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새해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계획을 세운다. 그중 절대 빠지지 않는 목표가 바로 운동일 터. 미국의 시장분석 기관인 통계브레인조사연구소(SBRI)에 따르면 새해 결심에 성공할 확률은 약 8%로 대부분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왜 매번 새해 결심은 무너지고 마는 걸까? 그 이유가 '장내미생물'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 결심이 매번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장내미생물이 장-뇌 회로 자극해 운동 동기 높여
장내미생물은 우리 몸속 미생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장내미생물의 수는 세포 수보다 2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많다. 장내미생물은 몸속 세포와 밀접하게 연결돼 긴밀하게 신호와 자극을 주고받으며, 세포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면역계, 대사, 정신건강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인간이 외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Perelman School of Medicine) 미생물학과 크리스토프 타이스(Christoph Thais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운동 욕구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운동능력을 결정하는 요인을 광범위하게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으며, 유전적으로 다양한 생쥐들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유전자, 장내미생물 분포, 대사산물 등 운동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요소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자주 달리기를 하는 이유의 주요 원인은 유전자 때문으로 생각했지만, 연구진의 예상과는 다르게 달리기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내미생물 분포였다.
이후 연구진은 쥐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두 종류의 박테리아(Eubacterium rectale, Coprococcus euatactus)를 찾아내고, 이들 박테리아가 운동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이들 박테리아는 지방산아미드(FA)라는 대사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장내 감각신경계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신경 물질을 받아들이는 CB1수용체를 활성화한다.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동기 부여와 보상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선조체에서 도파민 분비가 활발해진다.
이 박테리아들을 가진 쥐는 운동할 때 다른 쥐들보다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됐다. 도파민 덕분에 운동 욕구가 강해졌고, 이에 따라 운동 능력도 향상됐다. 운동을 많이 하는 쥐는 운동을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도 더 많이 경험했다. 연구진이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미생물을 없애자, 시험 쥐의 운동 활동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지방산아미드를 주입한 경우에는 도파민 분비가 활성화되면서 운동 능력이 다시 좋아졌다.
제1 저자인 크리스토프 타이스(Christoph Thaiss) 교수는 "인간에게도 이와 유사한 장-뇌 경로가 존재한다면 공중 보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람들의 운동 동기와 수준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며 "운동뿐만 아니라 도파민과 관련된 중독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뇌의 보상 관련 활동을 조정해 중독이나 우울증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보통 사람도 식단을 조절하여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꾸준히 운동하면 장내미생물이 운동 능력 향상시켜
장내미생물과 운동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버드대학교 의대(Harvard Medical School) 연구진은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에게만 풍부한 장내미생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장내미생물이 운동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운동을 꾸준히 해 온 사람들에게는 특정 장내미생물종이 근육에 에너지원을 공급해 운동 능력을 향상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연구 결과를 2019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이슨(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015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던 선수 15명에게 마라톤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 마라톤이 끝난 일주일 뒤 각각 대변 샘플을 수집했다. 그리고 대변 샘플에 든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마라톤을 하기 전보다 한 후에 '베이요넬라' 속에 있는 세균들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평소 앉아있기만 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의 장내에는 베이요넬라가 거의 없지만,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에게는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베이요넬라는 운동할 때 근육에서 생성되는 젖산을 프로피온산 등 짧은 사슬 지방산으로 분해한다. 이 부산물들은 근육을 이동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연구팀은 베이요넬라의 유전 정보에서 젖산 분해 효소를 생성하는 유전자군도 찾았으며, 쥐의 장내에 사람의 대변 샘플에서 채취한 베이요넬라를 투여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러자 쥐가 트레드밀을 달리는 시간이 증가했다. 알렉산더 코스틱(Aleksandar Kostic) 교수는 "베이요넬라가 운동할 때 근육에서 생성되는 젖산을 분해하며 근육에 에너지원을 공급해 운동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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