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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 | 전라도의 산 | 월출산 809m│전남 영암군 영암읍]월출산의 숨겨진 계곡, 금릉경포대!

by 白馬 2018. 9. 15.

바람골과 금릉경포대계곡 잇는 월출산 계곡 산행

 

여름에 피해야 할 두 종류 산이 있다. 첫 번째는 철쭉으로 이름난 곳. 철쭉이 군락을 이루는 곳은 생육 조건상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민둥산처럼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대표적으로 소백산, 합천 황매산, 지리산 바래봉, 보성 일림산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바위산이다. 강한 햇볕을 피할 수 없고 달구어진 바위에서 나오는 열기는 찜질방과 다름없다. 체온상승으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직결된다.

 

월출산月出山(809m)은 남쪽의 소금강산으로 불리는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특히 구름다리와 천황봉, 도갑사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경사가 심하고 오르고 내림이 많아 여름에는 산행을 피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월출산에도 깊고 수려한 계곡이 많다. 남쪽에 있는 금릉경포대계곡은 피서를 겸한 계곡산행지로 꼽을 만하다. 바람골과 천황봉, 금릉경포대를 잇는 코스는 월출산의 기운을 몽땅 받고 폭포와 깊은 계곡까지 누리는 일석삼조 코스다.

 

금릉경포대는 강릉의 경포대와 이름이 같지만 가운데 한자가 바닷가 포浦가 아닌 천 포布자를 써서 경포대鏡布臺다. 첩첩산중에 거울처럼 깨끗한 물이 비단처럼 흐른다는 계곡이다. 금릉金陵은 강진의 옛 이름이다.

월출산은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8년 6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바위들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화산火山의 기운을 담고 있어 무속인들은 영험한 산으로 꼽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국보 제144호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해 무위사, 도갑사 등 명찰을 품고 있다.

 

능선마다 형상이 다른 걸출한 바위는 월출산의 매력이다. 바위들이 꽃처럼 아름다운 달구봉(555m)과 양자봉 능선, 부채를 활짝 편 것 같은 노적봉 능선, 죽순밭 같은 주지봉(490m)과 죽순봉 등 바위 절경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몇 해 전 30년 만에 개방한 산성대능선 또한 12폭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비경지대다.

 

 

시원한 바람 불어 바람골

 

바람골의 명물인 바람폭포. 15m 높이의 바람폭포는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는 수직폭포다.

 

[주말산행 | 전라도의 산 | 월출산 809m│전남 영암군 영암읍]

남근바위가 있는 암릉지대. 뒤로 구정봉, 향로봉이 보인다.

 
 

천황사 주차장에서 천황야영장을 거쳐 등산로 입구까지 20분이면 닿는다. 입구부터 기氣를 강조한다. 그냥 산이 아니라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문구와 조성물이 많다. 월출산 시노암길 옆에는 월출산의 정수가 모였다는 커다란 바우제단도 보인다.

 

조릿대와 사스피레나무 숲길을 5분 정도 가면 ‘천황사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천황사, 구름다리 방향을 버리고 우측 ‘바람폭포’ 방향으로 가야 시원한 계곡으로 접어든다.

 

천황사天皇寺는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峯과 이름이 같지만 암자 수준의 작은 사찰이다.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시루봉 아래에 있으며 형제봉과 장군봉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다. ‘천황사 갈림길’에서 작은 목교를 건너면 ‘바람골’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사자봉과 오른쪽 장군봉 중앙에 있다. 높다란 암벽으로 막혀 버린 바람은 ‘먼로풍’처럼 계곡을 따라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지형이여서 ‘바람골’이라는 지명을 얻었다.

 

바람골은 동백나무와 굴참나무 그늘이 좋다. 수량은 많지 않으나 작은 폭포와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이어진다. 15분 정도면 ‘구름다리’로 곧장 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바람폭포 입구에는 ‘책바위’ 안내도가 있어 생뚱맞다. 바람폭포는 높이 15m의 수직폭포로서 평소에는 물의 양이 많지 않으나 비 가 온 뒤에는 장쾌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천황봉 정상에서 바람재로 이어진 암릉길. 용맹하고 날쌘 군사들이 도열해 있는 것 같다.

