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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by 白馬 2017. 9. 11.

황정산이 숨겨 놓은 산마루에 핀 바위꽃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짧고 굵은 원점회귀 산행

석화봉(石花峰·834m)은 황정산이 품은 한 송이 바위꽃이다. 바위가 꽃처럼 능선에 피었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 황정산 주능선에서 동쪽으로 뻗은 지능선에 솟았으며, 흘러내린 협곡 사이에 숨은 듯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능선에 오르면 석화봉을 둘러싼 황정산 산줄기가 마치 자식을 보호하는 부모처럼 둘러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석화바위 능선의 기암에서 주변 산세를 즐긴다. 살아 있는 소나무와 죽은 소나무, 육산과 바위산이 조화롭다.

 

석화봉은 황정산 명성에 가려 단독 산행보다는 경유하는 산봉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다가 2007년 황정산자연휴양림이 생기면서 휴양림을 기점으로 석화봉 원점회귀 산행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휴양림 투숙객들이 운동화 신고 산책하듯 오를 수 있는 편안한 산은 아니었기에 크고 작은 사고가 생겼고, 급기야 단양국유림관리소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게 되었다.

단양국유림관리소는 ‘무단출입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시 모든 책임은 출입자 본인에게 귀책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석화봉을 찾은 등산인은 ‘얼마나 험한 바위산이기에 이런 걸 걸어놓았나’ 하며 초입에서 덜컥 겁을 집어 먹을 수 있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1 석화봉의 암릉줄기 너머 올산이 더 많은 바위를 잔뜩 안고 있다. 2 황정산자연휴양림 계곡 상류. 등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아 길이 희미하지만 그만큼 깨끗한 물이 흐른다.

 

그러나 막상 올라보면 일부러 등산로를 벗어나 바위 위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여느 바위산에 비해 특별히 더 위험한 곳은 없다.

적재적소에 고정로프가 있어 평소 산에 다닌 사람이라면 긴장감을 즐기며 오를 수 있다. 별도의 로프를 가져가지 않아도 초보자가 아닌 이상 충분히 갈 수 있는 바위산인 것이다. 다만 석화봉 정상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희미한 편이므로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3 올산천에서 725m봉(석화바위)으로 이어진 능선길. 산행 초반 가파른 길이 고비다.

 

산 입구는 찾기가 쉽지 않다. 석화바위 능선을 타고 올라 석화봉을 거쳐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계획했으나, 산 입구를 알리는 표시가 없다. GPS를 켜 등산지도와 현 위치를 비교해 닿은 지능선의 끄트머리, 위험하다며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있다. 현수막 뒤로는 5~6m 높이의 험상궂은 바위까지 있어 겁을 집어먹게 만드는 초입이다.

국유림관리소의 엄포와 달리 막상 붙어보면 어렵지 않다. 바위 왼쪽으로 계단처럼 오를 수 있으며 상단에서 고정로프를 잡고 오르면 도로를 벗어나 산에 들게 된다. 시작은 짙은 그늘이다. 땡볕을 삼킨 숲 속으로 등산로가 드러난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뚜렷하나 시작부터 코가 땅에 닿을 듯한 오르막이다. 들머리의 고도가 417m, 정상 고도가 834m이니 400m만 높이면 된다. 높이로 보면 얼마 안 되지만, 석화봉은 단숨에 고도를 올리라 윽박지르며 보챈다. 몸이 풀리기도 전에 꾸역꾸역 오르막을 삼키다보면 향유고래 같은 바위더미를 만난다. 무게감 있는 바위들이 포개어 긴 성벽을 이루었다.

 

바위 아래를 따라 마냥 가면 길이 끊어진다. 다시 되돌아가 성벽 안으로 들어가는 성문을 찾아내었다. 쓰러진 나무 사이로 오르는 길이 있다. 아래에서 보면 험해 보이지만 막상 붙으면 발 디딜 곳과 손으로 잡을 것이 분명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암벽등반에서 가장 어려운 승부처를 뜻하는 크럭스가 연이어 나온다. 발디딤이 마땅치 않은 2m 높이의 직벽, 고정로프 덕분에 한 순간 힘을 써서 올라선다. 고정로프가 부실해 보여 몇 번을 당겨보고 올라섰다.

크럭스를 넘어서자 시야가 터지는 바윗길이다. 등산지도에 표시된 곰바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할 때 모 제약회사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영락없는 곰 생김새의 바위가 숲 속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전망바위에서 올라 온 능선을 뒤돌아보자 초록 숲 사이로 곰의 머리가 드러난 것이 보인다.

 

 

무등산 주상절리대의 축소판


고개를 들어 올산의 위성봉인 718m봉을 보고 있다. 석화바위를 오르면 황정산보다 도로 건너편의 718m봉이 유독 눈에 띈다. 뾰족하게 솟은 훤칠한 산세에 희고 매끈한 바위가 많아 일반인들 사이에 연예인 한 명 낀 것처럼 출중하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4 숲 밖으로 고개를 불쑥 내민 곰바위(왼쪽)가 이채롭다. 오른쪽으로 올산의 718m봉이 뾰족하게 솟아 힘을 과시하고 있다.

 

초입부터 숨넘어가는 오르막을 과제로 줘서 미안했던지, 석화봉은 계속 바위전망대를 내놓는다. 절정은 고사목이 있는 마당바위다. 사슴뿔마냥 기품 있는 굴곡으로 뻗어 올린 소나무가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고 회색빛으로 남아 있다. 노 작가의 혼신을 다한 작품처럼 노련한 세월의 깊이가 담겼다.

