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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백, 그 낭만의 능선서 가을을 느낀다

by 白馬 2008. 8. 28.

태백, 그 낭만의 능선서 가을을 느낀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드는 신선한한 바람이 가을을 예고한다.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언제였던가 싶을 만큼 자연은 이미 환절기에 접어들었다. 8월 하순, 바캉스 시즌이 지난 이즈음은 호젓한 여정을 맛볼 수 있어 매력 있다. 해발 600~700m의 강원도 태백은 늦여름 '쿨 기행'을 떠나기에 최적지이다. 마음부터가 여유로워서 일까.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광도 정겹기만 하다. 따사로운 늦여름 햇살 아래 경사진 밭두덕, 논다랭이에서는 수확을 앞둔 고추며, 배추, 콩과 벼가 여물어 가고 있다.

이맘때 태백에서는 보기 드문 전경 두 가지를 만날 수 있다. 광활한 해바라기 밭과 고랭지 배추밭이 그것이다. 강원도 산촌 속에 펼쳐지는 낭만의 능선은 가히 장관이다. 노란 꽃물결로 넘실대는 수만 평의 해바라기 밭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또 꽃 멀미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마주치는 또 하나의 풍광. 해발 1305m 산봉우리 일대에 펼쳐진 연초록 배추밭은 고원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아낸다.

 

구와우 마을 '해바라기밭'
해발 850m 5만평 '고원자생식물원'
들풀-들꽃 어울려 오지 느낌 그대로

 

흔히들 '해바라기' 하면 떠오르는 게 '빈센트 반 고흐'와 영화 '해바라기'이다.

세계 최고의 명화로 꼽히는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는 '태양과 생명에 대한 예찬'이 잘 담겨 있다. 5만평의 구릉에 해바라기꽃이 만발한 구와우마을 산자락은 지금 온통 고흐가 사랑했던 그 눈부신 노랑으로 출렁인다.

 

▲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태백 고원자생식물원' 해바라기 밭.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 백두대간에서 낙동 정맥을 가르는 삼수령(피재) 아래. 주변의 지세가 '아홉 마리의 소가 누운 형상'과 같다 해서 '구 와우 마을'로 불리는 해발 850m의 산구릉 5만여 평 벌판에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원장 김남표)'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영화 '해바라기'속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해바라기 밭을 옮겨 놓기라도 한 듯,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이다.

 

전체 12만 평의 식물원 중 해바라기꽃밭은 아래쪽의 2만평과 위쪽의 3만평 군락 등 2곳. 벌개미취, 코스모스 등이 피어오른 식물원은 벌써부터 가을 느낌이 물신 풍긴다.

 

식물원을 한바퀴 둘러보는 관람로로 접어드니 눈앞에 2만여 평 규모의 해바라기 밭이 펼쳐진다. 숲길을 따라 언덕 위로 오르면 더 멋진 장관이 펼쳐진다. 들풀과 들꽃이 제 멋대로 자라난 숲길은 강원도 오지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손을 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이 식물원의 컨셉트이다.

 

숲길을 빠져나오자 3만여평의 해바라기 밭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전망 포인트. 원두막이 나선다. 마침 일기불순으로 찾아든 먹구름이 해바라기 밭에 잠시 머물며 시원스레 빗줄기를 쏟아 붓는다. 비를 머금은 노란 해바라기를 부드럽게 감싸는 운무…. 맑은 날에는 느껴 볼 수 없는 또 다른 감흥이다.

 

궂은비에 아랑곳 않고 해바라기 밭 산책로를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얼굴엔 해바라기만한 웃음이 한 가득이고, 좁다란 꽃길을 따라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도 동화 속 주인공처럼 멋진 풍경을 그려 낸다.

 

이곳에서는 해바라기 말고도 사라져 가는 우리 꽃 30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연보랏빛 배초향, 연 붉은빛의 홑왕원추리, 보랏빛 꽃창포 등 탐방로 변의 여름 꽃들이 저마다 화려한 색조와 세련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해바라기-야생화 탐방로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오는 30일까지 펼쳐지는 해바라기 축제 기간 중 사진전-그림전-야생화 및 분경 전시, 목각 체험 등의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033)553-9707

 

매봉 고랭지 채소밭
해발 1305m…전국 최고 높이의 밭
40여만평 대지 연간 600만포기 생산

 

태백에서 정선 쪽으로 넘어 가는 길에 만나는 싸리재에서는 흔치 않은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 맞은 편 산정 부근에 펼쳐진 연초록의 민둥산이 볼거리이다.

 

▲ 물기 머금은 매봉 고랭지 채소밭. 청량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주변 산지는 진초록 숲을 이룬 것과는 달리 산릉 허리 부위가 연한 초록색 배추밭이다. '저렇게 높은 곳에 밭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해발 1305m) 밭이자 맛좋은 배추가 난다는 매봉 고랭지 채소밭이다. 매봉 고랭지 채소밭의 배추 맛이 유독 좋은 것은 물 빠짐이 좋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다.

 

매봉산 북-동-서사면에 자리한 40여만평 규모의 배추밭에서는 연간 600만 포기가 넘는 배추가 생산 되고 있다.

 

이 매봉산 채소밭은 지난 1962년 한미재단에서 화전민 정착촌 사업의 일환으로 개간을 시작한 게 유래다. 62년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해서 65년에 30만 평쯤 개간을 마친 이곳에 입주한 농가들이 콩과 옥수수 등을 심었지만 수확이 신통치 않아 69년부터 배추를 심었던 것이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유명 배추산지가 됐다.

 

▲ 태백에는 요즘 초가을을 알리는 벌개미취가 만발했다.

 

고랭지 배추 농사는 6월부터 시작된다. 6월에 파종해 8월까지 출하 한다. 하지만 매봉산은 10월이면 기온이 크게 낮아져 일년에 한 번 재배로 끝이 난다.

고랭지 채소밭 위에는 하얀 풍력 발전기가 돌고 있어 맑은 날이면 초록의 대지와 하얀 발전기가 시원스런 색감 조화를 이뤄 이국적 풍광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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