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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힐링로드 인천 무의바다누리길] 섬 따라 걸으면, 무위자연의 경지에 이르게 되리라

白馬 2024. 6. 19. 06:20

 

누구나 2시간이면 완주 가능한 소무의도 무의마다누리길 3km

 

 

섬이 흘러가는 대로 걸었다. 떠나고 돌아오길 반복하는 물때처럼 풍경이 마음을 파고들었다. 소무의도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경지에 닿아 있어, 시선을 망망대해로 싣고 갔다가 내륙 빌딩숲에 데려다 놓기를 반복했다. 아무것도 거스르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맡긴 채 고요히 흘러가고 있었다. 파릇하게 굴곡진 해안선 너머로, 송도국제도시가 미래의 한 페이지처럼 펼쳐졌다.

 

이토록 가까운 줄 몰랐다

찬란한 바다는 여행의 산물인 줄 알았다. 보석 같은 바다는 늘 멀리 있는 줄 알았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이토록 품이 넓은 자연이 있는 줄 몰랐다. 차로 1시간 만에 배를 타지 않고도, 도시로부터의 망명 같은, 그림 같은 수평선이 있는 줄 몰랐다.

 

 
 

일상에서 멀리 떼어져 나온 섬

무의도 남쪽 끝 광명항에 가면,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이 시작된다. 차가 우선인 세상,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인도교가 있어. 그곳에선 누구든 걸어야 섬에 들어갈 수 있다. 본섬에서 ‘떼어져 나간 섬’이라는 의미의 떼무리항. 그곳에 가면, 일상에서 먼 곳에 떼어져 나온 듯 소박한 어촌을 만나게 된다.

 

 

특전사 입도 신고합니다!

옛날에는 새우가 많이 잡혀 새우섬이라 불렀다. 지금도 인도교를 지나 섬에 들어서면 곧장 반기는 것이 새우 조형물이다. 서울에서 온 특전사 출신의 체력 좋은 두 남자, 조봉우(@iron_bong) 배상길(@cool2sk)씨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철인삼종경기 48회 출전한 봉우씨는 ‘산봉우리’ 여행사를 운영하고, 상길씨는 아웃도어 영상 제작 프리랜서다. 자연을 터전으로 일하는 두 사람은 “이렇게 좋은 섬이 가깝게 있는지 몰랐다”며 감탄했다.

 

 

만선 비는 제사 지낸 터

섬 북쪽의 툭 튀어나온 바위. 부처깨미 전망대다. 예부터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긴 곳으로, 인천 내륙이 파노라마로 드러나는 전망대이자, 만선과 안전을 비는 풍어제를 지낸 장소다. 소무의도는 바다에서 보면 똬리 튼 뱀 형상인데, 뱀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 ‘부처깨미’라고 한다. 지금의 부처깨미는 두고 온 도시를 실루엣으로 조우하는, 상념이 소멸하는 터다.

 

 

디딜 때마다 감겨오는 먼 바다 이야기 

갓 잡은 새우가 펄떡이는 것처럼, 살아 있는 서해바다가 답답한 속을 펑펑 열어젖힌다. 작을 ‘소小’는 겸손의 의미일까? 소무의도 경치의 스케일은 결코 작지 않다. 밀물과 썰물이 만든 바다의 초록, 파래 가득한 해안선이 실로 걸작이다. 걸음걸음 감겨오는 먼 바다 이야기, ‘바다 누리길’이란 이름은 맞춤옷처럼 꼭 맞는 이름이다.

 

 

수면 아래 침전하는 그의 속내

몽여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 방파제가 있다. 책갈피처럼 몽여해변과 명사의 해변을 구분 짓는 방파제에 서면 풍경처럼 삶도 단순명료하게 풀릴 것만 같다. 방파제에 누군가 올라서면, 멀리서도 그 동선이 눈에 띈다. 간혹 실루엣으로 기억에 남은 이의 말이 들린다. 방파제는 바다로 가는 길이 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내가 수면 아래로 침전한다. 

 

 

해녀섬과 안산

꼬리 흔들며 뛰어오는 포동포동한 시골 강아지마냥, 쓰다듬고 싶은 섬이 있다. 거북이처럼 둥글게 솟은 작은 무인도, 해녀섬이 그렇다. 전복 따던 해녀들이 쉬었던 섬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하는 작은 섬은 이제 무의바다누리길의 도톰한 볼거리가 되었다. 계단을 올라서면 곧장 섬의 최고봉인 안산(74m) 정상의 정자, 하도정에 닿는다.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정보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3km의 대중적인 걷기길이다. 2시간의 산책으로 이렇게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국내에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결이 다른 풍경을 꽉꽉 눌러 담은 걷기 쉬운 길.  

무의도 광명항에서 인도교를 따라 걸어서 들어가는 것부터 1구간이 시작된다. 떼무리항을 지나 데크에서 산길로 들면 소박하지만 풍성한 숲을 지나 부처깨미 전망데크에 닿는다. 

몽돌로 가득 찬 몽여해변에는 카페 겸 박물관 겸 갤러리 겸 전망대인 ‘소무의도 스토리움’이 있다. 1층 카페, 2층 전망대와 쉼터, 3층 바다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다. 

몽여해변이 끝나는 곳에서, 숲길과 해안선길로 나뉜다. 누가 일러 주지 않아도 대부분 풍경에 끌린 듯 해안선을 따라 명사의 해변으로 가게 된다. 다만 장군바위로 이어진 해안선은 바윗길이 거칠고 밀물에는 위험하므로, 안산 숲길을 따라 소무의도 인도교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산은 74m로 낮아 오르막이 길지 않다.   

 

거리: 3km 난이도: ★☆☆☆☆ 소요 시간: 2시간 

 

교통 인천공항1터미널과 광명항을 연결하는 무의도 1번 마을버스(06:30~20:00)가 45~6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동인천역과 무의도 광명항을 잇는 인천 중구 6번 공영버스(09:30~16:00)가 3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무의도 입구의 광명항 길가에 노상주차 가능하며, 만차일 경우 800m 떨어진 무의공영주차장(축구장 넓이)에 주차 후 광명항까지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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