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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달빛 고운 전통 농어촌 섬의 자태 - 자월도

by 白馬 2007. 2. 6.

달빛 고운 전통 농어촌 섬의 자태   - 자월도 -



인천 연안부두에서 남서쪽으로 54km 물길을 헤치며 쾌속선을 타고 가 닿는 섬이 자월도이다. 낮은 구릉의 포근한 섬이다. 고려 말 공민왕 후손이 이태조의 탄압을 피해 이 섬에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름달이 유난히 아름다워 자줏빛 달이란 뜻의 자월도(紫月島)이다. 특히 국사봉 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마을은 참으로 평화롭고 천혜의 어촌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세상은 변해도 후한 인심만은 그대로 물결치면서 말이다.

 

국사봉은 청소년 학습장과 가족단위 야영장이기도 한데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국사봉에 서는 멀리 인천항, 그리고 덕적도, 대소이작도, 승봉도 등 점점이 푸른 파도에 출렁이는 아름다운 섬들도 구경할 수 있다. 

 

국사봉 아래 마을 장골은 조선 초기에만 해도 100여 가구가 살던 큰 마을이었다. 한 달에 여러 번 장이 섰다 하여 그리 부르고 있는데 산중턱에는 아직도 옛날 달구지가 다니던 길의 흔적과 물물거래 하던 흔적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전통 농촌과 어촌 풍경이 어우러진 섬

 

전통적 농촌 마을을 하면서 어촌 풍경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자월도의 풀모골은 대장장이들이 농기구와 쇠붙이를 풀무질하던 곳이고, 큰 마을 초등학교 쪽에는 연자방아를 6개소나 설치하고 방아로 보리 찧던 터가 남아 있다. 달보는재는 정월 보름날에 달맞이하며 소원을 빌던 곳이다.

 

쾌속선이 닿는 선착장에 달바위가 있다. 옛날부터 배가 달 수 있는 바위라고 해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실제 ‘다슬바위’가 있는데 그 발음이 변해서 달바위로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이곳 바위가 둥글어 마치 달과 같은 모양이라 하여 그리 불렀다는 이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설득력 있어 보였다.

 

자월도는 해안지대를 낀 섬이라서 유난히 바위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안독바위는 장골해변과 큰 마을 사이 해안에 있는 바위이다. 사리 때 물이 휘어 도는 곳으로 바위모양이 안 쪽 독과 같다하여 그리 부른단다. 독바위도 있는데 안독바위 밖에 따로 떨어져 있어 큰 독과 같다하여 그리 부른단다.

 
 

아카시아 향기와 암반수 흘러내리는 해안의 여유
 

장골소공원도 볼거리인데 조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사계절 야생화들이 만발하고 해당화 집단 서식처이기도 하다. 장골해변은 아카시아나무가 병풍처럼 둘려 퍼져 있다. 아카시아의 진한 꽃향기가 갯바람에 출렁이는 늦봄에서 여름까지는 산림의 향기와 툭 트인 바다의 풍경으로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나무 향기에 취했다가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해변에 서다보면 절벽 틈 사이로 암반수가 흘러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천연수를 받아 마시며 갈증을 풀고 자연의 여유로움에 빠져보는 사색의 공간 속의 나, 바로 자기와의 대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과의 대화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그리고 물이 빠지는 시간에 갯펄로 나가 조개, 낙지, 게 등을 잡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자월도에는 해수욕장이 몇 군데 있는데 큰말해수욕장은 800m에 이르는 해변이 온통 금빛모래로 곱게 드러누워 있다. 해조음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노을이 스러지는 아름다운 황홀경에 빠져든다. 여유와 넉넉함이 곳곳에 배여 있는 평화로운 어촌 자월도. 파도가 스러지는 그 찰나에 갯바람을 파닥이며 포물선을 그어 올라가던 갈매기들의 향연도 노을이라는 배경 속에서 가 없이 이국적인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해안의 경사가 완만하고 해변마다 해산물이 많고 농업도 병행하고 있는 자월도에는 전국에서 몇 안가는 약용누에 재배농가가 있고 토종꿀, 흑염소, 포도 등도 특산품으로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노을에 빠져든 등대와 선창가 풍경, 그리고 그리운 무인도
 

선창 앞에 있는 등대가 노을 속에 빠져 드는 장면을 보고 감탄하며 서 있자 마을 어르신은 저 곳이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다고 일러주었다. 자월도에서는 5월~10월 우럭, 9월~10월은 농어와 망둥어, 6월~9월은 놀래미가 잘 잡힌다고 한다. 이밖에 광어, 장어, 도다리, 숭어, 장대, 돌돔이 많이 잡힌단다. 강태공들이 주로 찾는 시기는 5월~11월 중순경이다.

