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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무튼, 주말’ 독자들이 뽑은 ‘올해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by 白馬 2024. 1. 2.

2023을 빛낸 여행지
2024를 빛낼 여행지

 

한 해의 시작 저물어간1년 앞에 서니 마음이 속산인다. "이만하면 그래도 잘 살아낸 것 아니냐"고. 쉬이 오르는 수고 대비 최고의 노을 풍경을 선사했던 강경 '옥녀봉 노을 전망대'에서 가는 해를 배웅했다.

 

시상식의 계절이다. ‘연기 대상’ ‘연예 대상’ ‘가요 대상’도 있는데 ‘여행 대상’은 왜 없는지. 그래서 ‘셀프’로 준비해봤다. ‘아무튼, 주말’(이하 ‘아주말’) 열성 독자 100인이 선정한 ‘올해 아주말 여행 지면을 빛낸 국내 여행지’, 이른바 ‘아주말 여행 어워드’다.

이 어워드에 앞서 ‘아주말’에선 23일 자 뉴스레터로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를 빛낸 여행지와 다가올 새해 가볼 만한 여행지 그리고 전문가 추천 여행지 등을 ‘아주말 독자 맞춤형’으로 소개한다. 연말 보너스로 준비한 ‘2024 축제 다이어리’까지!

 

◇'다산 기행’ ‘대백제전’ 인기상?

코로나 방역 해제 후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발한 올해 국내 여행지 중 ‘아주말’ 독자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아주말이 소개한 여행 기사 중 기억에 남는 여행지나 여행 기사는?’이란 질문에 ‘남양주시와 함께한 다산 발자취 기행④ 목민심도’(10월 14일 자)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정약용문화제를 앞두고 다산 정신을 되새기며 예빈산·예봉산·적갑산·운길산 등 겸재 정선의 ‘독백탄’ 그림 속 산 능선을 걷는 코스를 소개한 이 기사는 전체 응답자 중 21%의 선택을 받았다. ‘13년 만에 대백제전 여는 공주·부여 여행’(9월 23일 자)과 ‘CNN 아시아 숨은 명소 고군산군도 재발견 여행’(4월 8일 자)이 각각 18%, 7%로 뒤를 이었다.

 

'아무튼, 주말' 독자 100명이 선택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지' 중 21%의 독자들이 선택한 '남양주시와 함께한 다산 발자취 기행' 속 '목민심도' 코스의 예빈산 견우봉. 

'13년 만에 대백제전 여는 공주·부여 古都(고도) 여행' 속 미디어아트.

 

나머지 54%는 ‘더 늦기 전에 가봐야 할 4월의 제주 가파도 여행’(4월 22일 자), ‘단양으로 떠난 납량 여행’(8월 12일 자), ‘김장철 앞둔 늦가을 젓갈 찾아 강경에 갔다’(11월 11일 자), ‘나눔과 온정 되새기는 연말의 구례 여행’(12월 23일 자) 등 대부분의 여행지가 계절별로 쏠림 현상 없이 4~5%씩 차지하며 독자들에게 골고루 사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지자체와 함께한 첫 시리즈 기사 ‘다산 발자취 기행’에 대한 반응은 73%의 독자가 ‘흥미로웠다’고 답했다. ‘대체로 흥미로웠다’도 18%로, ‘보통이었다’(6%)와 ‘잘 모르겠다’(3%)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더 늦기 전에 가봐야 할 4월의 가파도 여행' 속 청보리밭도 톱5 순위 안에 들었다.

 

‘아주말’ 지면에 소개한 여행지 중 실제로 기사를 가이드 삼아 여행한 횟수를 묻는 말엔 33%가 1~2회, 30%가 3~5회라고 답했다. 6~8회와 8회 이상도 각각 9%였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 역시 남양주(18%), 공주·부여(16%)로 ‘기억에 남는 여행지’ 응답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고, 청보리 제철에 찾은 ‘제주 가파도 여행’(8%)이 뒤를 이었다.

