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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라면과 아웃도어] 라면 먹으러 설악에 갔다

by 白馬 2024. 9. 28.
 

설악산 르포
소공원~천불동계곡~무너미고개~소청대피소~봉정암~
구곡담계곡~백담사, 1박 2일 22km

 

소청대피소에서 ‘럭셔리 라면잔치’를 벌였다. 테이블 옆으로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시원하게 내려다보였다.

 
 

“9월호는 ‘라면과 아웃도어’ 특집으로 갑시다. 조 기자가 맡으면 될 것 같은데… 잘할 수 있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기획회의를 마친 후 나는 부담감에 휩싸였다. 어떤 기사들로 9월호를 꾸며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마구 머리를 굴렸다. 모두가 놀랄 만한 비범한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르길 바랐다.

우선, 산장에서 맛볼 수 있는 라면을 소개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 흩어진 여러 산장을 직접 찾는 건 무리였다.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했다. 영남알프스 가지산장 취재 역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전전긍긍하던 내게 신준범 선배는 ‘산 풍경에 비벼 먹는 라면’이라는 키워드를 던져주었다. 그때 한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뇌리를 스쳤다. 

‘산에서 근사한 라면파티를 벌여볼까?!’ 

이후 나는 적절한 취재지를 물색했다. 취재지는 화기사용이 가능하며, 조망 또한 끝내줘야 했다. 마침, 조건에 딱 맞는 장소가 생각났다. 바로 ‘설악산 소청대피소’였다. 나는 이번 산행을 ‘소청대피소 럭셔리 라면잔치’라 이름 붙였고, 함께할 요리단을 모색했다.

 

지난 겨울 폭설로 인해 훼손되었던 오련폭포 인근 철제 계단은 깔끔히 정비되어 있었다.

 

대학 시절 3년 넘게 자취했지만,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부분의 끼니를 학교 내 식당에서 해결했다. 때문에 내겐 이번 라면산행을 도와줄 ‘훌륭한 셰프’들이 필요했다. 또한 이들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1박 2일간 설악산을 걸을 수 있는 체력도 겸비해야 했다.

이를 위해 국내의 한 라면 제조사에 산행 제안서를 보냈다. 라면 연구원과 함께하면 독특한 그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대안으로 라면 가게 사장님을 섭외하고자 했는데, 이마저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나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이번에 라면 만들러 소청대피소에 갈 거예요. 저 좀 도와주세요!”

그러자 성균관대 산악부 출신 박기완씨와 한국외대 산악부 대장 박지민군이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대학 산악부에서 활동했기에, “라면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요리가 취미인 임화승 사진기자까지 합류하게 됐다. 그렇게 ‘설악산 라면요리단’이 무사히 꾸려졌다. 평일 새벽, 우리는 서울 사당역에서 만나 설악산 소공원으로 향했다.

 

양폭대피소 이후엔 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랐다.

 
 

헬멧 대신 그리들

사실 여름 산행은 큰 배낭이 필요하지 않다. 더군다나 대피소에서 자면 텐트나 침낭도 필요 없어 배낭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63L 배낭을 챙겼다. ‘럭셔리’라는 단어에 걸맞은 라면을 만들기 위해선 챙길 게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로제 신라면, 간짜장 짜파게티, 돈코츠라멘, 부대찌개라면 총 4개의 라면을 준비했다. 여름이라 식재료가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소공원 근처 편의점에서 우유 같은 재료를 산행 직전 구매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도착해 아이스팩과 각종 식재료를 푸드쿨러에 꾹꾹 눌러 담았다. 넉넉하다고 생각했던 푸드쿨러 2개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 나머지 짐도 배낭에 차근차근 쌓았다. 얼추 준비를 마친 지민군이 말했다.

“형~ 그리들도 챙기는 건가~?”

내가 답했다.

“맞다! 부대찌개 만들 때 필요해! 근데 내 배낭이 꽉 찼는데, 혹시 공간이 좀 남을까?”

그가 답했다.

“물론이지! 아이스바일하고 헬멧 거치하는 곳에 달면 딱 맞을 것 같아. 혹시 몰라서 카라비너도 챙겨왔어!”

배낭에 덕지덕지 물건을 매단 모습은 마치 중세 판타지 소설의 여행자를 연상케 했다. 사람들의 수상한 시선이 등 뒤로 마구 꽂혔다.

