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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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바다의 낭만과 함께하는 충무공의 숨결
통영은 바다의 낭만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도시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수사는 외면으로 드러난 통영항의 아름다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통영은 청마 유치환과 소설가 박경리 등 여러 예술가를 키워낸 내실함을 품은 고장이다. 역사적으로 통영은 이 충무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삼도수군사령부 통제영이 앞바다의 한산도에 들어서며 위태롭던 민족의 운명은 비로소 살아났다. 모든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충무공의 전설이 이곳에 남아 있다.
통영으로 들어서면 일단 바다부터 보고 갈 일이다. 호주 시드니와도 비교되는 미항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높은 곳이 좋다. 통영항 인근의 동호동 남망산 언덕에는 1997년 완공된 국제조각공원이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통영 조망이 일품이다. 야경도 좋아 관광객은 물론 통영시민들도 자주 찾는다. 이곳에는 세계 유명 조각가 15인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공원 뒤의 시민문화회관에 공연이 있을 때는 교통이 혼잡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 ▲ 산양읍 해안도로에서 본 한려수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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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시내 명정동에 자리한 충열사는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임진왜란이 끝난 7년 후인 선조 39년(1606년) 통제사 이운룡(李雲龍)이 왕명을 받아 건립했다. 현재 충무공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비롯해 동서제, 경충제, 숭무당, 비각 등 22동의 건물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에 춘추행사와 4월28일 탄신기념제, 순국의 기신제(음력 11월19일), 한산대첩 기념행사 등의 치르고 있다.
충렬사 내의 전시관에 보관되고 있는 충렬사명조팔사품(忠烈祠明朝八賜品·보물 제440호)은 반드시 관람해야할 유물이다. 도독인(都督印), 영패(令牌), 귀도(鬼刀), 참도(斬刀), 독전기(督戰旗), 홍소령기(紅小令旗), 남소령기(藍小令旗), 곡나팔(曲喇叭)로 구성된 팔사품은 명나라 신종(神宗)이 이 충무공의 전공을 높이 기려 보낸 군의장물(軍儀仗物)이다.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둘러볼 만한 곳이 통영시 정량동에 자리한 청마문학관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1967)의 문학세계를 조용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전시장에는 청마의 생애를 연도별로 정리한 ‘청마의 생애’, 시대별 작품과 대표작을 소개한 ‘청마의 문학’, 100여 점의 유품과 350여 점의 각종 자료를 비치한 ‘청마의 발자취’ 코너로 나누어 꾸며두었다. 문학관 바로 위에는 청마의 생가를 복원해 두기도 했다.
- ▲ 통영시내와 미륵도를 잇는 통영대교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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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관광은 시내에서 빠져나와 미륵도로 넘어가며 시작된다. 먼저 올해 4월18일 운행을 시작한 통영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를 내려다보자. 미륵산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1,975m의 관광케이블카로 정상에 오르면 250개의 보석 같은 섬들로 수놓은 멋진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날씨가 좋으면 일본 대마도, 지리산 천왕봉도 볼 수 있다. 운행 초기 작동 중단으로 몇 차례 문제가 생겼지만 장기 정비를 마치고 6월17일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케이블카 승차장에서 5분 거리에 도남관광단지가 있다. 수상스키와 요트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한산도 제승당과 거제 해금강, 매물도 등지를 돌아볼 수 있다. 이곳의 마리나리조트 뒤편에는 해안을 따라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삼칭이 해안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은 수륙 마을의 통영 공설해수욕장까지 연결된다.
통영 해수욕장은 통영시 도남동과 산양읍 수륙마을에 걸쳐 있는 미륵도 내의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550m 정도로 매년 여름 통영시가 모래를 보충하고 시설을 확충해 개장하고 있다.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들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시내에서 가까워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매년 7월10일부터 8월20일까지 개장하고 비치발리볼대회와 수상쇼 등 각종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 ▲ (왼쪽부터)통영항 조망이 좋은 동호동 남망산의 국제조각공원. / 통영 마리나리조트 뒤편의 삼칭이해안로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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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리조트에서 시작된 해안도로는 수륙 마을을 지나 계속해 남쪽으로 이어진다. 해수욕장 남쪽 끝은 2006년 완공된 수륙~영운 간 자전거 전용 해안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곳에서 출발해 왕복하면 8km의 주행이 가능하다. 도로 시작지점에 통영하이킹(www.tyhiking.com)이라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1시간에 2,000원(1인용)~4,000원(2인용)을 지불하면 자전거를 빌려 바닷길을 달리는 상쾌함을 경험할 수 있다.
