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홀로 선 나무, 지천으로 피어난 해바라기, 하늘을 향해 난 돌계단, 장독대가 가득한 한옥 카페, 산꼭대기에 우뚝 서서 인사하고 있는 푸른 남자, 앞서 열거한 곳들이 SNS 속 인생 사진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모두 경기도 연천에서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연천은 그동안 DMZ 접경 지역으로 여행지로서 알려진 지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그림처럼 예쁘게 담기는 연천의 곳곳들이 인기를 끌며 SNS를 통해 사진 맛집으로 등극하고 있다.
성벽 위에 홀로 선 나무
하늘을 향해 난 계단
산꼭대기에 인사하는 푸른 남자, 그리팅맨
저기 산꼭대기에 예의 바른 남자가 보인다.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큼직한 등치를 가진 푸른 남자, 그리팅맨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산길을 오른다. 차로 오를 수도 있고, 걸어서도 오를 수 있다. 차로 갈 경우 길이 좁아서 마주 오는 차와 만나면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도보 이동을 권한다. 걸어서 갈 경우 왕복 1시간이면 그리팅맨을 만날 수 있다.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그리팅맨
15도 각도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그리팅맨
그리팅맨은 유영호 작가가 만든 조각상으로 2016년 4월 23일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에 있는 옥녀봉에 세워졌다. 옥녀봉은 해발 205m로, 정상에 서면 연천군 전 지역을 파노라마 전망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이러한 전망과 더불어 푸른색의 그리팅맨은 카메라 프레임에 담기에 아주 좋은 피사체가 되어준다. 인생 사진을 담고 싶다면 그리팅맨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면 된다. 마주 보고 인사를 하고 있는 포즈도 좋고, 그리팅맨을 향해 손을 흔드는 포즈로 귀엽다. 날이 좋은 날에는 푸른 하늘이 화사한 배경이 되어주고, 해 질 녘에 찾는다면 노을에 물든 하늘도 황홀할 것이다.
그리팅맨의 뒷모습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연천
그리팅맨, 안녕~
장독대 사이로 빼꼼, 세라비 한옥카페
옥녀봉에서 내려와 군중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가다 보면 세라비 한옥카페가 있다. 이곳은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옥카페로 입구부터 수많은 장독대가 압도적인 뷰를 보여준다. 긴 돌계단을 올라 솟을 대문을 넘어서면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는 한옥으로 들어서게 된다. 건물 안쪽으로는 너른 마당과 테라스에 앉을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한옥의 정취를 느끼거나 장독대 뷰를 바라보며 차 한 잔 즐기기 좋다. 또한 여러 개의 별채가 있는데, 그중에는 온돌방 안에 머물 자리도 있고, 또한 가장 안쪽 별채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도 있다.
수많은 장독대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세라비 한옥카페
고아한 한옥과 낮은 담장 너머로 내다보이는 자연 풍경
장독대 뷰를 내다볼 수 있는 테라스
음료를 주문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족욕체험
세라비 한옥카페에서는 연천의 특산물 중 하나인 율무를 이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수제 연천 율무 식혜는 100% 연천 율무만 사용하여 만든 음료로, 일반 식혜에 비해 은은하게 달며 질리지 않는 맛이 일품이다. 연천 율무퐁 라떼는 율무를 비롯해 국산 호두, 마 등 견과류를 갈아서 만든 음료로 고소한 맛을 낸다. 또한 열천 율무를 튀겨 만든 토핑이 얹어져 있어서 먹는 재미까지 더한다.
세라비 한옥카페의 시그니처 메뉴, 연천 율무퐁 라떼와 수제 연천 율무 식혜
튀겨낸 율무 토핑이 가득 올려져 고소함을 더한다.
멋과 맛을 즐겼다면 이제 인생 사진을 남길 차례다. 세라비 한옥카페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명품 포토존이 되어주는 공간들이 여럿이다. 먼저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장독대는 두말할 것 없이 1등 포토 스폿이다. 수많은 장독대 사이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어보자. 또한 솟을 대문 앞 계단에 앉아있는 뒷모습을 담으면 네모난 대문 프레임이 단아하게 연출된다. 툇마루에 앉거나 기와 담장 아래 앉아도 고즈넉한 배경이 되어준다. 카페 입구에는 아예 포토존을 마련해두었다. 빨간 우편함 양옆에 놓아둔 의자에 앉아서도 포즈를 취해보자.
수많은 장독대들 사이에서 빼꼼
네모난 대문 프레임 사이로 뒷모습 담기
툇마루에 앉아서
빨간 우편함 옆에 앉아서 사진 한 장
성벽 위에 외로이 나무 한 그루, 연천 당포성
당포성은 임진강 북안 절벽 위에 만들어진 13m 높이의 고구려성이다. 강에 접해 있는 두 면은 절벽이기 때문에 별도의 성벽을 쌓지 않고, 평지로 연결된 면만 높고 견고한 성벽을 쌓아 내부의 성으로 사용하였다. 당포성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양주 방면에서 북상하는 신라군이 임진강을 건너 개성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었기에 고구려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당포성은 고구려 시기에 처음 축조되었지만 신라가 점령한 후에도 성벽을 고쳐 쌓아 계속 사용하였기 때문에 성 내부에서는 고구려 기와와 더불어 신라 기와들도 많이 출토되었다.
성벽 위에 외로이 나무 한 그루 서 있는 당포성
당포성 동벽 앞에는 구덩이를 파서 적이 쉽게 성벽을 오르지 못하게 하였다.
