솟은 무덤이 셀 수 없이 많아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계속해서 잔디를 따라 완만한 언덕을 걸어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대구 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붉어지는 하늘에 감탄이 절로 나오죠. 저와 꾸꾸처럼 멋진 실루엣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일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불로동 고분군에 방문해보세요.
불로동 고분군에서는 일몰 감상뿐 아니라 나홀로 소나무와 함께 인증샷을 찍는 것도 놓칠 수 없어요. 중간중간 소나무가 있지만 가장 높은 언덕에 혼자 우두커니 서있어, 각도를 잘 맞추면 아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마지막에는 계획에 없던 크고 동그란 달도 만났어요. 꾸꾸와 함께 떠오르는 달을 보며 소원도 빌어보았어요. 불로동 고분군은 탁 트인 언덕이라 일몰과 달을 보기 좋았지만, 그만큼 그늘이 많지 않아 해가 강하지 않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요. 또한 푹신한 잔디 덕분에 오래 걸어도 발이 많이 피곤하지 않았어요. 대신 잔디 아래로 물길이 지나는 곳이 있어 발이 젖을 수 있으니 잘 살피면서 다녀야 해요.
◇ 위치: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 산1-16
◇ 이용시간: 00:00~24:00
◇ 주차: 가능(소형 100대 / 버스 5대)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전 구역 동반 가능 / 목줄 착용 및 배변 처리 필수 / 맹견은 입마개 착용
힐링을 위해 한적한 곳을 찾아 다닌 덕분일까요? 꾸꾸와의 대구 여행은 마음의 여유와 평화를 되찾은 시간이었어요. 푸른 하늘과 은빛 갈대, 황금 벼, 만개한 코스모스, 붉은 노을, 둥근 달까지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었던 꾸꾸와의 가을 대구 여행, 여러분도 대구로 오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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