 

천불동계곡에는 기암괴석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었다.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오후 4시쯤 소청대피소에 도착해 라면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살짝 속도를 높여야 했다. 비선대까지 쏜살같이 이동했다.

본격적으로 천불동계곡에 들어서기 전 살짝 숨을 돌렸다. 그때 지민군은 쉼터 옆의 잦은바위골을 보며 지난주 여길 통해 천화대 리지등반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의 몸 곳곳엔 생채기가 나있었는데, 그는 “15시간 등반보다 벌레한테 30방 넘게 물린 게 더 힘들었어!”라고 했다.

8월의 설악은 ‘벌레 천국’이었다. 산행 내내 앵앵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벌레기피제도 소용없었다. 결국 기완씨는 배낭에서 메시로 된 벌레망을 꺼내 머리에 뒤집어썼다. 그는 “벌레망이 갑갑하거나 시야를 가리진 않지만, 소리까진 막아주지 못한다”며 고통스러워했다.

무시무시한 귀신을 닮았다는 ‘귀면암’을 지나자 오련폭포가 나왔다. 지난 2월, 폭설로 인해 오련폭포 인근 철제 계단이 유실되었다고 했는데, 다행히 말끔히 정비되어 있었다. 철계단을 성큼성큼 올라 양폭대피소에 닿았다. 딱 3시간 30분 걸렸다. 예상보다 느려진 탓에 점심은 간단히 해결하고 곧장 희운각대피소로 향했다. 얼마 못 가 임화승 사진기자가 말했다.

“어후… 쉽지 않은데요? 이 정도로 힘들 줄은 몰랐어요.”

사실 임화승 기자는 ‘등산초보’에 가까웠다. 그런 그가 무거운 카메라 장비가 담긴 박배낭을 메고, 천불동계곡을 오르는 건 거대한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무너미고개에 이르자 그는 점점 뒤처졌다. 일단 지민군과 기완씨는 희운각대피소로 먼저 올려보내고, 나는 임화승 기자와 함께 천천히 무너미고개를 올랐다. 

식재료 잔뜩 든 배낭이 어깨를 짓눌렀다. 다리는 천근만근으로 무거웠다. 무엇보다 더위가 문제였다. 식재료가 상하지 않을까 산행 내내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묘안은 없었다. 빠른 도착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된비탈을 2시간 가까이 오른 뒤에야 희운각대피소에 닿을 수 있었다. 시간은 벌써 오후 4시에 가까웠다.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기완씨가 말했다.

“지금 속도면 오후 7시는 되어야 소청대피소에 도착할 것 같네요. 오늘 라면 만들기는 그른 것 같고, 소청대피소에 냉장고가 있다고 하니, 라면은 내일 만들면 어때요?”

희운각에서 소청봉까지 가는 길 역시 만만치 않았다. 평균경사 31.9%의 1.5km 오르막을 쭈욱 올라야 했다. 무거운 배낭을 감안하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했다. 나는 임화승 기자에게 물었다.

 

구곡담계곡은 천불동계곡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근사한 암벽과 콸콸 흐르는 계곡물이 길고 긴 하산길을 무척 재밌게 만들었다.

 

“선배님, 몸 괜찮으세요? 소청까지 가실 수 있겠어요?”

그가 답했다.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가야죠!”

아까와 마찬가지로 두 사람은 먼저 소청으로 향했고, 나는 임화승 기자와 함께 묵묵히 올랐다. 맑은 하늘에 소나기가 마구 내렸다. 갑작스런 빗줄기는 더위에 지친 우리에겐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 더위가 비와 함께 말끔히 쓸려 내려갔다. 그 덕분에 소청 오르막도 무너미고개보다 훨씬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천불동계곡 위로 핀 쌍무지개는 덤이었다.

오후 7시쯤 되어 소청대피소에 도착했다. 기완씨와 지민군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해는 이미 용아장성 뒤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기완씨는 소청봉에 가방을 내려두고 왕복 30분 만에 대청봉을 다녀왔다고 했다. 임화승 선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두 깔깔 웃었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주황색 식탁보를 챙겨갔다. 천 하나 깔았을 뿐인데, 분위기가 사뭇 화사해졌다.