‘새해에 다뤄주었으면 하는 여행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 여행’이 30%로 가장 높았다. ‘특색 있는 지역이나 공간’(28%), ‘월별 축제 관련 여행지’(19%), ‘제철 여행지’(14%), ‘핫플 등 뜨는 명소’(9%) 순이었다.

 

◇여행·축제 전문가 3인 “내년엔 여기!”

설문 결과를 토대로 365일 여행과 축제를 위해 발로 뛰는 현장 전문가 3인에게 갑진년 가볼 만한 ‘기대주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여행과 미식업계 마당발로 통하는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의 저자 이우석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장은 봄엔 참꽃(진달래) 구경 명소인 대구 비슬산, 여름엔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가을엔 ‘뻘건디(뻘겋다+버건디 색상) 단풍’이 예쁜 경남 합천 홍류동 계곡을 추천했다. “특히 소도시 중 전남 장흥은 사철 제철 음식이 나는 풍요로운 곳이어서 식도락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지만, 여름비 내리는 날 ‘편백숲 우드랜드’에 가면 나무 향이 아찔할 정도로 가득해진다”며 “장흥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조합인 장흥 한우 삼합과 갯장어는 정남진 여행의 보너스이자 덤 같은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 여행 콘텐츠 스냅 전문 회사를 운영하며 전국을 누비는 ‘스냅존’의 전응식 대표는 “내년엔 웰니스(wellness‧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 여행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해 이에 따른 지자체 지원도 늘 것”이라 예상하며 웰니스 여행지 중에서도 ‘전남 완도’를 추천했다. “지난 11월 24일에 ‘신지명사십리’ 바닷가에 ‘해양치유센터’가 문을 열어 ‘머드테라피’ ‘해조류거품테라피’ 등 이색 해양 치유 프로그램 체험을 할 수 있고, 일출 명소로 치면 어워드 ‘신인상’에 가까울 정도로 뜨는 곳”이라는 게 추천 이유다. 그는 “코로나를 거치며 적극적인 치유 여행이 절실해졌다”며 “경북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등도 여행 버킷리스트에 추가해보라”고 귀띔했다.

 

‘놀면서 배우는 세계 축제’의 저자이자 문화 기획자,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낯선 도시를 가장 빨리, 깊이,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은 그 도시의 축제를 즐기는 것”이라며 축제 여행에 주목했다. 새해 카운트다운 축제부터 연말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글로벌 축제를 줄줄 꿰며 찾아다니는 유 소장은 “국내 축제 중에 대규모 축제는 아니지만 충남 ‘금산 삼계탕 축제’ ‘장항항 수산물 꼴갑축제’ 등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여는 축제여서 소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 삼계탕 축제는 이 지역 주민들이 ‘금산 인삼’을 알리기 위해 여름에 삼계탕을 끓여 팔기 시작한 게 축제로 발전한 것”이라며 “면(面) 별로 해당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곁들여 특제 비법 삼계탕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올 초 국내 축제에서 바가지요금 문제가 불거졌는데, 금산 삼계탕 축제에선 삼계탕 한 그릇이 1만~1만4000원 선으로 부담 없어 부모님을 모시고 찾은 여행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름이 재미있는 장항항 수산물 꼴갑(꼴뚜기+갑오징어) 축제’도 소박한 어촌 정취와 인심을 느끼기에 그만입니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낯선 도시를 가장 빨리, 깊이,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은 그 도시의 축제를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도 축제의 성찬이 기다린다. 사진은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미곶 해맞이 축제' '고령 대가야 축제' '춘천 마임 축제' '무주 안성 낙화놀이' '화성 뱃놀이 축제' '수원 화성 문화제' '강릉 커피 축제' '태백산 천제'. 

