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유행바이러스 오미크론 BA.1, BA.2
지금 유행은 BA.5 변이, 면역회피성 좋아
면역회피·전파력 더 좋은 BA.2.75 변이도 등장
지난 봄에 코로나19에 걸렸어도, 재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지난봄에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다시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면역 회피를 잘하는 BA.5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재감염자가 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재감염자 사례가 지난 10일 기준 누적 7만 7200명이라고 밝혔다. 3회 감염자도 108명으로 확인됐다. 재감염자는 지난 5월 2주 6만 4451명(0.366%)에서 6월 5주 7만 3821명(0.406%), 7월 1주 7만 7200명(0.422%)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재감염자 중엔 봄에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유행하던 바이러스는 기존 오미크론(BA.1) 바이러스다. BA.1은 1월 3주 우세종이 된 후 3월 중순 하루 최대 60만명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이후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3월 4주 우세종으로 바뀌었다가 세부 변이가 나오면서 유행이 잠시 잠잠해졌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봄에 BA.1, BA.2에 걸렸던 사람들은 재감염을 주의해야 한다"며 "자가면역은 감염 이후 4개월이 지나면 떨어지고, 지금 유행하고 있는 BA.5 변이는 BA.1 등 이전 코로나19에 걸려 생긴 자가항체를 잘 피하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BA.5 변이는 면역 회피성이 좋다. 체내 세포에 달라붙어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한다. 실제로 BA.1에 걸린 후 생긴 중화항체로 BA.5와 얼마나 결합할 수 있는지 봤더니, BA.1보다 결합력이 3배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BA.1이나 BA.2에 감염됐던 사람도 BA.4나 BA.5변이에 재감염될 수 있다"고 했다.
BA.5 변이는 전파력도 빠르다. BA.1보다 30% 전파력이 빨랐던 BA.2보다도 35.1% 더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방대본은 BA.5 변이 국내 검출률이 7월 2주 기준 47.2%로 지난주(23.7%)보다 23.5%포인트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외유입 검출률과 합한 통합 검출률은 52.0%로 우세화 기준인 50%를 넘었다. 아직 중증화와 사망률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은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A.5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앞으로 코로나19에 재감염될 가능성도 크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BA.1과 BA.2 변이보다 감염됐을 때 3배 낮은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A.5 변이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크게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BA.5 변이보다 무서운 변이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국내 유입이 처음으로 확인된 BA.2.75 변이는 BA.5 변이보다 전파력과 면역회피 능력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BA.2.75는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의 하위종으로, 이전 변이들보다 더 많은 변이가 체내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 속 세포와 더 수월하게 결합하고, 항체 회피 능력이 강력해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루스'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BA.2.75는 인도에서 지난 5월 26일 최초 확인됐는데,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확산 속도가 BA.5보다도 3.2배 높은 것으로 미국 칸소주립대 연구결과 확인됐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영국, 캐나다,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119건이 보고(WHO, 7.14)됐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인데, 역학조사 결과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지역사회에 추가 확산했을 가능성이 큰 것.
코로나19 확진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7만3582명 늘었다. 이 수치는 1주일 전인 지난 11일 동시간대 집계치(3만5805명)와 비교하면 1.97배, 2주일 전인 4일 동시간대 집계치(1만7146명)와 비교하면 4.11배 증가한 것이다. 하루 확진자 수는 조만간 1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방대본은 8월 중 확진자가 10만 명대로 증가할 수 있으며, 유행의 정점은 8월 중순~말에 25만명(20~28만명) 전후로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김우주 교수는 "독감보다 짧은 간격으로 변이가 나오고 있으므로, 재감염이 뉴노멀(New normal)로 돼 갈 것"이라며 "제때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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