 

설악의 알프스 산장

다음날 일출 시간이 다가오자, 대피소는 분주해졌다. 날씨가 흐렸지만, 다들 “일단 가보기나 하자”라고 중얼거리며 서둘러 대피소를 빠져나갔다. 평소였다면 우리도 그 대열의 일부였겠지만, 우리에겐 ‘밀린 숙제’가 남아 있었다. 배낭 옆에 쌓아둔 조리도구를 챙겨 테라스로 나섰다.

우선, 테이블에 주황색 식탁보를 깔았다. 밤새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식재료도 몽땅 가져왔다. 천 하나만 깔았을 뿐인데 이렇게 근사할 줄이야! 소청대피소에서 보이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웅장한 모습은 유럽 알프스 산장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자, 라면 한 번 만들어봅시다! 겸사겸사 아침도 해결하시죠!”

나의 말과 동시에 우리는 일사불란하게 요리를 시작했다. 기완씨가 재료를 손질하면 내가 물을 끓여 라면을 조리했다. 완성된 라면은 임화승 기자가 설악산을 배경으로 멋지게 사진을 찍었다. 지민군은 맛있게 먹어 치운 그릇을 간단히 닦았다. 모든 것이 톱니바퀴 굴러가듯 수월하게 진행됐지만,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다. 티타늄 코펠에 달걀 프라이를 만들다 약간 태우기도 했고, 갑자기 끓어오른 우유에 화상도 입을 뻔했다.

“오 이건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데요?”

‘간짜장 짜파게티’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던 기완씨는 ‘로제 신라면’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국물까지 싹싹 비워 먹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꼭두새벽부터 열심히 라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티타늄 코펠로 음식을 만드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4개의 라면 중 ‘돈코츠라멘’이 가장 만들기 어려웠다. 레시피를 본 지민군은 “형, 이건 좀 힘들 것 같은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실 한정된 재료로 돈코츠라멘을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우리는 불가능을 현실로 밀어붙였다. 심지어 플레이팅을 위해 숙주, 반숙달걀, 김까지 준비해 왔다.

삼겹차슈를 굽고, 양파까지 볶아내자 얼추 그림이 나왔다. 사리곰탕면 위로 고명을 올리니 그럴싸한 돈코츠라멘이 완성됐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돼지육수와 닭육수를 섞어 만든 ‘히로시마풍 라멘’을 구현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의 깊은 맛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어느 산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별미’임은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재료를 활용해 부대찌개를 만들었다. 다른 라면들은 손이 많이 갔지만, 부대찌개는 모든 재료를 넣고 익기만을 기다리면 됐기에 한층 여유로웠다. 널찍한 그리들에 요리해서 먹으니 2배는 더 맛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라면까지 단숨에 해치우고 하산길로 들어섰다.

※소청대피소에서 만든 라면은 98p의 기사 참고.

 

산행 내내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소나기가 내린 뒤에는 선물 같은 무지개가 피어났다.

 

해탈의 경지에서 속세로

얼마 지나지 않아 봉정암이 나왔다. 사실 이번 산행에서 라면 못지않게 기대했던 곳이 바로 봉정암이었다. 봉정암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종교적인 의미와 더불어 근사한 풍경으로 이름난 곳이었다. 한쪽에 배낭을 모아두고 진신사리가 봉안된 오층석탑으로 향했다.

오층석탑에서 바라본 봉정암의 전경은 마치 신선세계를 엿보는 기분이었다. 바로 옆 봉정암 탑대에서 바라본 용아장성은 아득한 신비감마저 자아냈다. 한참을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에 눌러 살고 싶을 정도로 충만한 행복이 몰려왔다.

 

하산 중 쌍용폭포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전망대에선 Y자 형태로 흘러내리는 쌍용폭포의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해탈고개 이후로는 비교적 완만한 계곡길이 이어졌다.

 

봉정암 적멸보궁의 전면은 거대한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었다. 통창 너머로 거대한 설악산과 어우러진 소박한 오층석탑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대웅전이라면 주불이 모셔져 있겠지만, 그 자리를 창 너머의 석탑이 대신했다. 즉, 봉정암 중심 법당엔 연화대만 있고, 그 위에는 불상 대신 석탑이 모셔져 있었다.

