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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Man&Wall] 숲에 들어가니 깜짝! 바위가 우렁찼다

by 白馬 2023. 6. 30.

[Man&Wall] 양산 천태리지 2019년 개척, 최고난이도 5.11

 

천태리지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5.11a) 6피치를 오르고 있다. 천태리지 개척은 양산등산학교 민평식과 최경환이 주도했다. 2019년 완성했다.

 

1022 지방도로는 운치 있었다. 구불구불 한참 달리니 멀리 천태사의 일주문이 보였다. 도로 옆 계곡 위에 천태리지 푯말도 눈에 들어왔다. 보통 리지등반은 어프로치가 길다. 그런데 천태리지는 의외였다. 차를 세우고 100m쯤 걷자 첫 바위가 나타났다. 어프로치가 짧아 여기가 맞나? 어리둥절하던 차에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했다. 천태리지 개척을 주도한 민평식 (양산등산학교, 락앤락클라이밍) 대장과 최경환(양산등산학교 교감)씨였다. 이승주(락앤락클라이밍 총무)씨도 함께 왔다. 

 

1피치 종료지점에서 뒤를 돌아보면 구불구불한 1022 지방도로가 보인다.

 

이들은 2018년부터 경남 양산 천태리지를 개척했다. 이듬해 2019년 개척을 완료하고 3월 개척보고회를 열었다. 민평식씨와 최경환씨는 2016년 양산등산학교 10주년 양산시 승격 20주년을 기념하는 알프스원정대에 참가, 훈련 중에 이곳 천태리지의 바위들을 발견하고 원정 후 개척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알프스원정대는 눈과 폭풍의 악천후를 뚫고 마터호른과 몽블랑 등정에 성공했다. 귀국 후 이들은 쉬지 않고 천태산 능선의 알프스암장을 개척한 다음, 천태리지 개척에 들어갔다. 숨가쁜 일정이었다. 바위가 얼마나 대단했길래 이들은 이토록 열정적이었을까?

 

4피치 등반 중인 이승주. 천태리지는 두 개 코스로 나뉜다. 흰색 코스와 파란색 코스로 표기되어 있는데, 흰색 코스의 이름은 ‘다지자 심’, 파란색 코스의 이름은 ‘펼쳐라 꿈’이다. 흰색 코스가 더 어렵다.

 
 

천태사 일주문 바로 옆 고정로프를 이용해서 올라가니 바로 첫 피치였다. 민평식씨가 첫 바위 앞에서 한마디 했다. 

“8피치 전체를 두 코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냥 좌측, 우측 코스로 말하면 너무 삭막한 것 같아 이름을 정했습니다.”

다지자 심(흰색) 1피치 등반 중인 민평식. 바위 규모가 꽤 큰데 숲 속에 꽁꽁 감춰져있다.

 

코스는 하얀색, 파란색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얀색 코스는 ‘다지자 심’,  파란색 코스는 ‘펼쳐라 꿈’이었다. 

“누구나 재미있게 등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란색은 난이도가 쉬워 누구나 재미있게 등반할 수 있는 코스고, 하얀색은 파란색보다 좀더 어렵습니다. 등반 능력에 따라 코스를 고를 수 있습니다.” 

나는 이들의 세심함에 놀랐다. 우리는 ‘다지자 심’, ‘펼쳐라 꿈’에 번갈아 붙었다.

 

왼쪽부터 민평식, 이승주, 최경환. 이들은 모두 양산등산학교 출신이다.

 

페이스로 된 첫 피치를 오르니 뒤로 구불구불한 1022 지방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어서 1분 정도 더 오르자 2피치와 3피치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3피치 등반 후 다시 내려와 왼쪽 길로 50여 m 돌아가니 4피치가 나왔다. 우렁찬 바위! 용케도 숲이 이 커다란 바위를 꽁꽁 숨겨놓고 있었다. 4피치는 힘을 꽤 요구하는 구간이었다. 상단부 슬랩도 까다로웠다.

최경환씨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상단부 슬랩을 올라왔다.

“후등으로 와서 살았습니다. 허허.” 

 

6피치에 붙은 최경환. 6피치는 흐르는 홀드와 숨어 있는 포켓 홀드 때문에 꽤 어렵다.

 

함께 등반한 이승주씨도 신중하게 등반했다. 전직 수학교사이기도 한 이씨는 능력을 살려 현재 산악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그는 산악회의 보배다. 

6피치는 난이도가 높았다. 5.11급, 천태리지 코스 중 가장 어려웠다. 흐르는 홀드와 숨어 있는 포켓 홀드 때문에 여러 번 당황했다. 이승주씨는 “여기 붙으면 입에서 ‘고급진 단어(욕)’가 절로 나옵니다. 하하!”라고 했다. 후등으로 올라오고 있던 최경환씨가 이 말을 증명하듯 중얼댔다. 그 모습에 모두 크게 웃었다.

3피치 등반 중인 최경환. 5.10c 정도 난이도로 쉽지 않다.

 

루트가 힘들었지만 그걸 보상하듯 오른쪽으로 폭포가 보였다. 발 아래는 아름다운 천태사 풍경도 펼쳐졌다. 

8피치까지 올라가니 천태산 능선이었다. 알프스암장이 보였다. 알프스암장에 도착 후 오른쪽으로 30m쯤 더 가 하강포인트에 줄을 걸었다. 폭포 왼쪽으로 두 번 하강하니 계곡이었다. 이윽고 첫 피치 출발 지점에 닿았다. 우렁찬 바위 자태에 수없이 놀란 하루였다. 

 

천태리지 개념도. 난이도 표시가 된 부분이 ‘다지자 심’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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