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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천일염이 정말 좋을까?

by 白馬 2007. 12. 19.

프랑스·미국·일본 소금 인기라는데… 천일염이 정말 좋을까?

 

천일염이 뜨는 이유

미네랄 풍부, 음식 맛도 좋게 해 ‘

명품 천일염’도 과잉섭취 해로워

 

서울 서초동 이신영(45)씨는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을 갈 때 미리 소금을 챙겨간다. 생선 코너에서 간을 할 때 쓰는 소금을 믿을 수 없어서다. 생선을 고른 뒤 직원에게 가져간 소금을 건네주고, 그것으로 간을 해달라고 한다.

이씨는 “중국산 소금을 쓰는 것 같은데, 그 소금으로 간을 한 생선은 곧 흐물흐물해지고 제 맛도 안 난다. 내가 가져간 소금으로 간을 한 생선이 더 맛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집에서 먹는 소금은 영국산 ‘몰튼 씨 솔트’란 천일염으로 백화점 수입 코너에서 100g에 4400원 정도에 팔린다. 국산 일반 소금은 100g에 200~1000원 정도. 이씨는 “중국산이 국산 소금으로 둔갑해 팔리기도 한다는 뉴스를 보고 수입 천일염을 먹는다”고 말했다.

▲ 서울의 한 백화점 수입 소금코너에서 고객이 소금을 고르고 있다.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수입된 천일염이 ‘귀족 소금’ 등으로 불리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소금 코너에서는 29종의 수입 소금이 판매 중이며, 이 중 13개가 천일염이다. 요즘 속속 생기고 있는 유기농 식품 판매점에서도 수입 천일염이 팔리고 있다.

특히 프랑스 게랑드 지방에서 생산된 ‘트레저 셀 그리스(Le Tresor Sel Gris)’란 천일염은 100g에 8230원의 고가임에도 불구, 진열되자마자 금방 팔려나가 물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주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부유층 노인들이 구입한다”며 “게랑드 소금 외에도 미국산 몰튼 솔트, 일본산 완전해염(完全海鹽)과 무로토 심층수염 등이 인기”라고 귀띔했다.

수입 천일염을 찾는 이들은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음식에 넣으면 맛이 더 좋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과 김형규 교수는 “수입 천일염을 넣고 국을 끓이면 약간 단맛이 도는 게 맛이 훨씬 좋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천일염은 진짜 정제염보다 좋을까?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대 신야 히로미(新谷弘美)교수는 저서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에서 “현대인은 미네랄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좋은 물과 천일염으로 보충해야 한다.

정제염(식염)은 고혈압을 일으키지만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운 소금은 혈압을 상승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짠 맛을 내는 염화나트륨(NaCl) 비율은 정제염은 99.8%지만, 천일염은 94.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미네랄이다. 부산대 식품공학과 박건영 교수 연구에 따르면 정제염의 칼슘(Ca) 함량은 161PPM이지만 천일염은 1037PPM으로 6.4배다. 마그네슘(Mg)은 정제염이 10PPM인데 비해 천일염은 1만266PPM으로 1026배, 칼륨(K)은 4.25배, 황(S)은 226배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함경식 교수는 “쥐 실험 결과 천일염은 정제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압을 적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일염이 젓갈이나 장류, 김치 등 발효식품의 맛도 더 좋게 한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 의견은 다르다. 한국인 소금 섭취량은 하루 평균 13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기준(5g)을 훨씬 넘는다. 소금 섭취량을 줄여야 할 상황에서 천일염이 몸에 좋다고 소문나면 소금을 더 섭취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희대병원 소아과 조병수 교수는 “천일염이든 죽염이든 몸에 들어가면 마찬가지다.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낫다는 말만 듣고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장류나 젓갈 등 소금이 많이 든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며, 미네랄 성분을 따지는 것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