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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처음 뵙는데… 물 건너 오셨소? 에헴! 이몸 한국서 자랐소

by 白馬 2019. 9. 6.

[Close-up] 외국 과일도 신토불이… 우리 농가에서 쑥쑥

- 우리가 먹던 배, 소비 반토막인데…
표주박 닮은 배 '스위트 센세이션', 아산 지역 농가에서 잇따라 수확
거봉 대신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 소득이 2배 뛰는 현상도

사과 대신 만년설 딸기 - "예쁜 과일 사진 찍어서 올리자" 하얀 딸기·도넛 복숭아도 인기

30년 넘게 충남 아산에서 배 농사를 지어 온 농민 임선민씨는 지난 27일부터 분주해졌다. 이날부터 '스위트 센세이션(Sweet sensation)'이라고 불리는 서양배를 본격 수확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도가 12~16브릭스로 일반 배(10~14브릭스)보다 높은 스위트 센세이션은 표주박 형태를 띤 네덜란드 품종의 서양배다. 5년 전 임씨를 비롯, 아산 지역 농가 4곳에서 재배를 시작했는데, 이색 과일 발굴에 나섰던 이마트 상품기획자의 눈에 띈 것이다. 임씨는 "추석 직전이라 이번 배는 추석 선물세트(세트당 8입)로 구성돼 6만9000원대에 한정 판매된다"고 말했다.

납작복숭아
/상하농원
최근 서양배를 포함해 신품종 과일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사과·배 등 전통 과일 수요는 점점 줄고 있는 반면 해외 과일 중심의 '기타' 과일 소비량은 2007년 1인당 16.8㎏에서 2017년 23.4㎏로 확 늘어났다. 점점 쇠락하고 있는 전통 과일을 대체하기 위해 농민들이 신품종 과일 재배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신품종 과일 재배 나서는 농가들

최근 10여년 새 국내 배 농가들은 죽을 맛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배 소비량이 2007년 9.2㎏에서 2017년 4.6㎏으로 반 토막이 났다. 유통가 매출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에 따르면, 국산 전통 과일로 분류되는 사과와 배의 경우 올해 1~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0.2% 줄었다. 수입 과일 소비가 증가한 데다, 부정청탁금지법까지 시행되면서 선물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선민씨와 같이 서양배를 재배하는 농가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아산 지역에서 서양배 재배 면적은 기존 1만9800㎡(약 6000평)에서 3만3000㎡(약 1만평)로 늘었다. 임씨는 "최근 몇 년 사이 기존에 재배해 왔던 '신고배'의 인기가 점점 줄어드는 게 체감돼, 서양배 재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프리미엄 '1% 수박' 국내 첫선..350통 한정판매
수박에 줄무늬가 없네 - 이마트가 지난 7월 출시한 ‘1% 수박’. 전북 정읍 수박 장인들과 5개월에 걸쳐 개발한 품종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1%라는 이름을 붙였다.
충북 영동에서 거봉을 재배해 오던 농민 박신욱씨는 수익이 나지 않자 5년 전 농가 3500평 전체를 샤인머스캣으로 바꿨더니 소득이 2배 이상 늘었다. 박씨는 "거봉이 인기를 끌자 재배 농가가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점점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샤인머스캣 품종을 듣고 곧바로 재배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난 1459㏊를 기록했다. 이마트 우민성 과일 바이어는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에선 뉴질랜드 정부 산하기관이 20여년간 연구해 개발한 품종인 '엔비사과' 재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엔비사과는 당도가 15~18브릭스에 달해 사과 전 품종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외국 과일들 사진
/롯데백화점·연합뉴스·이마트

이마트는 전국 유일의 수박 명인인 이석변 명인, 전국에 14명뿐인 수박 장인 중 최명환, 권태정, 강길호 명인 등과 함께 전북 정읍에서 '1% 수박' 계약 생산에 돌입해 총 5개월간의 시행착오를 걸친 끝에 최근 첫 상품을 내놓게 됐다. 일반 수박과 달리 줄무늬가 없는 게 특징이다. 12브릭스 이상의 고당도를 자랑하는데, 지난 7월 200통 한정으로 처음 출시됐을 때 1주일 내에 완판됐다. 롯데백화점은 동남아 여행을 가야 먹을 수 있었던 열대과일 '용과', '애플망고' 등을 선보이고 있는데, 모두 제주도에서 재배된다.

이색 과일 원하는 소비자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전북 고창의 '상하농원'은 요즘 '납작 복숭아' 수확에 한창이다. 지난해 인근 농가와 손잡고 첫 출하를 해 사흘 만에 2000개가 완판됐었다. 일반 복숭아보다 당도가 2~3브릭스가량 높은 이 복숭아는 특유의 도넛 모양으로 '유럽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 '#납작복숭아'를 검색하면 수천 개에 달하는 관련 게시물이 뜰 정도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상하농원은 지난해 12월엔 한정 수량으로 '하얀 딸기'를 출시했다. 일반 딸기와 달리 겉과 속이 흰색을 띠고 있어 '만년설'이라고 불린다. 당도도 일반 딸기보다 20% 높아 이색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소비자들은 과일의 맛도 중요시하지만, 비주얼(외관)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비싸도 이색적인 과일을 찾는다"며 "요즘은 과일도 일종의 과시용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색 과일의 인기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 확산도 한몫한다. 회사원 조민아(32)씨는 "어차피 과일 선물은 비싸기 때문에 가성비보단 만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추석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사과·배 과일 세트보다는 샤인머스캣 세트를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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