 

◇갑진년 ‘龍’자 명소도

이번 주 당장 카운트다운 축제와 함께 해맞이 여행이 시작된다. 청룡의 해를 앞두고 전국 각지의 ‘龍(용)’자가 들어가는 지역이나 용과 관련된 명소마다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 때아닌 ‘용 성수기’가 예고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6일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새해 소망을 빌 수 있는 1월 여행지들을 추천했다. 테마는 ‘용(龍)기 뿜뿜! 새해 여행’이란다. 강원 삼척 ‘수로부인 헌화공원과 해가사의 터’, 충남 홍성 ‘용봉산’, 경북 예천 ‘회룡포’, 부산 기장 ‘해동용궁사’, 전남 고흥 ‘미르마루길’ 등 5곳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관광공사 1월 추천 여행지 중 하나인 부산 '해동용궁사'의 일출. 

전남 고흥 '미르마루길'의 용바위 용 승천 흔적 꼭대기쯤에서 만날 수 있는 용 조형물도 '청룡의 해' 볼거리다. 

 

하지만 인파가 몰릴 게 뻔한 곳이라면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우리 국토 곳곳에 담겨 있는 십이지 동물 ‘띠 지명’ 이야기’에 따르면 열두 띠 동물 중 전국에 ‘용’자가 들어가는 지명은 1261개나 있으니까. 여행은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다. 가까이 경기 ‘용문산’ ‘용문사’부터 제주 ‘용머리 해안’과 ‘용두암’까지 전국 각지에 용이 숨어 있다. 죽어서 용이 되었다는 문무대왕의 바다 무덤 ‘경주 문무대왕릉’ 등 ‘용 이야기’까지 더해지면 청룡의 해 가볼 만한 여행지는 임금님 수라상만큼이나 푸짐하다. 경남 사천 실안바다에는 일몰 때 여의주를 문 듯 사진 찍을 수 있는 용 포토존이, 전남 고흥 미르마루길엔 용 조형물도 있다고 하니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용의 해 인증 샷이 넘쳐나지 않을까.

[ 그때 그 시절, ‘청룡열차’ 체험하고 ‘MBC 청룡’ 추억하고 ]

새해 龍 기운 느끼는 전시

'청룡의 해'를 기념해 '용, 날아오르다' 전시를 여는 '국립민속박물관'. 추억 속 놀이공원 청룡열차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드득드드득’ 쇳소리를 내며 하늘을 향해 서서히 올라가던 ‘청룡열차’는 1973년부터 2012년까지 놀이공원 공포특집 1탄쯤 꼽히는 롤러코스터였다. 그 시절 1회에 2000~3000원쯤 하던 청룡열차 체험 코너가 국립민속박물관 ‘용, 날아오르다’ 특별전(~3월 3일)에 들어섰다.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스크린을 보며 마치 청룡열차에 올라탄 듯 시각적 스릴을 체험해보는 코너다. 얼핏 시시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모른다. 그 옆엔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의 야구공, ‘한국 프로야구 원형 딱지’ 등을 전시했다. 모두 ‘청룡의 해’라서 ‘등판’한 추억의 유물들이다. 용 그림인 ‘운룡도’ ‘문자도’ 등과 ‘대모함’ 등 용이 새겨진 공예품도 있다. 잉어 비늘에 머리는 낙타요,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배는 조개,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의 모습을 닮은 그림 속 용을 살펴보던 아이들은 “괴물처럼 이상하게 생겼어!” 하며 한발 뒤로 물러난다.

'MBC 청룡' 야구 기사도 '청룡의 해' 전시를 관람하는 중년층 세대에게 추억을 소환하는 전시물이다. 

 

모습뿐 아니라 용은 이름도 15개 이상 되는, 열두 동물 중 가장 복잡한 띠이기도 하다. 용띠생조차도 잘 몰랐던 용의 민속학적 의미, 문화적 상징을 살펴보는 전시는 용의 특성만큼이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도 ‘용을 찾아라’를 주제로 고대 벽화 ‘청룡도’ 등을 비롯해 관련 유물 15건을 전시(~4월 7일)한다. 벽사의 의미를 지닌 용 전시를 통해 나쁜 기운을 떨치고,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며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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