다른 바위전망터와 달리 발을 떼지 못하고 연신 디카를 찍는다. 바위 아래에는 100m는 될 법한 낭떠러지라 황정산 남봉에서 시작된 골짜기가 헬기를 타고 내려다보듯 잘 보인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1 725m봉(석화바위)으로 이어진 바윗길. 정면의 암봉이 석화바위다.

 

황정산은 고고한 왕궁처럼 높고 우람하게 솟아 석화바위를 내려다본다. 큰 산줄기가 하늘의 절반을 막고 있어 시원한 맛은 덜하지만 기묘한 바위와 절묘한 굴곡의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국적인 진경산수화가 아무렇지 않게 툭툭 터진다.

고도를 내리면 출입금지 현수막을 지나고 직진하여 내려서면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중고개다. 아쉽게도 석화산의 달콤한 향기는 여기까지다. 15분만 오르면 석화봉 정상에 닿지만 나무에 둘러싸여 별 조망은 없다.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2 석화바위에서 중고개로 이어진 길의 무등산 주상절리대를 닮은 바위벽.

 

대신 하산길로 100m 내려서면 아쉬움을 만회하는 마당바위가 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열린 바위 주변에 똬리를 튼 소나무들이 강한 생존력으로 바위틈을 움켜쥐고 있다.

급하게 고도를 내리는 산길을 따르니  문득 길이 사라진다. 마른 골인지 길인지 헷갈리지만 잠깐만 내려서면 휴양림을 관통하는 직바위골을 만난다. 인적 없이 그늘만 수북이 깔린 짙은 숲의 계곡이 산행을 부드럽게 갈무리하도록 도와준다. 깊은 웅덩이는 없지만 유리처럼 투명해 등산화를 벗고 피로를 씻기에 제격이다. 훌렁 옷을 벗고 뛰어들어도 보는 눈 없을 것 같은 계곡이다. 하류로 내려가자 오히려 물이 없는 건천이다.

사람들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리자, 사방댐 아래에 휴양림 물놀이장이 있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오토캠핑 데크에 텐트와 차들이 빽빽하다. 타프 그늘 아래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시선에서 ‘이런 더위에 등산을 하냐’는 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가슴에 담아 온 바위꽃 한 송이를 본다.

 

[단양 석화봉] 834m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산행 거리 5.3km
산행 시간  약 5.3시간 / 산행 난이도 중(짧고 굵은 암릉 산행)

 

[단양의 기암 명산 | 석화봉 세미르포]

 

산행길잡이
석화바위 능선의 끄트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가파른 오르막이라 초반은 힘들지만, 전망 좋은 바위를 만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휴양림 쪽에서 시작하면 입장료 1,000원을 내야 하며 하산 후 다시 차를 가지러 갈 때 휴양림 오르막길을 걸어야 한다.

들머리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대흥사와 휴양림 입구 사이에 출입금지 현수막이 있는 바위 옆을 오르면 된다. 처음 만나는 포개진 바위에서 쓰러진 나무 사이로 올라야 한다. 짧은 직벽 고정로프는, 로프 상태를 확인 후 체중을 실어야 한다. 크랙 사이로 고정로프가 있는 솟은 바위가 725m봉 석화바위다.

짧은 산행을 원한다면 중고개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서면 된다. 석화봉에서 휴양림으로 이어진 하산길은 길이 희미한 편이지만 거리가 짧아 무조건 내려서면 직바위골에 닿는다. 직바위골을 따라 휴양림으로 나오는 길도 희미하지만 계곡을 따라 계속 걸으면 휴양림에 닿는다.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곰바위에서 석화바위까지의 암릉구간이다.

 

 

교통
황정산자연휴양림은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 휴양림 앞 도로는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없으며 황정리 버스정류소까지 6.5km 거리다. 청량리에서 단양행 열차가 1일 9회(06:40, 07:50, 08:25, 10:40, 13:05, 15:10, 18:15, 19:07, 21:13) 운행. 2시간 소요(요금 1만7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 단양행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운행(06:59~18:00ㆍ매시 정각 또는 59분 출발)한다. 2시간 30분 걸린다. 요금 1만3,300원. 단양에서 황정행 버스가 1일 10회(06:15~19:35) 운행한다. 올산행 버스를 탈 경우 휴양림까지 2.5km 거리로 가깝지만, 마을길과 포장ㆍ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나오므로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 하루 4회(06:15, 13:45, 16:30, 18:30)만 버스가 운행하고 단양으로 나가는 버스는 남조리를 거쳐 둘러 가므로 시간이 제법 걸린다. 단양버스터미널(013-421-8800) 황정리에는 택시가 없으며 올산리와 대강면 택시가 가깝다(지역번호 043). 올산리 삼봉택시(422-4229), 대강면 대강개인택시(422-0004), 단양개인택시(421-5900). 승용차 이용 시 들머리에서 대흥사 쪽으로 200m 지점에 차를 세울 공간이 있다. 

 

숙식 지역번호 043
황정산자연휴양림은 국립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www.huyang.go.kr)를 통해서만 예약 가능하다. 숲속의 집 3동, 연립동 7동으로 객실 수는 적은편이지만 야영장(15곳)과 오토캠핑장(8곳)이 계곡 옆에 자리해 인기 있다. 주말 기준 숲속의 집 6인실 10만4,000원, 연립동 8인실 12만 원.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사인암삼거리에 민박과 식당이 밀집해 있다. 산채나물 전문 수리수리봉봉식당(422-2159), 청수가든민박식당(421-7186), 둥지가든민박식당(422-0341), 새남민박식당(422-7236), 출렁다리민박(422-0338) 등이 있다. 식사는 대강면사무소 인근이 낫다. 둥궁한우&막국수(423-6869), 한정식 전문 장씨본가(421-2929), 매운탕 전문 땅고기와 물고기식당(421-0047), 육류 전문 갈매기식당(422-737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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