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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제주, 어디까지 아세요-노꼬메오름] 초보 입문용 오름이지만... 최고의 제주 전망대

by 白馬 2022. 4. 15.

억새 가득한 굼부리 능선과 한라산의 오름들. 뒤로 비스듬히 선을 그리는 오름은 노로오름이다.

 

‘오름’이란 제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작은 화산체를 일컫는 제주어다. 제주도청의 공식 자료에 의하면 제주에 흩어져 있는 오름은 자그마치 368개나 된다. 400개가 훨씬 더 된다는 학자도 있다. 이 중에서 어떤 오름은 개발로 사라지고 어떤 오름은 사유재산권 행사로 출입이 통제되기도 한다. 한라산국립공원 구역 안에 있어서 갈 수 없는 오름도 많다. 도너리오름, 물찻오름처럼 보호를 위해 출입이 통제되는 곳도 있다. 현재 탐방이 가능한 오름은 200개 남짓이다. 

오름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지형을 가진 제주도에서 저마다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말을 방목해 키우던 조선시대나 소를 풀어 놓아 기르던 때도 제주 목동인 테우리(제주 방언)들은 오름에 올라서 말과 소떼를 주시했다. 제주 어디라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 오름에 올라 바라보는 제주는 다르다. 완전히 다른, 아래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아름답고 멋진 제주가 거기에 있다. 그러니 제주 여행법의 최선은 오름에 오르는 것이다. 

 

궷물오름에서 노꼬메오름으로 이어지는 길. 늦가을의 서정으로 가득하다.

 

오름이 처음이라면 노꼬메부터!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의 중산간, 소길공동목장 안에 있는 노꼬메오름은 최고의 제주 전망대다. 그래서 제주 여행에 대해 묻는 모든 이에게 나는 일단 노꼬메를 올라보라고 추천한다. 제주를 보는 새로운 눈이 열릴 것이라며. 

제주의 여느 오름과 달리 노꼬메는 ‘산’의 느낌을 준다. 덩치가 크고 높으며, 평지가 아닌 한라산 산록에 솟았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 오름 중 자체의 높이가 200m가 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노꼬메는 높이 234m(해발 834m)에 둘레 4km가 넘는다. 그만큼 오르는 즐거움과 함께 정상에서의 조망이 시원하다. 이름이 높이와 관련 있을 듯하나 자료엔 鹿古岳녹고악, 鹿高岳녹고악, 鹿狗岳녹구악 등 사슴이나 개가 등장한다. 옛날에 한라산의 사슴이 여기에 내려와 살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끼 덮인 산담 두른 첫 번째 무덤. 소길공동목장 코스에서 만날 수 있다.

 

모두 애월의 중산간을 관통하는 산록서로에서 시작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노꼬메오름을 오르내리는 코스는 여럿이다. 노꼬메오름만 탐방하려면 산록서로에서 소길공동목장으로 들어서는 게 가장 간단하다. 입구 양쪽에 ‘놉고메·녹고메’, ‘소길공동목장’이라 새겨진 표석이 하나씩 서 있어서 찾기 쉽다. 400m쯤 들어선 주차장에서 탐방이 시작된다. 

족은노꼬메오름 쪽에서도 길이 이어진다. 여기서는 두 곳의 들머리를 선택할 수 있다. 먼저는 궷물오름 주차장에서 출발해 족은노꼬메와 노꼬메오름 사이로 난 길을 따르는 것이다. 삼나무와 온갖 활엽수가 어우러지며 제주 산간 숲의 정취와 묵직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으로, 산길의 운치가 그만이다. 중간중간 길이 여러 번 갈리기에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풍광에 빠진 이들. 마냥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산록서로에서 창암재활원으로 들어선 길 끝인 족은노꼬메오름 주차장에서 ‘상잣질’을 따라 노꼬메오름으로 가는 코스도 있다. 족은노꼬메의 남쪽 자락을 둘러 고사리밭까지 간 후 노꼬메로 오르면 된다. 조선시대에 제주 전역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인 잣성은 그 고도에 따라 하잣성, 중잣성, 상잣성으로 구분되었다. 노꼬메오름 주변을 두른 잣성은 고지대인 상잣성으로, 노꼬메와 족은노꼬메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상잣성을 따르는 걷기길이 상잣질이다. 이 길을 따라 노꼬메로 가는 게 가장 긴 코스로, 4~5시간은 족히 걸린다. 

