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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와 만나는 내 안의 숲, 대구 군위 사유원

白馬 2024. 6. 29. 05:39

 

지금 우리는 비우기에 열중한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애쓴다. 그런 이들에게 더 깊이 생각하고, 똑바로 마주하라고 말하는 곳이 있다. 반가사유상에서 이름을 따온 대구 군위 사유원이다. 거대한 수목원이자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 전시장인 이곳에는 알바로 시자, 승효상 등 유명인의 건축 작품들로 빼곡하고, 수백 년 풍상을 겪은 아름다운 나무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공간의 주인공은 건축도 나무도 아닌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이다. 발아래 작은 꽃 한 송이, 나무 끝을 스치는 바람 한 점까지 모두 관람객의 휴식과 명상을 위한 장치들이다. 숲길을 걷고, 건축물을 감상하고, 차를 음미하는 여정에서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만난다.

 

울창한 자연과 세계적인 건축이 어우러진 사색의 공간

2021년 사유원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자마자 삽시간에 입소문을 탔다. 팔공산 자락 70만㎡의 울창한 자연 속에 알바로 시자, 승효상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예술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사유원을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사유원을 한마디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한다. 거대한 숲에 세계적인 건축 작품이 어우러진 산지 정원이라 하면 가장 가까운 표현일까.

 

 

사유원을 처음 찾은 사람들은 워낙 볼거리 많고 드넓은 이곳에서 무엇부터 봐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지도 한 장 들고 걷다 보면 사유원 구석구석에 스며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관람코스는 체력과 시간에 맞게 1시간에서 4시간까지 다양하다. 자꾸만 느려지는 걸음 탓에 5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문을 열자마자 들어서는 고객도 많다. 푸른 숲길, 꽃그늘 벤치 그리고 곳곳에 새겨진 글까지 여유 있게 즐기려면 하루가 짧다.

 

 

사유원 심장부는 ‘풍설기천년’이다.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108그루의 모과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모과나무는 사유원의 시작점이다. 설립자인 태창철강 유재성 회장이 일본으로 밀반출되는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 4그루를 웃돈 주고 사들인 것. 사유원 곳곳에는 모과나무를 비롯해 그가 평생 아껴온 나무들이 가득하다. 200년 넘는 배롱나무들이 자태를 뽐내는 ‘별유동천’, 사철 오묘한 빛을 연출하는 느티나무숲 ‘한유시경’, 솔향기와 물소리가 함께 하는 한국정원 ‘유원’ 등 눈부신 정원들이다.

 

 

사유원에는 내로라하는 건축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의 ‘소요헌’이 가장 대표적이다. 상자처럼 단조로운 콘크리트 건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지붕을 뚫고 솟아오르려는 작품과 마주친다. 폭력과 전쟁의 참상과 희망을 그리는 작품이다. ‘소요헌’ 외에 ‘소대’, ‘내심낙원’ 등도 알바로 시자의 건축물이다.

 

 

‘현암’을 비롯해 ‘사담’, ‘와사’, ‘조사’ 등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도 예사롭지 않다. 사유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명정’ 역시 그의 작품이다. 사유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세워 달라는 사유원 측의 의뢰를 받고 지은 것이다. 그런데 ‘명정’은 관람객을 지하로 데리고 간다. 탁 트인 전망대가 아니라 내면을 바라보는 전망대를 만든 것이다.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면 그곳에는 하늘과 물, 빛과 그림자뿐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빛과 하늘을 고요히 바라보는 동안 내면 깊이 숨은 나를 찾게 된다.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다.

 

차를 마시거나 요가를 하거나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

사유원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현암’은 3면 통창으로 산자락과 숲과 하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현암에서 진행되는 티하우스 프로그램은 파노라마 뷰를 감상하며 사유원만의 특별한 차를 음미하는 시간이다. 런치 혹은 디너 패키지를 체험할 수 있는 ‘사담’은 느티나무 숲 ‘한유시경’을 마주하고 있다. 최고급 코스 요리도 훌륭하지만, 숲을 감상하며 먹는 즐거움이 크다.

 

 

명사들의 강연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사유원 아카데미, 자연과 함께하는 Forest Yoga 등 1년 내내 열리는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들도 놓칠 수 없다. 국악제는 물론 수준 높은 공연도 공지가 뜨자마자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이기도 하다. 퀸즈 일가 사냥 장면에 사유원의 숲과 카페 ‘가가빈빈’이 등장했다. ‘가가빈빈’에서 수령 300년이 넘은 사유원 모과나무 열매로 담근 모과청이 들어간 ‘300년 맑은 향 모과차’를 맛볼 수 있다. 가장 사랑받는 시그니처 메뉴다. 향긋한 모과차 한 모금에 300년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NOTE
- 주소 :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 문의 : 054-383-1278
- 홈페이지 : www.sayuwon.co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7:00(마지막 입장 가능시간 15시), 매주 월요일 휴관(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운영)
- 체험료
관람료 평일 50,000원, 주말·공휴일 69,000원 / 사유원 아카데미 89,000원(관람료 포함) / 관람 런치(사담 몽몽미방) 패키지 평일 110,000원 주말·공휴일 129,000원 / 관람 디너(사담 몽몽미방) 패키지 평일 150,000원 주말·공휴일 169,000원 / 관람 티하우스 1~3회차 패키지 평일 100,000원 주말·공휴일 119,000원 / 관람 티하우스 선셋 패키지 평일 130,000원 주말·공휴일149,000원 / 올데이 패키지 평일 193,500원 주말·공휴일 210,000원(홈페이지 사전예약시 5% 할인 적용)

 

[추천! 가볼 만한 여행지]

화본역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아기자기한 역내와 기차카페, 급수탑 등 사진찍기 좋은 곳이다.

NOTE
- 주소 :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주인공 혜원(배우 김태리)의 집. 내부 구경도 하고 혜원이 탔던 자전거도 타볼 수 있다.

NOTE
- 주소 : 대구 군위군 우보면 미성5길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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