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군자산
군자의 기상…암봉과 벼랑으로 이루어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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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산이 있는 쌍곡계곡은 아름다운 계곡으로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들로 붐빈다. 쌍곡구곡으로 대표되는 쌍곡계곡의 아름다운 아홉 명소는 제1곡 호롱수, 제2곡 소금강, 제3곡 떡바위, 제4곡 문수암, 제5곡 쌍벽, 제6곡 용소, 제7곡 쌍곡폭포, 제8곡 선녀탕, 제9곡 장암으로 옛날부터 이름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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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 쌍곡구곡을 빚어놓은 주역은 계곡 주변의 산들이다. 이 산들 가운데 잘 알려진 산만도 군자산, 보개산, 칠보산, 남군자산, 막장봉 5개다. 이들 모두 속리산 국립공원에 영역에 있다.
쌍곡계곡 들머리, 소금강 위로 솟아있는 군자산(君子山·948m)은 쌍곡계곡 주변의 산들 가운데 가장 높고 우람하여 이 산들의 두령이며 수문장 격의 산이다. 괴산 일대에서 보면 군자산은 이름 그대로 의젓하고 군자의 기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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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군대산(軍垈山)으로 되어 있다. 옛날 삼국시대에 이 근처에서 싸움이 잦아 군대가 자주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 이름이 언제부터 무슨 연유로 군자산이라 부르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유학자들이 좋아하는 군자의 기상이어서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지 주민 중에는 비악산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한다.
쌍곡계곡에는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다는 서당말도 있고, 북쪽 율원리에는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는 원효굴도 있다.
- ▲ 철계단 위 조망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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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곡구곡의 제2곡인 소금강의 공원 관리사무소를 지나 쌍곡계곡을 건너는 쌍곡교에서 보면 바로 앞 개울가에서 천길 벼루를 이루며 솟구친 군자산이 장관이다. 또 근처에는 하늘까지 닿을 것처럼 보이는 하늘벽도 있다. 특히 소금강 오른편으로 바위골이 군자산 고스락까지 치올라 경관이 좋다. 군자산 오름길은 이 골 왼편 등성이를 타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내내 그 바위골을 내려보고 건너다보며 오르게 된다. 매우 가팔라 도중에 길고 가파른 쇠난간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군자산 산행은 아무래도 교통이 편리하고 경관이 좋은 쌍곡계곡에서 시작하여 쌍곡계곡으로 내려서는 산행이 된다. 또 이 길이 시설도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군자산 산행이 쌍곡계곡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금강서 시작, 도마골로 내려선 산행
대전 수요산악회(회장 김영헌) 일행 50여 명은 소금강에서 가까운 솔밭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수요산악회는 회원제 산악회로 매주 수요일에 대전 근교의 산에 오르고 네 번째 수요일은 먼 곳에 있는 명산을 찾는다.
- ▲ 바위등성이를 지나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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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자 계단으로 시작한 길은 하늘벽 위를 지나며 더욱더 가팔라진다. 길은 벼랑 위로 나서는가 하면 숲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높이를 더해간다. 군자산에 바위벼랑과 바위봉우리가 많지만 산행에서는 그것들을 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등성이에 노송이 많고 비탈에 숲이 우거져 있기 때문이다. 그저 숲속을 걸으며 나무 사이로 뛰어난 바위 경관을 볼 수밖에 없다. 군자산에서 조망이 좋은 곳은 철계단 위, 고스락, 그리고 도마재 위 암봉 정도다.
- ▲ 바윗길을 오르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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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7부 능선쯤 정상에서 봉우리 하나 남기고 높은 바위벼랑에 철계단이 놓여 있다. 꽤 힘들고 어려운 곳이다. 계단 위는 저절로 조망대가 된다. 동북쪽에서 동쪽을 지나 남쪽에 걸쳐 조망이 펼쳐진다. 계단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여기서 잠시 머물며 조망을 즐긴다.
