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여행지는 덤, 스키타러 남쪽으로 고고씽~
본격적인 겨울이다. 계절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12월은 분명 겨울의 시작이다. 시베리아에서 출발한 겨울은 중부지방을 넘어 남녘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한반도의 등줄기를 형성하는 태백산맥을 따라 빠른 속도로 남하하고 있다. 영남지방 끝자락인 경남 양산도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다.
겨울이면 양산이 주목받는 것은 우리나라 최남단 스키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영남지방에 스키리조트가 들어섰다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인데 규모도 수준급이다. 게다가 인근에는 3보사찰 가운데 하나인 통도사가 있어 멋진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한반도 최남단 스키장 에덴밸리리조트
겨울에도 웬만해선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는 영남지방에 스키장이 들어섰다는 것이 의외였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느낌은 오히려 “왜 이제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4일 개장을 목표로 제설작업이 한창인 슬로프 정상에 서자 옷섶을 파고드는 한기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도를 펴고 위치를 확인하자 이같은 생각은 확실해졌다. 태백산맥 줄기의 끝자락,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1240m)·천성산(922m)과 이어지는 신불산(1209m) 능선 해발 800m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슬로프는 모두 북쪽을 향해 있어 12월부터 2월까지 평균 기온이 영하 5도를 유지할 만큼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는 244만㎡(약 74만 평)의 부지에 골프장과 스키장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이중 스키장은 1.5㎞에 이르는 슬로프를 포함해 7개 면에 총 연장 6㎞ 길이를 갖춰 규모면에서 수도권 스키장과 비슷하다. 특히 두 번째 맞는 올 시즌에는 6인승 초고속 리프트 1기가 추가로 운행될 예정이어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슬로프는 최대 40도의 경사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초·중급자에 적당해 보였다. 상급자 코스의 출발 지점만 경사가 심했을 뿐 나머지는 완만한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탓이다.
김혁수 스키사업부 본부장은 “영남지방은 눈을 보기 어렵다. 또한 에덴밸리리조트가 오픈하기 전까지 스키장을 찾으려면 가까이는 무주리조트, 아니면 멀리 강원도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이로 인해 인근 스키어나 스노보더 가운데 실력자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초·중급자가 대부분이다. 굳이 슬로프의 경사를 높이기 위해 산을 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에덴밸리리조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이한 경험이 하나 있다. 기다리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베이스에서 슬로프 정상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것이다. 특히 바람이 많은 날은 리프트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는 것이 리조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지대찰 불지종가’ 통도사
해인사·송광사와 더불어 한국 3대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법보사찰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국내 사찰 가운데 가장 많은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가람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일년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통도사에 들어서면 이런 이유를 가슴에 새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금새 느낄 수 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초겨울의 운치를 느끼다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국보이고 보물이 되는 까닭이다. 대표적 풍경이 일주문까지 이르는 약 1㎞의 산책로이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 양편으로 수십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멋진 사색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길이 끝나는 곳에 1580년 중건한 일주문이 서 있다. 영취산통도사라 쓰인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작품이다. 양편 기둥에 ‘국지대찰 불지종가’라 쓰인 글귀가 들어온다. 나라의 큰 사찰이자 으뜸가는 사찰이란 뜻이다.
통도사는 본전인 대웅전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다. 바로 뒤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어서다. 계단이란 계를 수여하는 의식이 행해지는 장소란 뜻으로 통도사 창건의 근본 정신도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에 있다.
절의 이름을 해석하면 ‘법도가 통하는 가람’이다. 절이 들어선 영축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과 통한다,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 등의 의미로 통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느긋하게 경내를 한 바퀴 도는 데만도 한 시간 이상 소요될 만큼 규모도 크다. 일주문을 나서는 순간 법도가 통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국보이고 보물이었는지 등은 알 수 없지만 ‘국지대찰, 불지종가’라는 글귀는 오랜 세월 머리에 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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