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창문을 열면 마음이 들어오고. . . 마음을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 국내의 모든건강과 생활정보를 올려드립니다
여행

우리 잠시 걸을까… 걸음의 미학, 대구

by 白馬 2018. 4. 18.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대구에서 발견한 걷기

대구

대구의 길은 직접 걸어보면 안다. 특별한 향기가 나지 않아도 별다른 풍경이 없어도 이 길이 얼마나 묵묵하게 오래 이곳에 있어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땅을 지탱하고 감내해 왔는지를. 곳곳에 스며든 대구의 정서를 말없이 보여주고 아무런 대가없이 그 대로 남아 있는 대구의 길. 무언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대구로 와서 마음을 놓고 길을 걸을 것. 그리고 대구가 전하는 길을 발견할 것. 대구에서 발견한 걷는다는 것의 아름다움. 그 지극한 산책의 미학.

달성공원

낮과 밤의 모습이 너무나 달라서 자칫 지나치기 쉬운 아양기찻길 주변의 야경. 한적한 대구의 밤길을 걷고 싶 다면 그리고 대구라는 도시에 밤의 낭만이라는 점을 찍고 싶다면 이름도 어여쁜 아양기찻길이 그 길을 조용히 내어줄 것이다. 80년 가까운 세월동안 금호강 위를 달리던 기찻길은 폐철로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지만,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다시 새롭게 태어나 대구 시민들의 품속으로 안겼다. 길이는 277미터. 홀로 뒷짐을 져도, 연인과 함께 손을 잡아도 천천히 걷기에 좋은 길이다. 독일의 권위 있는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 닷 디자인'상을 받을 정도로 경관과 조명이 뛰어나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아양기찻길. 다리 한가운데에 카페와 갤러리 등이 함께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에 옹기종기 행복마을과 동촌 유원지, 안심창조밸리 등 다양하게 들러볼 만한 곳들이 많아 대구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어두컴컴한 밤이 이렇게 예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양기찻길. 봄이 오면 주변의 십리 벚꽃 길에 꽃비가 내려 일대를 꽃세상으로 물들인다니 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겨울이라고 눈꽃으로 가득하지 말라는 법 있을 까. “우리 밤에 잠시 나가서 좀 걸을까” 라고 말을 건넨다면. 그래, 그러자.

근대골목투어

어쩌면 대구 걷기 여행의 축소판이자 최종판일지도 모르는 근대골목길.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오를 정도로 참 많 은 것을 가졌으며 보여주는 곳이다. 다양한 콘셉트에 맞게 5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하루에 모든 코스를 다 돌기 어려울 정도. 대 구 시내의 중심을 걷고 있는 이상, 이 특별한 구역을 지나치기란 어렵다. 하지만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걷는 것도 괜찮은 방법. 특별한 목적을 가지지 않을 경우에 더욱 ‘걷는다는 것’에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대구 초기의 서양식 건물들과 대구에 뿌리 내린 근대 종교 시설들, 역사적 가치와 인물들의 가옥과 자료 등 웅장함과 경건함, 고즈넉함과 자긍심 같은 다양한 느낌과 감정들이 교차하는 근대골목투어. 서울의 명동성당, 전주의 전동성당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성당으로 불리는 계산성당을 시작점으로 잡으면 주변으로 높이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대구 제일교회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의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 약령 한약도매상과 3.1 만세운동길, 청라언덕 등 두루두루 볼거리가 많아 동선을 합리적으로 잡을 수 있 다. 그리 크진 않지만 파란 하늘아래 은은한 벽돌색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계산성당. 미사시간이 아닌 경우 일반인에게 친절하게 개방이 되니 이곳에서 성호를 한 번 긋고 근대골목을 천천히 거닐어 볼 것이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이름 하나, 김광석. 대구 도심을 흐르는 신천을 따라 한때 서문, 칠성과 대구 3대 시장을 이루었던 방천시장 근처에 새겨진 그의 길은, 그를 기리고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또 함께 보고 듣는 길이다. 음악이라는 콘셉트로 맺어진 길이라 드물고, 김광석이라 반 가우며 쓸쓸하고 그래서 그가 보고 싶어지는 거리. 원래 이곳은 사람들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 극히 어둡고 구석진 거리였으나 김광석이 이 길을 살린 셈이다. 김광석은 이곳 대봉동에서 태어났고 다섯 살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마치 그의 선한 웃음이 그대로 드러날 것 같은 포토존이 여러 곳에 있어 그리 길지 않은 거리임에도 그를 추억할 거리는 많은 편이다. 중간지점에 위치한 노천 극장과 거리 곳곳에서는 그의 대표곡들이 언제나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아낌없이 따라 부르며 그를 추억한다. 이 길에서 사람들은 김광석의 음악 아래 커다랗게 하나가 된다. 주변에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독특한 콘셉트의 레스토랑들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김광석 거리는 대구를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거리가 되었다. 주말이면 평균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거리를 찾아 함께 그를 그린다. 음악과 사람이 만나 거대한 추억이 되는 길. 길을 따라 걷다가 골목 끝에 다다라 뒤를 보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봉산문화거리

봉산문화거리에서 큰 길을 건너면 헌 책방거리와 연결된다. 지금은 몇 곳 남짓만의 책방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골목과 책이라는 두 가지가 만났으니 아날로그 감성에서는 가장 앞부분. 슬쩍 들러 한 바퀴.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