계단 위로 또 한바탕 어려운 바윗길이 있다. 붙잡고 디딜 곳이 마땅치 않은데다 바위가 날카롭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지나기가 어렵다. 이 바위지대를 지나면 다시 또 하나의 봉우리로 오르게 되어 있다.
이 봉우리 시작지점에서 오른편으로 희미한 길이 갈라져 나간다. 이 우회로로 들어서면 봉우리를 오른 뒤 다시 내려서게 되는 잘록이로 곧바로 돌아가게 된다. 우회로가 6~7분 빠르다.
- ▲ 쌍곡구곡의 제2곡 소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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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잘록이에서 칼바위를 지나 오르면 군자산 표석이 서있는 고스락이다. 소금강에서 2시간쯤 걸렸다. 고스락은 그리 넓지 않으나 이 근방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고 방해물도 없기 때문에 조망이 매우 좋다. 그러나 이 날은 뿌연 연무 때문에 겨우 건너의 보개산, 칠보산, 대야산이 보일 뿐이었다.
산에서의 점심은 언제나 즐겁다.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가져온 반찬들이 가지가지이고 맛도 있는 것들이어서 저절로 반찬 전시장이 된다. 서로 맛있는 것들을 권하기도 해서 한 바탕 먹거리와 정을 나누는 때가 된다.
- ▲ 소금강 위 골짜기의 바위봉우리.
- 고스락에서 길은 세 갈래로 되어 있다. 북쪽 길로 칠성저수지쪽 율원리로 내려가는 길, 남쪽 길은 도마재를 지나 남군자산(작은 군자산)으로 가는 길, 그리고 우리가 올라온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소금강 2.5km 도마골 4.0km’ 안내판이 있다.
- ▲ [위] 도마재 앞의 바위봉우리에 선 여성회원들. [아래] 도마재 안내표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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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마재에서 도마골로 내려가기 위해 주능선을 타고 남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 길은 별 특색이 없는 평범한 길이지만 도마재로 내려서기에 앞서 있는 바위봉우리 일대는 경관도 좋고 조망도 좋다. 이 바위봉우리에서 내려서면 바로 도마재다.
도마재에는 ‘도마골 1.8km, 군자산 2.2km’ 표지판이 있다. 도마골로 내려가려면 왼편(동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이름도 도마골로 되어 있고, 보통의 경우 하산길이 개울을 따라가게 되어 있지만, 군자산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큰길로 내려설 때까지 끝내 산비탈의 너덜길이다.
그래서 도마골로 하산할 경우 두 가지 문제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첫째는 하산이 끝날 때까지 물이 없기 때문에 마실 물을 충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둘째 내려설 때까지 너덜길이라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산할 때는 이미 지쳐 다리 힘이 빠져 있는 상태여서 너덜길이 매우 불편하다. 넘어지거나 접질리거나 골절 등 다칠 위험이 많다.
도마재에서 버스가 기다리는 큰길까지 50분, 고스락에서 도마재까지 50분, 해서 총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포함 4시간30분쯤 걸렸다.
/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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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길잡이
- 고스락을 중심으로 세 갈래 길이 있지만, 칠성저수지쪽 길은 출입이 통제되고 있고 교통도 좋지 않다.
그래서 군자산 산행은 소금강(솔밭 주차장)에서 오르거나 도마골로 오를 수밖에 없는데, 도마골의 긴 너덜길과 남릉의 별 특색이 없는 긴 산등성이가 너무 지루하여 오르는 길로는 마땅치 않다.
산행시간은 소금강에서 오르는 데 2시간, 도마재로 내려가는 데 2시간을 잡으면 적당하다.
교통
드라이브 코스
괴산을 거쳐야 한다. 충주쪽에서는 수안보(충주시 살미면)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경북 방면에서는 연풍(괴산군)에서 34번 국도를 이용하여 쌍곡계곡 들머리에 간 다음 517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군자산 아래에 이른다.
괴산→쌍곡계곡
하루 4회(06:10, 08:30, 13:40, 18:40) 군내버스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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