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을 보며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여름 오후/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꽃잎마다/하늘이 보이고/구름이 흐르고/잎새마다/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서로 가까이 손 내밀려/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내 안에도 오늘은/푸르디푸른/한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내 이웃들의 웃음이/꽃무더기로 쏟아지네
도초도 수국정원을 물들인 수국. 수국은 토양 성분에 따라 꽃색깔이 달라진다.
여러 개의 작은 꽃봉오리들이 모여 크고 탐스러운 꽃을 만들어 내는 수국은 꽃 색깔이 참으로 다양하다. 파랑, 보라, 하양, 분홍, 노란색으로 피어나는 수국은 토양 특성에 따라 꽃 색깔이 다르다. 산성 토양에서 자라면 파란색으로 바뀌고 알칼리 토양이면 붉은색으로 바뀌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수국은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7월에 피는 대표적인 여름꽃이다.
도초도가 자랑하는 또다른 명품 산책길 ‘환상의 정원’ 수령 70년이상된 팽나무를 가로수로 만들었다
도초도는 목포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50분, 차도선을 타면 2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전라남도 신안군(박우량 군수) 남서쪽에 위치한 섬이다. 암태도 남강항에서 비금도까지 철부선으로 간 후, 비금도에서 도초도까지는 서남문대교로 연결돼 있어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도초도 수국정원을 물들인 수국. 수국은 토양 성분에 따라 꽃색깔이 달라진다.
도초도에는 신안군에서 가장 너른 평야인 고란평야가 있다. 섬의 남쪽으로 섬에서 가장 높은 219m의 금성산 등 산지가 형성돼 태풍을 막아 주고, 북쪽과 서쪽에 구릉지와 평야지대를 갖춘 지형적 특성과 함께 예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간척으로 땅을 넓혀온 것이 도초도에 농사가 발달하게 된 까닭이다.
속이 탁 트이는 6월의 도초도 들판의 주인공 ‘여름 꽃’ 수국이다. 도초도 지남리에는 18만㎡(5만5,000평)에 달하는 수국 테마공원인 ‘1004섬 수국정원’이 있다. 산수국, 나무수국, 제주수국 등 다양한 종류의 수국들이 자태를 뽐내는 이 공원은 수국 14만여 주에서 피어난 1004만 송이가 장관을 이룬다.
수국정원 전경.
국내외를 감동시킨 ‘신안 컬러 마케팅’
세계는 ‘색깔 전쟁’ 중이다. 국가는 물론 민간의 상업적인 마케팅에 색깔을 이용하는 전략. 컬러를 잘 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국가의 인지도와 회사 매출이 달라진다. 색깔이 심리, 생리적인 면에서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신안군은 섬마다 고유한 자연풍광을 테마로 색깔을 입히는 ‘컬러 마케팅’으로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는 지자체다. 선도에는 노란색 수선화, 반월도에는 보라색 라벤더, 병풍도에는 주홍색 맨드라미, 도초도에는 푸른색 수국…. 섬마다 특색 있는 꽃과 나무를 심고 지붕과 가로등, 버스정류장도 꽃 색깔에 맞춘다. 신안을 찾은 이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리고 공유하면서 이런 신안의 모습들을 많은 이들이 공유하게 됐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신안을 더욱 많이 찾게 됐다.
팽나무 숲길을 걷는 관광객들.
파란색 옷 입으면 입장료 할인
도초도를 상징하는 색깔은 푸른 바닷빛 수국을 닮은 코발트블루다. 도초도의 수국축제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다. 작년에는 열흘간 3만5,000여 명이 수국축제를 보기 위해 도초도를 찾았다. 올해는 6월 21~30일 열흘간 열릴 예정으로 신안군에서는 작년보다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신안군은 확 낮춘 입장료로 화답할 예정. 파란색 옷을 입으면 반값 입장료인 3,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또한 18세 이하와 군인 및 조례에서 규정하는 이들에게는 관람료를 면제해 줄 계획. 축제기간에는 선착장에서 수국축제장인 ‘1004섬 수국정원’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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