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저체온증 환자를 구조한 사례는 총 13건으로, 사고원인의 절대 다수인 84%가 무리한 산행이었다고 한다. 즉 기상상태를 미리 살펴보지 않거나, 기상이 갑자기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방한대책을 구비하지 못하고 체력적으로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코스 완주를 고집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
따라서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한대책은 물론 물러설 줄 아는 용기를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저체온증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방한대책 미비
2021년 11월 설악산은 갑작스런 한파 때문에 저체온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다. 이 중 오색코스에서 사망한 30대는 얇은 패딩에 발목이 낮은 여름 트레킹화를 신은 상태였다.
2014년 12월 지리산에서도 유사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리산 산행에 나선 40대는 1박2일에 걸쳐 지리산을 걸었는데 산행 2일차에 지리산 장터목대피소 아래 150m 지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두꺼운 일반 점퍼 안에 티셔츠와 내복까지 입었으나, 등산용 방한복이 아니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2013년 선자령 노부부 사망사고도 방한대책 미비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선자령 지역 기온은 영하 3~4℃로 비교적 따뜻한 겨울 날씨여서 부부는 두꺼운 겨울 외투를 차에 두고 산행을 시작했고, 스패츠도 착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자령 정상 부근은 강한 강풍과 눈보라가 불었다. 먼저 올랐다가 내려가는 동행이 부부에게 하산을 권유했지만 이를 듣지 않고 정상 등정을 강행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비법정탐방로 산행 중 저체온증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비법정탐방로는 정규탐방로가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산행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겨울이면 인적이 드물어 쌓인 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스스로 러셀(쌓인 눈을 헤치며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해야 되므로 더욱 체력 소모가 크다.
2016년 설악산 황철봉 인근에서 구조된 서울 모 대학교 산악부원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내설악 남교리에서 입산해 마등령을 거쳐 미시령 쪽으로 가다가 황철봉 인근에서 일부 대원이 저체온증을 보이자 119에 구조를 요청해 헬기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2019년 3월 치악산에서 저체온증으로 구조된 50대 역시 비법정탐방이 주 원인이었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에서 배너미재를 거쳐 태종대 방면으로 하산하는 비법정탐방로를 택했다가 조난당한 뒤 기온 하강과 강풍으로 저체온증에 걸렸다가 구조됐다.
#여름에도 저체온증 걸려
저체온증은 비단 겨울 산행에서만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아니다. 여름에도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땀에 젖은 옷을 입은 채 강풍이 부는 높은 산정에서 해가 저물게 되면 이 땀이 증발하면서 급속히 체온을 뺏겨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내리는 비를 맞게 되면 더욱 더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를 막으려면 젖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여벌의 옷을 준비하고, 비상용 우의를 늘 휴대해야 한다.
2021년 6월 무등산 장불재에서 구조된 40대, 8월 변산반도 내변산 일대에서 내소사를 출발해 가마소로 넘어가던 40대 모두 갑작스런 기습 강우를 만나 저체온증에 걸렸다가 구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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