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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1. 실리콘 밸리 명상

by 白馬 2020. 5. 9.

 

 1.실리콘 밸리 명상미국은 지금 마음챙김 명상 혁명시대

 

의료ㆍ심리 분야뿐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ㆍ학교ㆍ가정으로까지 확대

 

 

 

원로 심리학자 장현갑 교수는 21년 전 인생 최대의 재난을 당했다. 미국 대학에서 안식년 휴가 중 자동차 여행을 하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자신도 두 다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중상을 입고 꼼짝도 못한 채 아내와 딸이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는 모습을 현장에서 고스란히 목격해야만 했다.

그때 나이 57세. 인생 황혼기를 앞둔 그에게 충격과 트라우마는 대단했다. 그러나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사고 6개월 만에 침대에서 일어났고, 몇 년 뒤에는 목발 없이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이후 연구에 매진, 세계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5개 분야에 걸쳐 9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 학자로 연구업적을 남겼다.

도대체 그는 어떤 방법을 통해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을 극복하고 오히려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게 됐을까.
  
해답은 ‘마음챙김 명상’ 덕분이었다. 그는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이던 30대 시절부터 심신 건강 차원에서 우리 전래의 단전호흡과 명상을 수련했다. 이후 영남대로 옮겨 뇌과학을 연구하다가 미국에서 활발하게 시작된 ‘마음챙김’ 명상을 접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은 초기 불교(소승불교)의 마음수행 전통에서 유래한 명상법의 하나로 동남아에서 ‘위파사나’라는 이름으로 전해져왔다. 우리 대승불교에서 행하는, 특정 대상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는 집중명상(concentrative meditation)과 달리, 모든 대상에 마음을 열고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림(awareness)’을 중시하는 통찰명상(insight meditation)이다.
   

  
<미국서 ‘휴대용 명상’으로 진화>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과학적·의료적 체계를 갖추게 됐고, 무엇보다도 바쁜 현대 생활에 맞춰 언제 어디서든 단 몇 분의 짧은 시간에도 할 수 있도록 간편화됐다. 일종의 ‘휴대용(portable) 명상’으로 진화됐다.
  
사고 당시 장 교수가 연구하던 것이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였다. 미 매사추세츠대학병원의 존 카밧진 교수가 자신이 배운 선불교 명상과 요가를 의료에 접목해 당시 만성 질병·통증·스트레스 환자들에게 적용해 큰 효과를 본 프로그램이었다.
  
장 교수는 스스로 임상실험자가 돼 MBSR 이론과 기법을 적용했다. 수년간 분투 끝에 지옥 같은 마음과 하반신 마비의 고통에서 벗어나 재활에 성공했다. 장 교수는 사고가 나기 2년 전에도 마음챙김 명상으로 목숨을 건졌다. 러시아 오지 답사 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협심증 발작으로 사경을 헤매는 상황에서 의료진 도움 없이 호흡과 명상을 통한 일종의 ‘자기 치료’로 위급한 순간을 넘겼다.
  
존 카밧진의 MBSR 프로그램은 △만성통증 환자는 물론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 신경증 환자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환자 △순환기 및 심장질환자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각종 질환에까지 효능이 널리 인정되면서 1990년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후원과 의료보험 대상 공인을 받았고, 2000년대 들어 영국, 독일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보급돼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3년 커버스토리로 ‘명상의 과학’을 다룬 데 이어 2014년 2월 다시 커버스토리로 ‘마음챙김 혁명(Mindful Revolution)’을 싣고 서구권에 불고 있는 ‘마음챙김 명상’ 열풍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의료·심리 분야뿐 아니라 직장·학교·가정으로까지 마음챙김 명상이 확대된 것이다. 엄청난 경쟁과 속도, 집중력과 창의력을 요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경우 CEO는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마음챙김 명상 교육을 받는다. 로이터, 제너럴 밀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도이체방크, KPMG, 글락, 이노센트, 크레디트 스위스 등 세계적 기업·은행들도 도입했다.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가 마음챙김의 대표적 신봉자였다. 인도 여행 중 명상을 접한 뒤 30년 넘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련을 했다. 그 결과 얻은 에너지와 창의력으로 애플, 매킨토시, 픽사, 아이폰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었다.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EQ 감성지능’의 저자 대니얼 골먼, 미 오하이오주 8선 연방하원 의원인 팀 라이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CNN 간판앵커 출신의 앤더슨 쿠퍼도 대표적 매니아다. 마음챙김은 아니어도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도 명상 신봉자들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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