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길, 낭만적인 가을 휴가가 되다
고속도로 휴게소 총점검 -경치 좋은 휴게소
■ 일출은 여기서―동해휴게소·옥계휴게소
일출이 여기만큼 멋진 휴게소는 없다.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와 옥계휴게소. 전국에서 일출을 보겠다고 몰려오는 정동진이 바로 옆이다. 동해휴게소(동해방향)는 높은 언덕 위에 넓은 전망대가 있다. 망상해수욕장이 바로 아래다. 휴게소와 해수욕장 사이를 철로와 고속도로가 가른다. 인파에 시달려야 하는 정동진과 달리 한적하고 조용해서 차분하게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벽돌로 지은 아담한 휴게소 건물이 고풍스럽다. 전망대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벤치 10여 개가 놓여있다.
동해휴게소 건물이 '빈티지'라면 옥계휴게소(속초방향)는 현대 조각이다. 2005년 '한국건축문화대상' 특선을 수상한 휴게소 건물은 날아오를 듯 날렵하다. 노출 콘크리트와 티타늄 등으로 건물 외관을 무채색으로 구성했다. '튀지' 않는 겉모습이 아름다운 풍광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풍경을 가로막지 않고 감상하도록 휴게소 건물은 가능한 한 벽으로 채우지 않고 비웠다. 휴게소 뒷면은 툭 터진 공간으로 만들었다. 옥계휴게소는 동해휴게소보다 바다에 붙어있다. 그래서인지 동해휴게소에서 감상하는 일출이 해수욕장과 소나무, 기찻길, 도로가 어우러져 아기자기하다면, 옥계휴게소 뒤쪽 전망대에서의 일출은 거칠 것 없이 호방하다. 전망대 아래로 언덕이 절벽처럼 바다로 뚝 떨어진다. 아래로 방파제가 보인다. 휴게소 안에서도 풍광을 최대한 즐기도록 건물 뒷면은 통유리로 마감했다. 2층 화장실은 '필수 답사 코스'. 건물 옥상에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망상해수욕장이 멋지다. 왼쪽 시멘트공장은 썩 아름답지 않다.
- ▲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 전망대 솟대 너머로 해가 뜬다.
- ▲ 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의 아침
- ▲ 노출콘크리트 같은 무채색 소재로 지은 옥계휴게소가 해돋이 풍경 속으로 자연스레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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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옆으로 물·모래·자갈·대리석으로 조경한 공간도 볼 만하다. 바다와 모래사장, 자갈밭을 기하학적으로 해석했다. '테마박물관'은 테마가 명확하지 않다. 새·표범·늑대·호랑이 박제와 화석 따위가 1층과 2층에 전시돼 있다. 무료. 해 뜨는 시간이 휴게소 안내센터에 매일 게시된다.
■ 오렌지 빛 일몰―행담도휴게소
서해대교 중간에 위치한 휴게소. '오션파크 리조트 휴게소'라고도 불린다. 고대신전 건축양식을 본떠 2층 건물을 지었다. 휴게소 2층 난간에 올라서면 서해대교 너머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몰을 보기 쉬운 위치는 아니지만, 안개가 너무 심하지 않다면 저녁 무렵에 오렌지 빛 바다를 볼 수 있다. 휴게소 뒤편에 위치한 '서해대교 홍보관'엔 서해대교를 짓기까지의 과정을 각종 영상과 사진으로 설명해 놓았는데, 한 번 둘러보고 난 감상을 써서 내면 휴대용 밀폐용기 '락앤락'이나 이동식 휴대전화 충전기를 선물로 준다.
■ 갤러리 같은 휴게소―덕평자연휴게소
나무와 유리가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 눈길을 끄는 휴게소. 고속도로 휴게소라기보단 카페나 갤러리 건물 같은 느낌이다. 건물 뒤편엔 커다란 인공연못을 끌어들인 '중앙정원'을 조성해 놓았다. 연못 주변엔 깔끔한 나무데크로 산책로를 만들고, 아기자기한 구름다리와 물레방아, 작은 꽃밭과 풀밭까지 있어 온 가족이 나들이를 떠나는 길에 잠시 쉬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앙정원 한쪽엔 햇살 잘 드는 통유리창 건물로 지어진 이탈리아 파스타식당 '델 파스타'와 한식당 '풍경마루'가 있어 데이트 장소로 활용해도 좋다. 허브로 만든 천연 화장품·비누를 파는 '아로마&허브', 이천 도자기를 전시·판매하는 '이천도자기관'도 있다. 아기를 데리고 나온 가족을 위해 유모차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두 평 남짓한 모유수유실엔 전자레인지와 아기용 간이침대를 갖춰놓았다.
■ 일렁이는 논 너머 푸른 바다-대천휴게소
서해안고속도로 대천휴게소(목포방향)에 위치한 '전망대'는 '야외 쉼터'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법하다. 직원들에게 "일몰 전망대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자 다들 고개를 기웃거리더니 "저기 야외에 나가면 바다가 보이는 것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대답했다. '전망대'치곤 머쓱하게 낮은 위치에 있는 야외쉼터지만, 날씨 좋은 날 이곳에 서면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논·밭 너머 멀리 푸른 서해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화분과 야외 테이블을 갖춰놓아, 하늘을 보면서 한숨 돌리고 가기도 좋다.
LPG 충전소 뒤편에 그네와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가 있고 나무 계단을 따라 산책로가 있다. 장시간 운전에 뻐근해진 몸을 풀고 가볍게 산책하기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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