열어둔 문을 통해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아침부터 라면으로 배를 채운 탓인지, 스르르 졸음이 몰려왔다. 봉정암에서는 공양음식으로 미역국을 먹을 수 있었으나, 우린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한 편에 마련된 커피자판기에서 밀크커피 한 잔을 마시며 피로를 날려 보냈다. 내가 말했다.

 

기완씨와 지민군은 수렴동대피소로 쏜살같이 내려갔고, 나는 임화승 기자와 함께 천천히 설악산을 즐겼다.

 

봉정암 5층석탑에서 본 봉정암의 전경.

 

“슬슬 내려가 볼까요? 남은 길은 각자의 속도에 맞춰 여유롭게 즐겨보시죠!”

남은 건 길고 긴 하산뿐이었다. 일행 모두 첫날부터 이튿날 꼭두새벽까지 모두 고단한 일정을 소화해 냈다. 라면잔치와 봉정암 관람도 끝냈으니, 이젠 여유롭게 설악산을 즐길 차례였다. 해탈의 경지에서 다시 속세로 향하는 길. 구비진 구곡담계곡을 따라 뜨거운 설악의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유용했던 장비 

 

KZM 쉐프 키친툴세트

캠핑용 조리도구 세트다. 칼, 가위, 집개, 국자, 뒤집개, 도마, 주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케이스에 수납된다. 무게는 단 1.1kg에 불과하다. 부피가 크지 않아 배낭에 넣기도 부담 없었다. 이것 덕분에 대피소에서 재료손질이 무척 편했다.

 

 

마운틴로버 푸드쿨러

이번 취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식재료’가 중요했다. 여름이었기에 보냉백이 필수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무겁고 부피 큰 보냉백을 챙길 순 없었다. 나는 산행에 적합한 보냉백을 찾아 헤맸고, 마침내 이 제품을 만났다..

마운틴로버 푸드쿨러는 ‘백패킹’에 특화된 보냉백이다. 여름에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겨울에는 얼지 않게 해준다. 500ml 맥주캔 3개 정도는 거뜬히 들어간다. 메인공간 옆으로 조그만 수납 공간이 하나 더 마련돼 있다.

외부는 내구성 좋은 X-PAC 원단을 사용했으며, 내부는 3중 구조로 보냉효과를 높였다. 무게는 170g으로 무척 가볍다. 식재료와 함께 조그만 아이스팩 하나 넣고 9시간 넘게 산행했는데, 다행히 식재료는 무사했다. 명실상부 이번 취재의 1등 공신이다.

 

 

리빙공감 PVC 방수 식탁보

대피소에서 유럽 산장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다.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식탁보’였다. 무엇보다 화사한 오렌지 색상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방수 & 방유 효과가 있는 PVC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오염될 걱정이 없었다. 

135cm×90cm 사이즈 제품이 대피소 테이블에 딱 알맞았다. 식탁보를 깔고 음식을 만드는 내내 많은 이들이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물티슈로 간단하게 닦아 배낭에 곧장 수납할 수 있었다. 식탁보 하나만으로 아늑한 산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니! 

 

스타일 탐구 

선글라스  오클리 EV제로 패스(변색)
상의  아크테릭스 코막 크루넥
하의  야마토미치 Light 5-Pocket Shorts
양말  CEP 하이킹 메리노 미드컷 삭스 v3
신발  호카 마파테스피드2
가방  HMG Southwest 55 Pack
시계 코로스 아펙스2 프로

변색 선글라스가 유용했다. 날씨가 변화무쌍했는데, 변색 기능 덕분에 선글라스를 한 번도 벗지 않고 산행할 수 있었다. 계곡물에 반다나를 적셔 땀을 닦고, 더위를 식혔다. 

산행평가 지긋한 폭염 속 선물 같은 시간,  소청대피소의 신비한 라면! 
 

상의  아크테릭스 코막
하의  언더아머 APAC 어반 카고 팬츠
신발  로바 익스플로러2|
배낭  아크테릭스 알파fl
손수건  씨투써밋 에어라이트
카라비너 매드락 오발 스크류락

빙벽등반용 배낭을 챙겼지만, 1박2일 워킹산행 용도로도 충분했다.  용량이 살짝 부족해, 카라비너를 활용해 배낭 외부에 짐을 달았다. 특히 평소 아이스바일과 헬멧을 다는 곳에 ‘그리들’을 거치했다.

