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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과민성 장 증후군

by 白馬 2008. 11. 21.

과민성 장 증후군

 

과민성 장 증후군(Irritable Colon Syndrome)이란?
과민성 장 증후군은 궤양성 대장염, 대장암, 크론씨 병 같은 특별한 장질환이 없는데도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소화관의 운동성 장애를 일컫는다.

 

증상
복통과 함께 설사, 변비, 또는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것이 주된 증상이지만 이들 증상과 더불어 복통과 함께 잦은 배변을 동반하며, 가스를 동반한 복부 팽만이 나타나고, 변을 볼 때 힘이 많이 들거나 대변을 보고 나도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있는 경우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이 질환은 장운동을 검사하더라도 원인을 한 가지로 설명하지 못하고 복합 적이어서 증후군이란 진단명을 쓰고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은 아랫배가 아프고 배변 습관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변을 보고 나면 사라진다. 점액질의 변, 복부 팽만이나 잦은 트림, 방귀, 전신피로, 두통, 불면, 어깨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이런 증상이 몇 개월에서 몇 년씩 계속되더라도 몸 상태에 이상은 없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간혹 다른 질병을 대장성 장 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슷한 증상이 있을 경우 과민성 장 증후군인지 혹은 다른 병으로 인한 증상인지를 꼭 감별해 두어야 한다. 간혹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십이지장궤양이나 담석증과 같은 병을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오진하였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복통, 설사 등의 증상과 함께 37.5° 이상의 미열이 있으면 장결핵이나 궤양성 대장염 또는 종양 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 60세 이상의 노인에게 이런 증상이 3~4개월 이상 지속되면 장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검사를 통해 질병을 감별해 두도록 한다.


원인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갖고 있는데,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원인으로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공황 장애와 같은 불안 장애, 주요 우울 장애, 신체화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치료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 등교나 시험공부 같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복통이나 설사를 앓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히 설득해서 심리적인 긴장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아침식사 후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중요하며, 산보나 체조 등 적당한 운동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섬유소는 장의 운동과 배변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채소나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 한다. 그러나 탄산음료, 담배, 껌, 고지방 식사, 유제품, 빠른 식사 습관 등은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해야 한다. 한편 복통이 심한 경우에는 장의 운동을 억제하는 항경련제를 사용하며,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지사제를 쓰기도 한다.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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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픈데 정신과를 가라고?

30대 A양은 20대부터 발병한 반복되는 복통과 복부팽만감 그리고 설사에 시달려 왔다. 이러한 고통은 화장실에 가면 다소 경감되었지만 반복적으로 A양을 괴롭혔다. 이로 인해 직장생활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는 발표 중에 또 복통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심한 압박감을 느껴 아예 일을 포기해버리는 일도 적지 않게 생겼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었고 불면증도 경험하면서 최근 2년간은 직업을 갖지 못한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분명히 소화기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여러 병원에서 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하였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과민성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들었지만 다른 병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꾀병으로 보는 주위의 시선이 괴로웠고 내과계열 약물치료로 약간의 호전은 있었지만 증상은 반복되는 상태였다.

 

최근 A양은 대학병원 소화기내과를 방문하여 과민성장증후군이라는 말과 함께 스트레스도 관련이 있으니 정신과 진료도 병행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하나 하는 생각에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 상태이다.

배가 아픈데 왜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가?

요즘 정신과 외래에서 A양과 같은 환자를 흔히 볼 수 있다. 배가 아픈데 웬 정신과냐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기능성 소화기장애의 일종으로 하나의 검사로 확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은 복부불편감이나 통증이 배변과 관련되거나 배변 습관의 변화 또는 비정상배변(설사, 변비)등의 증상이 3개월 동안 한 달에 3일 이상 존재하는 경우에 진단된다. 죽을병도 아니며 절대 꾀병도 아니지만 주관적 고통은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과민성 장증후군은 내과 질환으로 대개 내과에서의 치료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면서 심한 기능의 장애, 우울증, 건강염려증 등이 동반되면 내과 진료와 함께 정신과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원인은 감염, 유전 등 생물학적인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통증의 역치가 일반인보다 낮은 것에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와 불안은 자율신경계를 흥분시켜 과민성 증상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2000년대 이후에 발표된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료 지침에서는 예외 없이 이런 경우 정신과적 자문 또는 정신과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대체로 증상의 악화와 호전에는 스트레스가 관여하는 데 환자 입장에선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과 통증 자체도 충분한 스트레스일 수 있다. 최근에 개발된 항우울제는 우울증에 쓰이는 용량의 보통 절반 이하에서 과민성 장증후군의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가 동반되는 환자의 경우 이를 치료하면 과민성 증상도 상당 수준 감소할 수 있다. A양처럼 발표 때 또 증상이 생겨  발표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 이런 생각을 파국적 사고라고 하는데 이러한 생각은 발표 시 불안을 증가시켜 과민성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역기능적 사고를 변화시키는 인지치료가 도움이 된다.

실제 A양의 경우 소량의 항우울제와 인지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여 다시 일을 시작한 상태이다. 처음에는 싫었지만 차분히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고 설명해 준 소화기내과 주치의에게 고마웠다고 말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유병률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일수록 높아지므로 이러한 고통을 겪는 환자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정신과의 문턱을 높게 여겨 치료 가능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이다.

좀 더 수준 높은 진료를 위해 주치의인 내과와 정신과의 협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러한 환자들의 남모를 고통을 경감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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