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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구름 품은 원시 숲길 ‘운탄고도’, 백두대간과 마주하다

by 白馬 2021. 10. 22.

도롱이 연못 구간에서 바라본 백두대간의 전경. 백두대간 능선에 구름이 내려앉은 날엔 웅장함이 배가 된다. 

 

구름에 둘러싸인 신비의 길 ‘운탄고도(運炭高道)’가 열렸다. 30년 전만 해도 탄가루 흩날리며 덜컹거리는 트럭이 달리던 이 길은 지난 1월부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트레킹 코스로 새롭게 꾸며지고 있다. 내년 10월엔 정식 개통된다. 강원도관광재단은 정식 개통에 앞서 운탄고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구름을 품은 원시 숲길, 운탄고도 트레킹 2021′ 행사를 열고 있다. 오는 17일까지다. 이 기간 참가자들은 만항재를 출발하여 도롱이 연못을 지나 새비재까지 이어지는 32km의 운탄고도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백두대간의 웅장함을 만끽한다.

 

◇만항재, 도롱이 연못, 새비재 볼거리 가득

지난 9일 강원도 정선군 만항재. 이곳에선 강원도관광재단이 주최한 운탄고도 트레킹 2021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행사는 운탄고도 개통을 앞두고 폐광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최범순 강원도관광재단 과장과 함께 만항재~새비재 길을 걸으며 운탄고도의 멋들어진 경관을 먼저 엿봤다. 만항재~새비재 코스는 운탄고도 코스 중 하나다. 이곳에선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와 백두대간의 절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해발 1330m에 자리한 만항재에선 수줍게 핀 야생화가 가장 먼저 반겼다. 국내 최대 야생화 군락지답게 이곳엔 봄부터 가을까지 벌개미취, 투구, 진범 등 300여 종의 야생화가 꽃을 피운다. 만항재를 지나 울창한 송림 숲을 3시간가량 걸어가면 도롱이 연못과 마주한다.

 

해발 1133m에 자리해 있는 도롱이 연못. 연못에 안개가 짙게 내려앉으면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해발 1133m에 자리한 도롱이 연못은 광부의 아픔을 간직한 연못이기도 하다. 이 연못은 1970년 탄광 갱도의 지반침하로 생성됐다. 광부 아내들은 이 연못에 도롱뇽이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며 남편의 생사를 가늠했다고 한다. 연못 주변엔 낙엽송이 하늘 높이 치솟아 원시림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이곳을 지나면 백두대간 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길게 뻗은 백두대간에선 감탄이 절로 쏟아졌다. 최 과장은 “새벽이나 흐린 날이면 구름이 능선에 걸려 웅장함이 배가 된다”고 했다.

 

백두대간의 여운을 뒤로하고 조금 더 걷다 보면 마지막 코스인 새비재에 다다른다.

새가 날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 이름 붙여진 새비재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선 남녀 주인공인 전지현과 차태현이 언덕 위 소나무 아래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이 촬영됐다. 박정현 강원도관광재단 관광콘텐츠팀장은 “운탄고도는 폐광지역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새로운 산악 관광 모델”이라며 “운탄고도가 내년 정식 개통되면, 강원도의 새로운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77 갱은 해발 1177m에 자리해 있다. 국내 최대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가 개발한 최초의 갱도였다.

 

◇운탄고도 내년 10월 정식 개통

운탄고도는 석탄 산업이 활황이던 시절에 탄광에서 캔 석탄을 운반하던 길이다. 해발 700~1330m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이 길은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고원의 길(雲坦高道)이란 별칭을 갖고 있을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강원도와 동부지방산림청, 그리고 폐광지역 해당 시·군은 운탄고도와 산림청이 관리하는 숲길, 임도 등을 연결 총연장 173km의 트레킹 코스를 조성 중이다.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해 태화산, 망경대산을 지나 정선 두위봉, 만항재, 태백 힐링 숲길, 삼척 미인폭포, 삼척항까지 이어지는 등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이 하나로 연결된다.

 

운탄고도는 1·2단계 사업으로 나눠 진행된다. 영월·정선·태백을 잇는 1단계 사업은 총 122km로 지난 9월 착공, 올해 말 사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2단계 사업은 삼척 구간으로 총 연장 51km다. 내년 초 착공, 내년 10월쯤 일반에 개방할 방침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트레킹 코스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운탄고도 트레킹 길은 폐광지역을 아우르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침체된 폐광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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