산행평가 설악산에서 경험한 특별한 라면 기행!
 

머리띠 룰루레몬
상의 케일 로고 에어 쇼츠
하의 케일 투웨이 하이킹 팬츠
양말 인진지 발가락 양말
신발 스카르파 리벨레 런 칼리브라 HT
배낭 빅아그네스 파크뷰L
보조배낭 아크테릭스 맨티스 2
손수건 카오라스 X 니모 스포츠 테누구이

63L 배낭을 각종 식재료와 식기도구로 채웠다. 무릎 하단을 탈착할 수 있는 하의가 꽤 유용했다. 산행할 땐 반바지, 대피소에선 긴바지로 운용했다. 정수기를 활용해 계곡물을 정수해 마셨다.

산행평가 두고두고 기억될 기묘한 라면 산행! 만화 ‘던전밥’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어쩌다 마주친 장비

언더아머 
APAC 어반 아웃도어 베스트 & 카고 쇼츠

 

언더아머에서 출시한 ‘아웃도어’ 전용 의류다.  ‘여유 있는 핏’이 특징으로, 통기성이 뛰어나다.  산행 중 바람이 옷 안으로 솔솔 들어왔다. 수납공간 또한 인상적이다. 바지 주머니는 3가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메인 주머니는 내부 공간이 넓고, 깊다. 1박 2일 산행 내내 물건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 주머니 입구는 따로 조일 수도 있다. 내장 허리벨트가 적용됐다.  유연하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다. 배낭 힙벨트를 착용해도 거슬림이 없다. 대피소에선 조끼를 입었다. 앞뒤로 주머니가 많아 이것저것 넣고 다니기 편했다. 등판이 메시로 되어 있어 땀이 차지 않았다.  이 조끼만 있으면, 배낭 없이 간단한 산행도 가능할 것 같다.

 

설악동~소청봉~백담사 코스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인제군 북면


산행 거리 22km 산행 시간 1박 2일
산행난이도 ★★★★(백담사→소공원 방향이 비교적 산행 쉬움)

 

 

산행길잡이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인 ‘천불동 계곡’을 거쳐 설악산의 여러 사찰을 둘러보는 코스다.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은 지나지 않는다. 해당 코스를 조금이라도 편하기 타기 위해서는 백담사에서 출발해 소공원으로 내려오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소공원의 해발고도는 약 200m인데 반해, 백담사의 해발고도는 약 500m이기 때문이다.

천불동→백담사 방향의 경우, 양폭대피소부터 소청봉까지 경사가 가파르며, 반대 방향의 경우 쌍용폭포부터 소청봉까지가 깔딱고개다. 특히 여름철 산행의 경우 탈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나마 계곡을 따라 걷기에 정수 필터가 있다면 식수 보충이 용이하다. 당일치기로 산행한다면 최소 10시간 이상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대피소에서 하룻밤 묵으며 1박 2일로 산행하는 것이 좋다. 이 코스는 설악산 내 4곳의 대피소를 지난다. 

 

교통(지역번호 033)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설악산 소공원까지 

7, 7-1번 버스가 운행한다. 시간당 2~4대 꼴로 출발하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백담사에서 백담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하려면 도보 혹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도보 이동 시 7km의 계곡길을 쭉 따라 내려간다. 찻길을 따라 걷는 길이기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백담 셔틀버스는 백담사주차장에서 출발, 백담사 매표소까지 운행한다. 07시 첫차, 17시~18시가 막차다. 요금은 성인기준 2,500원이며, 앞차 출발하고 첫 매표 손님으로부터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문의 백담향토기업 462-3009.

백담사 주차장 앞에는 택시승강장이 있다. 소공원까지 택시로 이동하면 5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5만 원 정도다.

 

맛집(지역번호 033)

설악산 소공원 인근의 ‘복골양지마을막국수’(671-5732)는 현지인들이 줄을 잇는 맛집이다. 강원도 특유의 막국수를 맛볼 수 있다. 막국수 이외의 메뉴도 일품이다. 특히 감자전은 막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기 좋으며, 추어탕이나 닭볶음탕만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도 꽤 많다. 닭볶음탕은 직접 키운 토종닭을 잡아서 만든다. 닭볶음탕 8만 원, 막국수, 추어탕, 감자전 1만 원.

