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열 없고, 인후염은 기침 약해… 레지오넬라증은 코로나19와 유사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음성이 계속 뜬 사람 중 열이 난다면 냉방병, 위식도역류질환은 아닐 가능성이 크며, 기침이 잦으면 인후염,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닐 수 있다.
'에취!' 여름철 때아닌 감기 증상이 보이면, 이제 우리는 제일 먼저 코로나19를 의심한다. 그 중 몇 번이나 검사하며 코를 찔렸는데도, 계속 결과가 '음성'인 사람이 있다. 간혹 증상이 오래가거나 심하면 무슨 질환인지 몰라서, 코로나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땐 어떻게 해야 할까?
◇밤에 켠 에어컨이 원인일 수도
먼저 밤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고 자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여름철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켜고 잤다면, 감기, 냉방병, 인후염, 레지오넬라증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신다혜 교수는 "잘 때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 놓으면 자는 도중 우리 신체는 제대로 쉬지 못하고 체온을 맞추는 일을 해 면역력이 떨어진다"며 "거기에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 전막이 건조해지면서 감기, 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원인이 아니라면 알레르기성 비염, 위식도역류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4~10월 집중 발생하는 말라리아도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하다.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인 인천 6개 지역(강화군, 계양구, 미추홀구, 부평구, 서구, 중구), 경기 11개 지역(가평군, 고양시 덕양구,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 일산서구, 김포시, 남양주시, 양주시, 연천군, 의정부시, 파주시, 포천시), 강원 3개 지역(고성군, 인제군, 철원군)에 사는 사람은 코로나19 검사에서 계속 음성이 나온다면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한다.
가능성이 큰 질환들만 뽑아봤지만, 이것도 많다. 그래서 내가 걸린 질환이 뭔지는 어떻게 추측할 수 있을까? 증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 19 증상은 다양하다. 한양대 구리병원 호흡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코로나19는 콧물, 인후통 등 가벼운 상기도 증상부터 기침, 고열 같은 하기도 증상까지 동반한다"며 "다만 여름철은 코로나19와 비슷한 질환 중 하나인 독감은 유행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증상이 다양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아닐 가능성이 큰 질환은 판별할 수 있다.
◇열난다면, 냉방병·위식도역류질환은 아니야
열이 난다면, 감기, 냉방병, 위식도역류질환 등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이 질환들은 일반적으로 열이 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다면 간혹 미열이 날 수 있지만, 고열은 안 난다. 신다혜 교수는 "감기는 흔히 앓는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으로, 잔기침과 몸살이 주 증상이며 열은 거의 없고 일주일 정도면 낫는다"며 "냉방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감기보다 더 가벼워, 보통 냉방병이 일어날 환경을 피한다면 이틀 정도 지나 괜찮아진다"고 말했다. 발열 없이 가래 없는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서, 목 안이 가렵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일 수 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목 부근까지 올라온 위산이 기관지로 넘어가 기침을 유발하곤 한다. 보통 가슴이 쓰리거나 신물이 입으로 넘어오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일부는 이런 증상 없이 기침만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식사 후에 증상이 잘 나타난다.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해야 기침이 나으므로, 진료받고 위산 역류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 ▲과식하거나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자주 마시면 증상이 악화한다.
말라리아 원충이 기생하는 얼룩날개속 모기에 물리면 걸릴 수 있는 말라리아는 열이 나지만, 코로나19와는 양상이 다르다. 국내에서 발병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이름 그대로 3일 주기로 열이 났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신다혜 교수는 "열대지방의 열대열 말라리아와 다르게 삼일열 말라리아는 치사율이 높진 않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지만 낫는다"며 "검사 결과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면서 주기적으로 열이 오른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침 잦으면, 인후염·알레르기성 비염 아닐 가능성 커
인후염과 알레르기성 비염도 코로나19와 헷갈리기 쉽지만, 기침의 형태가 다르다. 흔히 목감기라고 불리는 인후염은 인두와 후두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으로 염증이 생긴 질환을 말하는데, 마른기침이 잦은 코로나19와 달리 기침이 거의 없다. 신다혜 교수는 "침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이 아픈 게 주된 증상인 인후염은 코로나19와 달리 기침이 약하고, 전신 근육통도 없고, 미각이나 후각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바이러스성 인후염이면 열이 안 나고, 세균성이면 열이 날 수 있는데 바이러스성은 증상을 잘 조절하면 일주일 정도 후 낫고, 세균성은 항생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라면 기침 대신 재채기를 한다. 발열, 근육통, 인후통도 없이, 물처럼 줄줄 흐르는 콧물이 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레지오넬라증, 코로나19와 매우 유사… 만성질환자는 흉부 X선 사진 찍어야
레지오넬라증은 코로나19와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 레지오넬라증은 물에서 사는 레지오넬라균이 냉각탑수, 건물의 급수시설, 목욕탕 등 인공으로 만들어진 물에서 증식한 후 물 분자 상태로 공기 중에 퍼져 호흡기로 흡입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깨끗이 청소하지 않은 에어컨을 통해 전파된다. 3~5일 발열, 마른기침, 오한, 근육통 등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유병률이 0.5~5%로 낮은 편이다. 폐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폐렴형과 일주일이면 자연치료되는 독감형으로 나뉘는데, 건강한 성인은 보통 독감형으로 이어진다. 만성질환자, 암 환자, 면역저하자, 폐가 안 좋은 흡연자 등은 폐렴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치료받으면 치사율이 10% 내외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15~30%까지 올라가므로 폐렴형 고위험군이라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흉부 X선 촬영으로 폐렴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 레지오넬라증은 회사, 목욕탕 등에서 다수가 레지오넬라균에 노출돼 한꺼번에 동시에 감염된다.
◇2주 이상 기침 지속되면, 다시 검사받아야
코로나19 음성이 계속 나와도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본다. 그래도 음성이라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아야 한다. 호흡기 질환일 가능성이 크므로 평소에는 목이 건조하지 않게 물을 자주 미시고,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 바람은 직접 맞지 말고, 개인위생과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한다. 잘 때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이용한다면 1~2시간 정도 타이머를 설정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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