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에이즈도, 아토피도 아닌 이유 없는 분홍 반점 뭘까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img_dir/2009/01/23/2009012300410_0.jpg)
고등학생 C양은 일주일 전 샤워를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유난히 등이 가렵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분홍색 반점이 군데군데 돋아있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찾은 C양은 “목 부분이 가려워서 추워도 목도리를 못한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셔츠 깃을 내려 목 부분을 드러낸 그는 “아토피성 피부염인 것 같다”면서 “등에 처음 반점이 생겼는데, 아무리 약을 발라도 낫지 않더니 목에도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속상한 것은 친구들이 “에이즈가 아니냐”면서 놀린다는 겁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생긴 분홍색 반점, 과연 무엇일까요?
C양은 아토피성 피부염이라고 판단했지만 사실 ‘장미색 비강진(pityriasis rosea)’ 때문에 반점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급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동전 모양의 분홍색 반점이 생기면서 살비듬과 각질이 나타납니다. 1~2주일 후 몸통에 발진이 돋아나지만 대개 4~10주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집니다. 이 질환은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폭넓게 나타나며 특히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점이 주로 몸통에 생깁니다. 하지만 경과에 따라 팔다리나 등·배, 목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반점의 크기는 다양하며 몸통을 중심으로 팔다리로 퍼져나갑니다. 다행히도 얼굴이나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 손·발바닥에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어린 아이들은 흔히 얼굴에 장미색 비강진이 나타납니다. 특히 몇몇 환자들은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 앞서 머리가 아프거나 식욕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하면 관절통이나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증상이 나아지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가려움증을 줄이기 위해 의사의 처방을 받아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광선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후에 색소침착이 남을 수도 있으니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다음 결정하세요.
‘장미색 비강진’에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는 옷을 선택할 때도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소재는 피해야 합니다. 땀을 충분히 흡수하고 자극이 거의 없는 면 소재가 적합하지요. 장미색 비강진은 전염되지도 않고, 관리만 잘하면 상처 없이 낫는 질병이니까 분홍색 반점이 온몸에 나타났다고 해서 너무 놀라지는 마세요. 하지만 환자 스스로 성급하게 판단해서 잘못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치료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바로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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