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지도로 보는 비법정탐방로
불과 30년 전만 해도 비법정탐방로나 불법산행이란 개념은 희미했다. 그래서 당시 산악인들은 오지를 찾아 새로운 길을 만드는 개척 산행을 즐겼고, 산악전문지들은 새로운 코스를 취재해 기사로 담았다. 과거에는 길이었으나 지금은 길이 아니게 된 곳들이 과거 월간<山> 지도에 남아 있다. 이 지도 속에서 현재 비법정탐방로가 된 옛길을 찾아봤다. 현재는 대부분의 길이 사라졌거나,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에 의해 출입이 단속되고 있다. - 편집자 주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봉과 끝청으로 오르는 코스가 3갈래나 되며, 화채능선, 대청봉~희운각대피소 능선 코스, 마등령에서 저항령을 넘는 백두대간 코스도 모두 표시돼 있다.
내설악 일원에 용아장성 코스, 가야동계곡 코스도 모두 기록돼 있다. 굵직한 등산로 간에 짧게 연결되는 접속 코스도 많았다.

지리산 피아골
지리산 피아골 코스는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탐방로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피아골 코스도 다양했다. 지금은 바로 주능선으로 올려치는 길만 남아 있는데, 과거에는 사면을 지나 바로 노고단으로 가는 길과, 용수암계곡을 따라 삼도봉 방면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다.
도장골은 현재 비법정탐방로로 계곡미가 뛰어나 여름철 불법산행이 끊이지 않는 곳. 반면 거림골과 대성골은 현재 개방된 탐방로와 당시 탐방로가 그대로 일치한다.

한라산
한라산 정상 백록담으로 오르는 길은 현재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두 개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무려 5개 코스가 동서남북 및 서북 방향에 나 있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이들 중 서쪽은 어리목탐방로, 남쪽은 돈내코탐방로로 현재도 남아 있지만, 이 탐방로를 통해 백록담까지 갈 순 없다

가야산
가야산은 현재 해인사 방면에서 오르는 1코스와 백운리 방면에서 오르는 2코스 단 두 가지의 단조로운 탐방로를 갖고 있다. 그러나 1991년 3월호 기사에선 가야산 서북능선을 따라 독용산까지 진출하는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은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등산로가 매우 위험해 비법정탐방로로 규제되고 있다.

소백산
소백산은 부드럽고 육중하면서도 확실한 산세를 가진 탓인지 옛 등산지도를 찾아봐도 많은 샛길이 발달하진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나마 눈에 띄는 건 1990년 8월호에서 납량특집의 일환으로 소백산 북쪽 대산골과 성골을 잇는 계곡 산행을 개척해서 실은 기사. 계곡을 캐녀닝으로 올라 막영을 하고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계곡 출입금지에 야영금지인 현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산행이 가능했기에 소개한 코스였다.

내장산
내장산은 50년 전에도 단풍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이름이 났다. 1970년 11월호에서 한국 베스트 단풍 구경 코스로 내장산이 소개됐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 내장산 등산지도가 현재와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으로 이어지는 북쪽 능선이나 장군봉~연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등 현대에 와서 탐방로가 더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봉덕리에서 순창새재기점(지도상에 노란 실선)으로 가는 길은 현재 임도로 변했다.

월출산 암릉은 험준하기로 유명하다. 현재 동에서 서, 남에서 북으로 십자 형태로 개방된 탐방로들은 이를 피하거나, 철계단과 구름다리를 이용해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오히려 이 암릉을 정면 돌파하는 코스로 이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남동쪽 양면석불릉 코스다. 지금은 땅끝기맥 4구간의 일부라 공단 측의 단속에도 기맥 종주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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