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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이색 레포츠 | 팩래프팅 Packrafting] 산 넘고 호수 건너 유유자적 즐기는 팩래프팅

by 白馬 2018. 7. 14.

배낭에 들어가는 공기주입식 보트로 호수 건너는 도전

산우들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산을 즐기며 느낀다. 주말산행, 종주산행, 거산의 해외원정, 국내외 유명 트레킹 코스 등. 단독으로 또는 소규모 동호인들끼리 모여 산으로 간다. 그리고 다양한 이념과 이상을 추구한다.


지난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신선하고 독특한 체험을 했다. 이상을 꿈꾸는 장비회사 ‘제로그램’에서 ‘Long distance hiking & Packrafting’ 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여기서 개인용 휴대 카약으로 강과 호수를 통과하는 팩래프팅Packrafting 부분의 안전요원으로 나의 카약 사부인 지리산카약학교 강호 대표와 함께했다. 강원도 양구 소양강 일대 40km의 산길 백패킹과 물길 팩래프팅을 더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날씨는 맑고 쾌청했다. 간단한 조식을 마치고, 오전에 소양호를 내려다보며 소박한 트레킹을 진행하게 된다. 오후에는 익숙지 않지만 팩래프팅으로 소양호를 가로 지른 뒤 야영을 할 예정이다. 다음날 이어지는 트레킹을 마치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팩래프팅 모습을 드론으로 하늘에서 촬영했다.
팩래프팅 모습을 드론으로 하늘에서 촬영했다.
봉화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에서 장비를 정리하고 있는 대원들.
봉화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에서 장비를 정리하고 있는 대원들.

대원들은 백패킹 경험이 풍부해 보였고 식단은 간결했다. 각자 최소한의 경량화된 장비와 잘 계획된 식량으로 남거나 버려짐이 없는 듯했다. 덕분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물론 우리가 떠난 뒤에 흔적 또한 남지 않았다. 텐트 역시 작고 견고하며 아담했다. 훈련된 듯 야영생활은 절도 있고 활기찼다. 나이를 잊은 산악인 유학재씨의 비박도 인상적이었다.


공기주입식 보트로 소양호 탐사

다음날 오전 트레킹을 마치고 팩래프팅을 시작했다. 저수량 29억 톤, 면적 1,608ha의 수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소양호는 무겁고 정갈했다.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저어가는 패들(배를 젓는 노)의 느낌이 색달랐다. 소양호를 뒤로 밀어 내며 도착지를 향해 전진했다. 좌우로는 멋진 산들과 경첩되며 이어지는 스카이라인이 정겹다. 청명한 수면 위에서 호흡하는 공기는 참으로 신선했다. 또한 물 위에서 보는 경관은 차창으로 등산로에서 볼 수 없는 신비함이 있었다. 우리는 아름답고 거대한 소양호의 일부가 되었다.


바다 같은 호수에서 5명의 지원자와 2명의 진행요원, 2명의 안전요원이 휴대용 보트로 계획된 모험을 진행했다. 지금껏 누구도 해본 적 없는 도전이었다. 젓고 또 저으며 목적지를 향해 무심하게 패들링을 반복했다. 역시 무동력 레포츠는 체력이 필수다. 안전요원의 배는 스피드를 낼 수 있지만, 대원들과 진행요원의 휴대용 공기 주입식 보트는 현저히 속도가 떨어졌다. 가끔씩 배 안으로 차오르는 물을 퍼내고 간단한 행동식도 즐기며 호수 탐사를 진행했다.

봉화산 오름길에서 만난 야생화.
봉화산 오름길에서 만난 야생화.
양구 봉화산 능선길.
양구 봉화산 능선길.

팩래프팅을 시작한 지 2시간쯤 지나자 바람이 불어오며 수면이 거칠어졌다. 목표지점을 우회해 사전에 계획된 탈출지점인 추곡낚시터로 향했다. 안전을 위함이었다. 바람이 심해 파도가 높아지며 보트에 물이 쉽게 차올랐다. 배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대원들은 급격히 지쳐갔다.


이번 도전은 구성된 관광상품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누구도 추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향한 의지를 보여 준 신선한 기획이었다. 편안함을 거부하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즐기며 경험하기 위함이었다. ‘산길은 걷고, 뱃길은 패들을 저어서 간다’는 원칙과 목표 또한 분명하고 신선했다.


행사를 마치며 돌아오는 길에 캐나다 로키국립공원관리소 친구에게 들었던 그들의 철학이 생각났다. 그들은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도시에 영향이 없다면 산불도 끄려고 하지 않았다. 산불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팩래프팅을 통해 우리도 자연이 되었다.

공기 주입식 보트를 이용한 팩래프팅.
공기 주입식 보트를 이용한 팩래프팅.

누가 나에게
산을 아느냐고 묻는다.

모른다고 했다.

세상에
산을 아는 사람 있기나 할까?

그런 사람 있다 해도
그 사람이 아는 산
그 사람만의 산일 뿐이지.

- 산악시인 김원식 옹의 ‘누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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