성벽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임진강변 풍광
당포성 입구 쪽에 노란 초승달 조형물이 눈에 띈다. 그 뒤로 여러 색의 별 조형물들도 설치되어 있다. 연천 당포성은 사진가들에게 별 사진 명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올해 10월에는 당포성 별빛 축제도 열렸다. 당포성의 밤하늘을 담고 싶다면 달, 별 조형물을 십분 이용하면 더 근사한 연출이 가능하겠다. 동벽 전망대 위에 홀로 선 나무가 포토존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 나무에 이파리가 풍성할 때는 그 모양이 하트와 비슷하다고 하여 사랑나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유독 연인들이 많이 찾아 인생 사진을 남긴다. 동벽 전망대에 서면 절벽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의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이 풍광을 배경으로 사랑나무 옆에 서서 사진을 담으면 분위기 있는 인생 사진이 완성된다. 또한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에 서도 좋다.
초승달 조형물 위에 누워 찰칵
성벽 위에 서있는 아이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에 서도 근사한 연출이 된다.
당포성 사랑나무와 함께 임진강을 바라보다.
드라마 VIP 촬영지, 호로고루 하늘계단
당포성에서 임진강을 따라 더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고랑포구에 못 닿아 또 하나의 성이 있는데 그 이름이 재미있다. 호로고루, 그 어원에 대해서는 이 부근의 지형이 표주박, 조롱박과 같이 생겼다 하여 호로고루라고 불린다는 설과 ‘고을’을 뜻하는 ‘홀(호로)’와 ‘성’을 뜻하는 ‘구루’가 합쳐져 ‘호로고루’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성의 둘레는 401m로, 남쪽과 북쪽은 현무암 절벽을 성벽으로 이용하고 평야로 이어지는 동쪽에만 성벽을 쌓아 삼각형 모양의 성을 만들었다. 호로고루는 고구려 평양성과 백제 한성을 연결하는 간선도로상에 있을 뿐 아니라 말을 타고 직접 임진강을 건널 수 있는 여울목에 있었기에 고구려의 남쪽 국경 방어성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로고루로 가는 길
해 질 녘의 호로고루
성벽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성벽을 바라보다.
호로고루 동벽의 모습
호로고루의 포토 스폿으로는 해바라기밭이 가장 유명하다. 9월 초면 호로고루를 배경으로 광활한 해바라기 밭이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오후의 햇살이 쏟아지는 시간 역광을 잘 이용하면 해바라기와 함께 해사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또한 하늘계단도 멋진 인생 사진 스폿이 되어준다. 하늘계단은 호로고로 성벽 위로 향해 놓인 돌계단으로 드라마 VIP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계단 위에 올라서서 포즈를 취해보자.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듯한 포즈가 가장 좋겠다.
호로고루 하늘계단
알록달록 의자가 해바라기를 대신해 주고 있다.
나무의 실루엣이 근사한 배경이 되어주기도 한다.
카페 고랑포이야기에서 바라본 임진강 주상절리 그리고 일몰
호로고루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카페로 달려왔다. 고랑포구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 중 가장 전망 좋은 곳, 고랑포이야기다. 차에서 내리자 버선발로 마중 나온 여사장님이 온화한 미소로 반겨준다. 고랑포이야기는 임진강 절벽 위로 테라스 테이블을 두어 임진강의 주상절리와 해지는 풍경을 바라보기에 최적의 자리다. 테라스에 서자 왼편으로는 임진강 여울목에 자리한 호로고루와 성 아래 수직 절벽이 보인다. 강줄기 따라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산 너머로 해가 저물어간다. 차 한 잔을 시켜놓고 앉아 고랑포 이야기를 듣는다. 18세기 즈음 임진강 뱃길을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했는데, 특히 임진강 수운의 종점이었던 고랑포는 개항기를 거치면서 상업적 위상이 더욱 강화되었다고 한다. 카페 내부에 걸려있는 1930년대 고랑포 하구 사진을 보니 그 당시 화신백화점도 있었던 걸로 보아 얼마나 번화했던 마을인지 짐작할 수 있겠다.
카페 고랑포이야기
임진강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 자리
임진강 여울목과 호로고루
해지는 고랑포
여행정보
연천 문화관광 https://www.yeoncheon.go.kr/tour
031-839-2061(연천군청 관광과)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 832
*경기도 연천군 중면 합수리 687번지에 그리팅맨으로 향하는 임도 입구가 있다.
세라비한옥카페
주소 :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군중로 134 / 문의 : 0507-1348-0646
운영 시간 : 10:00~18:00(토요일은 19:00까지 운영)
메뉴 : 하루 한방 쌍화탕 9,000원 / 연천 율무 식혜 7,000원 / 연천 율무퐁 라떼 7,000원
당포성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778
호로고루성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7-1 일원
카페 고랑포이야기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장남로 205 / 문의 : 0507-1488-3402
운영 시간 : 12:00~19:00(토, 일요일은 10:00부터 운영 / 매주 월, 화요일 휴무)
메뉴 : 아메리카노 5,000원 / 계피생강차 5,500원 / 쌍화차 5,500원
숙박
조선왕가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339-10 / 031-834-8383
허브빌리지 :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로 20번길 74-23 / 031-833-5100
백학 자유로 리조트 :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노아로 491번길 283 / 031-839-3000
고대산 리조트 :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길 132 2~3층 / 031-834-2555
주변 음식점
할머니 고향순두부 : 두부요리 /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군남로 116, 031-833-2057
강마을 매운탕 : 매운탕 /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왕산로 28번길 20, 031-833-7228
진상맛국수 : 국수 /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군남로 124, 031-833-4217
순희 보리밥 : 보리밥 /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군남로 170, 031-835-0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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