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글 /용혜원
'좋은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박과 자유 /로버트 프로스트 (0) | 2011.12.19 |
---|---|
세월이 나에게 말합니다 (0) | 2011.12.12 |
잊혀진 눈물 (0) | 2011.11.14 |
내 목숨꽃 지는 날까지 / 용혜원 (0) | 2011.11.11 |
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0) | 2011.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