도남동에서 수륙 마을을 지나 도로를 따르면 전형적인 미륵도의 해안 풍광이 펼쳐진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적당한 오르내림을 만들며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영운리와 신전리를 거쳐 고개를 하나를 넘어서면 왼쪽으로 통영수산과학관으로 들어서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언덕을 오르면 수산업과 관련된 테마로 구성된 전시관인 통영수산과학관이 나타난다.
미륵도 남단에 자리한 이 전시관은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유난히 눈길을 끄는 멋진 디자인의 2층 건물에 바다와 수산업에 관련된 전시물이 가득하다. 1층에는 항해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영상기기와 수산자원 이용에 대한 주제의 전시물 등이 있다. 2층에는 영상실과 해산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 조력·파력 발생 체험코너 등을 배치했다. 전시관의 전망대 테라스는 미륵도 일대의 수려한 경관을 굽어볼 수 있는 멋진 조망처다. 저도와 학림도 등 통영 앞바다의 아기자기한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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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서쪽으로 보이는 툭 튀어나온 언덕배기는 통영에서 일몰이 가장 좋다는 달아공원이다. 통영수산과학관에서 산양읍 방향으로 5분쯤 가면 고갯마루에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차를 세우고 완만한 오솔길을 5분쯤 오르면 바다 조망이 좋다는 관해정(觀海亭)이 나온다. 정자를 지나쳐 조금 더 나아가면 한려수도의 많은 섬들이 한눈에 드는 전망장소가 나온다. 한 쪽에 설치된 대형지도를 살펴보며 섬 이름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달아공원에서 빠져나와 해안도로를 따르면 산양읍을 거쳐 다시 통영시내로 들어가는 통영대교와 만난다. 미륵도는 항구인 통영과 바다를 이어주는 보석 같은 곳이다. 배를 타지 않고도 한려수도의 섬 풍광을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한 해양레저까지 즐길 수 있는 섬이다. 미륵도 일주는 통영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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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 ▲ 미륵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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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케이블카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7시(4~8월)까지 운행한다. 여름철에는 통영항의 야경도 좋은 볼거리다. 매월 2, 4주차 월요일에는 정기 휴일로 운행하지 않는다. 강풍이 불 경우 운행하지 않을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문의한 뒤 찾아가도록 한다. 매표는 운행 종료 2~3시간 전에 마감될 수도 있다. 요금은 대인 8,000원(왕복)/6,000원(편도), 소인 4,500원(왕복)/4,000원(편도). 전화 055-649-3804~5.
- ▲ 충무공의 위패를 봉안한 통영 충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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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충렬사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통영시 명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뒤편에 대형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는 여행객도 쉽게 관람할 수 있다. 충렬사 명조팔사품(보물 제440호)이 이곳의 전시관에 보관되고 있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주차료는 따로 1,000원을 받는다. 전화 055-645-3229.
해저터널 통영반도와 미륵도 사이의 ‘판데목’ 해협을 지하로 왕래하는 해저터널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옛날에 이곳은 큰 배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모래가 많이 쌓였던 곳인데, 1927년 5월에 공사를 시작해 5년 6개월만인 1932년 12월 해협을 넓히고 그 밑을 파내어 길이 461m, 너비 5m, 높이 3.5m의 콘크리트 터널을 만들었다. 이 터널은 차량 통행이 가능했으나 충무교가 완공된 후에는 도보로만 통행할 수 있다.