 

 

설악산 대피소
백담사와 봉정암, 대청봉을 잇는 2개의 대피소

 

설악산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때문에 산 곳곳에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여러 대피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1박2일 라면산행을 하며 취재팀은 총 4개의 대피소를 지났고, 소청대피소에서 하룻밤 묵었다. 이 중 취재팀이 머물렀던 대피소 2곳에 관한 세세한 정보를 담았다. 

*희운각대피소, 양폭대피소에 관한 정보는 2023년 9월호 공룡능선 특집 참고.

봉정암과 소청봉 사이에 위치한 소청대피소 

 

소청대피소
설악산의 화려한 조망을 품다

 

봉정암과 소청봉 사이에 위치한 대피소다. 이곳은 대청봉 산행의 주요 거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작년 10월부터 중청대피소 철거 및 신축 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청대피소를 제외하고 대청봉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바로 소청대피소다. 시간적, 체력적으로도 희운각대피소에 비해 접근이 용이한 편이다. 소청대피소에서 대청봉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소청대피소엔 총 12명의 근무자가 근무하고 있다. 기존 5명에 비해 근무자가 훨씬 늘어났는데, 이는 중청대피소 근무 인원이 소청과 희운각대피소로 나뉘어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근무 인원 중 2명은 중청에 위치한 컨테이너 임시 대피소에서 순환근무를 맡는다. 즉, 공사 중인 중청대피소에도 구조인력이 상시 배치되어 있는 셈이다.

 

대피소 내부 창문에서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내려다보인다.

취침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2층에는 3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소청대피소는 설악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대피소다. 이곳에서는 설악의 웅장한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전망 좋은 테라스의 테이블에서 취사도 가능하며, 대피소 내부에도 취사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화기를 사용하여 라면을 조리할 수 있다. 대피소 2층과 3층 창가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내려다보이는 특급 전망대다. 충전용 전기 콘센트도 여럿 있다.

소청대피소에 근무 중인 김중호 계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여름 평일에도 만석인 경우가 많으며, 가을 단풍철에는 예약조차 힘들다”고 한다. 또한 그는 “설악산은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며, 안전사고도 수시로 발생한다”며 “부디 산행 준비를 철저히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소청대피소 근무자 김중호 계장.

 

예약가능 인원  62명
문의  010-2716-1710, 033-801-0900
시설 ★★★★☆(멋진 전망과 유용한 편의시설 갖춰)
화장실 ★★★★☆(거품식 화장실)

 

수렴동대피소 
봉정암으로 향하는 필수 관문

수렴동대피소는 계곡 옆에 위치해 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향하는 이들 대부분이 이곳을 거친다. 가야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계곡 옆에 자리한 덕분에 물이 풍부하다. 호스를 따라 계곡물이 콸콸 흘러나온다. 하지만 해당 물은 음용 부적합으로 정수필터를 사용하거나 끓여 마셔야 한다. 

비교적 아담하고 아늑한 규모의 대피소다. 숙박 공간은 3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하루 최대 1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3~4명 정도 숙박객이 하룻밤 쉬어가지만, 여름 성수기나 가을철에는 대부분 만실이라고 한다. 대피소 바로 앞에 취사장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취사장은 화기 사용이 가능하므로, 여러 라면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대피소 바로 앞에 취사장이 따로 구비되어 있다.

취침 공간은 3층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0명까지 숙박 가능하다.

 

설악산 내 다른 대피소에 비해 출퇴근이 용이하고 근무 여건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의 등산로는 설악산의 여러 등산로 중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백담분소에서 백담사까지 도로가 통제된다. 때문에 7km의 구비진 계곡길을 러셀하며 올라야 한다.

이곳에 근무 중인 이정민 주임은 “봉정암으로 향하는 등산객이 전체 이용객의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이들 상당수가 고령인 데다가 평소에 산행하지 않는 ‘초보’가 많아, 부상으로 인한 구조요청이 꽤 자주 접수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체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일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반적인 소요시간보다 1~2시간 정도 여유 있게 움직이고, 안전을 책임질 산행 장비도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렴동대피소 근무자 이정민 주임.

 

예약가능 인원  10명
문의  010-2599-1715, 033-801-0900
시설 ★★★☆☆(계곡 옆 아늑한 공간)
화장실 ★☆☆☆☆(재래식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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