 

노꼬메오름 정상석. 소박한 게 제주스럽고, 오름스러운 모양새다.

 

영영 잊지 못할 제주 풍광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소길공동목장 코스다. 목장을 가로질러 삼나무숲을 지나 남쪽 봉우리에 올랐다가 화구능선을 반 바퀴 돌아 정상을 다녀오는 원점회귀형 동선이다. 높고 힘들어 보이지만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2.32km, 왕복 4.64km로 쉬엄쉬엄 3시간이면 여유롭다.  

목장의 콘크리트 포장도로 따라 10분쯤 간 곳에서 공동묘지가 나오고, 곧 숲길로 들어선다. 키 큰 나무가 빽빽한 사이로 길은 넓고 완만하다. 산담 두 개를 지나 만난 평상, 제1쉼터인 이곳에서 남쪽 능선 꼭대기에 닿기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그러나 숲이 좋고 길이 예뻐서 걸음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시커먼 서어나무와 단풍나무, 산딸나무, 쪽동백나무, 산벚나무 등 활엽수들로 기분 좋은 숲. 그 아래로 제주조릿대가 빼곡하다. 

 

하늘에서 본 노꼬메오름. 남쪽 봉우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650m 길이의 화구벽 능선은 제주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오르막이 끝나는 남쪽 봉우리에서 정상까지 가는 650m 길이의 화구벽 능선은 제주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억새와 나무숲 사이의 오솔길 자체도 정겹거니와 오른쪽 멀리 노로오름과 붉은오름, 한대오름, 삼형제오름이 한라산과 어우러진 풍광에 절로 감탄이 터진다. 노로오름과의 사이 광활한 숲의 바다는 또 어떤가! 땀 흘리며 오른 수고에 비해 너무 과한 보상에 걸음이 자꾸만 느려진다. 능선 중간쯤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는 길은 ‘족은노꼬메오름’과 ‘궷물오름’, ‘상잣질’로 이어진다. 

나무데크가 깔린 정상의 ‘큰노꼬메 정상’이라 새겨진 작은 비석. 육지의 산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정상석과 달리 아담해 위압적이지 않고, 풍광을 해치지도 않아 마음에 쏙 든다. 뭔가 제주스럽고, 오름스럽다. 

 

상잣질은 숲이 다양하고 좋다.

 

정상을 찾은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데크에 주저앉아 넋 놓고 사방 조망에 빠져든다. 행복한 제주 풍광이 오름 앞으로 가득 펼쳐지기 때문이다. 구름이 바람 따라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제멋대로 그림을 그린다. 산너울이 질 만큼 많은 제주 동부의 오름과 달리 서부는 그 수가 적고 하나씩 뚝 뚝 떨어져 있어서 이 오름, 저 오름 이름을 부르며 눈 맞추기 좋다. 

바리메, 족은바리메, 괴오름, 다래오름, 새별오름, 이달오름, 당오름, 정물오름, 금오름, 왕이메오름 등 저마다 예쁜 이름을 가진 오름들이 날 좀 봐달라며 뽐내는 것 같은 제주의 평범한 풍광이 발아래로 바다 끝까지 이어진다. 이만큼 넓은 제주를 볼 수 있는 곳도 드물다.

 

노꼬메오름 안내도

 
Info

교통
마을이 없는 애월의 중산간 지역이어서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에 ‘노꼬메오름’이나 ‘궷물오름 주차장’, ‘창암재활원’ 입력.

 

주변 볼거리
렛츠런파크 제주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된 향토마인 제주마의 질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공원 내에는 경주로와 관람대로 이뤄진 경마장 외에 많은 즐길거리들로 가득하다. 제주도민의 소풍, 야유회, 체육공간 등 휴식처로 연중 개방하고 있다. 

관람대 뒤편에는 어린이승마장, 놀이터, 축구장, 배구장, 테니스장, 억새꽃밭 등 공원지역이 있다. 특히 억새꽃밭은 ‘제주억새꽃축제’의 주행사장으로 사용될 만큼 경치가 아름답다. 
 

주소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144 문의 1566-3333.

 

먹을 곳
오름 주변으로 이렇다 할 식당이 없다. 제주시내로 나가는 게 좋다. 신제주 노형동 입구에 흑돼지로 유명한 ‘돈사돈(064-746-8989)’과 ‘늘봄흑돼지(064-744-9001)’가 있다. 예약이 안 되는 돈사돈은 줄을 서야 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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