 

선창가에는 또 열녀바위가 있는데 바다가 나가 3일 동안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이 이곳에 남편 없는 삶은 희망이 없다면서 통곡하며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긴 이야기가 주물로 만든 열녀상에 구구절절 아로새겨져 있다.

 

마지막으로 먹통도 등대를 가려 했으나 인천으로 나가는 마지막 쾌속선이 뱃고동을 길게 울리며 선창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꼭 가보고 싶은 먹통도는 그렇게 다음으로 미뤄두고 승선했다. 먹통도는 자월도 서북쪽 끝에 있는 무인도. 옛날 목수들이 먹줄을 치는 먹통같은 모양새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무인등대가 있고 갈매기들이 서식하는 그 무인도에 대한 동경을 남겨 두고 온 탓은 자월도는 더욱 그리워지는 섬으로 남아 있다.
 

 


● 미니상식/ 서해안 섬 여행 준비사항

 
서해안은 밀물과 썰물의 차가 크다. 따라서 서해안 섬으로 떠날 때는 물때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수영 하러 갔다가 썰물의 바다만 구경하고 오거나 조개 잡으러 갔다가 밀물만 바라보고 오는 사람이 많다. 무작정 떠난 탓이다.

 

인터넷을 이용해도 되고 관할 관청이나 해운 회사에 문의해도 친절히 일러준다. 물때를 알아볼 때는 사리와 조금이 언제인가를 아는 게 급선무. 사리는 물이 많이 들어오고 많이 나가는 것을 말하고, 조금은 물이 적게 들어오고 적게 나가는 것을 말한다. 밀물이 가득 차 있을 때를 만조, 물이 최하로 나갔을 때를 간조라고 이른다.

 

물때를 숙지한 후에는 바다 생물들에 대한 간단한 특징을 알아두면 좋다. 망둥어 등 갯벌 생물들은 갯벌 위에서 먹이를 찾곤 하지만 물이 말라갈 때쯤에는 모래나 갯벌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생생한 해양체험을 위해서는 사전에 알고 가는 것이 여행의 맛을 더해준다.

 

특히 게들을 자주 보는데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관찰해보면 재밌는 생태학습을 즐길 수 있다. 농게는 수컷의 집게 다리 가운데 어느 하나는 매우 크고 붉은 색이다. 밤게는 포피가 담갈색 원형의 딱딱한 딱지를 갖고 있다. 5~6월경이면 물이 빠진 뒤 짝짓기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게는 옆으로 기는데 이 게는 앞뒤로 기어간다. 몸 뒤부터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흔히 왕새우와 착각하기도 하는 쏙은 모래 갯벌에 Y자 모양의 깊은 구멍을 파고 살며 부유물질을 먹고 산다

 

조개나 게를 잡을 수 있는 호미, 모종삽, 맛소금, 면장갑, 외상약과 반창고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섬 안에서 마을버스(보통 봉고 운행)를 이용할 경우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할 수 있도록 기사 아저씨에게 미리 부탁해두는 것이 좋고 배 운행시간을 정확히 숙지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 자월도 가는 길

① 인천 연안부두에서 갈 경우

연안부두 여객터미널 → 자월도행 선편 승선(파라다이스호, 관광페리호) → 자월도 하선(1시간) →달바위 선착장에서 내려 도보로 3-4분정도. (자월도는 마을버스가 운영되지 않고 민박집에 봉고를 운행함)

② 대부도에서 갈 경우

안산 월곶톨게이트 → 삼거리(좌회전) → 시화방조제검문소까지 직진 → 방조제끝에서 우회전 → 대부방아머리 선착장(자월행 대부고속페리호, 1시간) → 달바위 선착장에서 내려 도보로 3-4분정도이다.

③ 선박운행 문의

원광해운 032-884-3391/대부해운 032-886-7813/서해도서선편 자동안내 032-88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