 

천황사 주차장 초입. 기운찬 장군봉 능선이 화려하게 뻗어 있다.

 

광암터 방향으로 올라갈수록 경사가 가팔라진다. 육형제바위 조망데크에서는 왼쪽으로 장군봉(510m)과 육형제바위, 우측으로 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가 함께 보인다. 구름다리는 시루봉과 매봉 사이를 잇는 현수교로 지상 120m 높이의 허공에 길이 54m, 너비 1m로 최대 200명이 양방향 교행이 가능하다.

 

산성대 갈림길을 지나면 나주 덕룡산과 금성산, 무등산이 서서히 시야에 든다. 통천문 삼거리에서 천황봉 정상까지 불과 300m 거리이지만,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가파르다. 통천문通天門은 천황봉을 만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좁은 바위를 지나면 100m 거리에 정상이다.

 

 

정상에 닿기 직전 전망터에서 뒤돌아 본 사자봉 암릉군.

 

땅끝기맥 123km 줄기에서 가장 높은 월출산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어떤 장막도 없다. 영산강의 도도한 물줄기가 나주·영암 일대의 평야를 적시며 목포 앞바다로 빠지는 모습은 거대한 용틀임 같다. 덕룡·주작산, 흑석산, 금성산, 무등산 같은 명산들이 막힘없이 드러난다. 정상석 옆에는 월출산소사지小祀址 제단이 있다. 고려 때는 이곳에서 나라 주관의 제사를 하늘에 올렸고, 조선시대엔 영암군수 주관으로 제를 지냈다고 한다.

 

천황봉에서 바람재 삼거리까지 1.1km 주변에는 바위들의 열병식을 보는듯하다. 남근바위, 돼지바위, 매바위, 햄버거바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육체미 선수들이 구릿빛 화강암 피부를 자랑하고 있는 모습이다. 돼지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이 부드러워진다. 전국에는 남근바위로 명명되는 바위가 많지만 월출산 바위는 그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거대한 수직 돌기둥이다.

 

5분 거리에 있는 바람재 삼거리는 초원지대처럼 분지를 이루는 바람의 언덕이다. 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구정봉과 향로봉, 천황봉에 막혀서 주춤거리다가 큰골과 은천계곡을 타고 바람재로 넘어온다. 겨울에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세다.

 

금릉경포대계곡은 ‘바람재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초입부터 잡목이 울창해 햇빛 한번 보지 못하고 하산할 수 있다. 실낱같이 가느다란 계곡은 경포대 삼거리를 지나며 넓어진다.

 

금릉경포대계곡은 동백림이 울창하기로 유명하다. 큰 너덜지대를 지나면서부터 계곡의 격이 다르다. 바위도 크고 수량도 풍부하다. 가족단위 피서객들도 많다. 물 좋은 계곡이 1km 가까이 이어진다. 뜨거운 바위처럼 달구어진 몸을 식히기에 충분한 곳이 많다. 하산 지점에는 탁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산행길잡이

■ 천황사주차장~천황사 삼거리~바람골~산성대 갈림길~통천문 삼거리~천황봉~남근바위~바람재 삼거리~경포대 삼거리~경포대계곡~

경포대탐방지원센터 <8km, 4시간 소요>

■ 천황사주차장~천황사 삼거리~바람골~산성대 갈림길~통천문 삼거리~샘터~경포대계곡~

경포대탐방지원센터 <7.1km, 4시간 소요>

 

교통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광주를 경유하거니 영암으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다. 심야우등은 2만8,700원. 약 3시간 소요된다.

광주버스터미널에서 영암버스터미널까지 6,900원으로 1시간 10분 거리다. 영암버스터미널에서 천황사 입구까지는 군내버스로 약 40분 소요된다.

문의 영암버스터미널 061-473-3355, 영암택시 061-472-2949.

 

볼거리

강진군 송월리에 아모레에서 재배하는 설록차밭이 있다. 이곳에서 본 월출산이 아름답다. 설록차밭 너머로 암릉들이 솟은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금릉경포대와 무위사 중간에는 담양의 소쇄원, 완도의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민간정원으로 불리는 ‘백운동 별서정원’이 있다.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가 세속의 명리와 당파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은거하며 살았던 아름다운 정원을 복원했다. 월남사지 3층석탑과 무위사도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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