- ▲ 통영수산과학관 내부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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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수산과학관 미륵도 남단 달아공원 인근에 자리한 전시관으로 경치가 수려하다. 통영 수산업의 위상과 해양도시 통영의 역사와 현주소를 살필 수 있는 장소다. 입장료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관람시간은 연중 09:00~18:00. 주차료(50대 수용)는 무료. 공휴일 다음날과 1월2일, 구정, 추석 연휴 기간에는 휴관한다. 전화 055-646-5704.
- ▲ 청마문학관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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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문학관 통영시 정량동에 자리한 청마문학관은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1967)의 문학세계를 기리고자 세운 문학관이다. 먼저 전시장 도입부엔 청마를 비롯한 통영 출신 유명 예술인들의 예술혼을 접할 수 있도록 했고, 청마의 생애를 연도별로 정리한 ‘청마의 생애’, 시대별 작품 경향과 그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청마의 문학’, 100여 점의 유품과 350여 점의 각종 자료를 비치한 ‘청마의 발자취’ 코너와 시를 감상하는 코너로 꾸며 놓았다.
관람시간은 동절기(11월~2월 말)는 09:00~17:00, 다른 계절엔 09:00~18:00. 입장·주차료 무료. 전화 055-640-5358.
충무김밥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흔한 것이 김밥이지만 통영에서는 별미다. 충무김밥은 김밥에 반찬을 섞지 않는다. 맨밥만 김에 말았고 반찬은 따로 주는데, 덕분에 후텁지근한 바다 날씨에도 김밥이 쉬지 않는다. 반찬도 바닷가답게 양념에 무친 갑오징어나 오징어, 그리고 젓갈을 듬뿍 넣어서 담근 무김치를 위주다. 중앙시장 큰길과 여객선터미널 앞 서호시장 큰길에 김밥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뚱보할매김밥(055-645-2619), 한일김밥(055-645-2647) 등이 유명하다.
- ▲ 멍게유곽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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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비빔밥 잘게 다진 멍게를 김과 야채를 약간 넣고 뜨거운 밥에 비벼 먹는다. 멍게 특유의 향이 독특하다. 몇 해 전부터 식당의 메뉴로 등장하더니 이제 통영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 자리매김 한 형국이다. 식당가를 돌아보면 많은 집이 멍게비빔밥을 메뉴판에 올려놓고 있다. 통영은 멍게의 대표적인 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80%를 이곳에서 출하하고 있다. 항남동의 통영맛집(055-641-0109)은 멍게와 유곽을 넣어 더욱 감칠맛이 난다. 유곽은 통영 전통음식으로 개조개를 갖은 양념과 함께 잘게 다져 구워낸 것이다.
교통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수도권에서 4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은 전국의 대도시에서 고속·직행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서울→통영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16회 운행(09:30~23:30), 5시간 소요. 요금 20,000원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일 14회 운행(07:10~24:30), 5시간 소요. 요금 일반 18,700원, 우등 27,800원, 심야우등 30,600원.
대전→통영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8회 운행(07:30, 09:10, 10:40, 12:20, 14:10, 15:50, 17:20, 19:00), 3시간 소요, 요금 14,600원.
진주→통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5분 간격으로 수시 운행(06:00~20:55). 1시간20분 소요. 요금 6,100원.
통영 시외버스터미널 055-644-0017~8
벽방산 산행을 하려면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시내버스정류장에서 30여 분 간격으로 매일 20여 회(05:00~20:55) 운행하는 64번, 65번 시내버스를 탄다. 벽방초교 앞에서 하차. 통영에서 30분 소요. 정류장에서 안정사 주차장까지는 도보 15분 거리.
숙박
관광지 통영은 숙박시설이 부족하고 가격도 높은 편이라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방 잡기가 쉽지 않다. 모텔이나 장급 여관은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그리고 통영항을 끼고 있는 중앙동·항남동·동호동 등 시내에 많이 밀집해 있다.
미륵도 도남동 부근에도 리조트나 호텔, 펜션 등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다. 파도소리펜션(055-641-7755), 충무마리나펜션(055-648-8000) 등이 도남동에 위치했다. 미륵도에는 펜션과 민박집이 다수 산재해 있다. 자세한 정보는 통영시 문화관광 홈페이지(www.utour.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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