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산바다와 광활한 갯벌 조망할 수 있는 염산면의 진산

능선 숲 그늘 좋아 여름에도 OK 설도항과 함께 별미여행도 즐길 수 있어
전남 영광군 염산면鹽山面의 진산 봉덕산鳳德山·296m은 등산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바닷가의 작은 산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 봉덕산은 오래전부터 염산면 주민들이 가뭄이 들었을 때 비가 오길 바라며 기우제를 지냈던 영산靈山이다.
염산면은 300m 이하의 구릉형 산지로서 봉덕산은 면의 중앙에 위치한다. ‘염산鹽山’이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간척지공사로 인해 염전과 농지가 많이 생겨난 고장이다. 영광군에서는 명품 영광 굴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금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염산면의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한다.
봉덕산은 염산면 축동리, 상계리, 봉남리, 신성리의 4개리 14개 마을을 품고 있다. 296m라는 낮은 높이지만 산정에 올라 서해바다와 광활한 간척지를 전망하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젓갈로 유명한 ‘설도항’을 함께 경유하는 반나절 별미 산행지로도 좋다.
봉덕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숲이 울창해 그늘이 많아 여름에도 산행하기 좋다. 곳곳에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고 등산로 정비도 매우 양호하다. 덕분에 신년이면 정상에서 해맞이 행사가 펼쳐지기도 한다.
산행 들머리는 염산중학교이다. 나무 이정표는 ‘질마재코스 2.4km’를 가리킨다. 학교 정문에서 우측으로 측백나무 담장을 끼고 돌다 보면 울타리 끝 지점에서 농가주택 갈림길을 만난다. 학교로 들어가지 말고 측백나무 담장을 계속 따라 가야 한다. 잡초가 많이 자라 약간 혼란스럽지만 ‘입산금지’ 표지판 쪽으로 길이 있다.
조릿대 사이를 벗어나면 길이 넓고 분명해진다. 가족묘를 끼고 돌면서부터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커다란 소나무가 운치 있게 자라고 굴피나무, 졸참나무도 울창하게 자란다. 7분 정도 진행하면 알미봉에 닿는다. 이곳에는 마을 주민들이 산책하러 많이 오는 듯 운동기구와 벤치가 놓여 있다.
오솔길처럼 걷기 좋은 길이 10분 정도 계속된다. 하지만 좌우로 시야가 가려 별다른 조망은 아직 없다. 가볍게 오르내리는 길이 반복된다. 다시 10분 정도면 허릿재봉에 닿는다. 이곳 역시 철봉 등의 운동기구가 있다. 작은 봉우리에도 이정표가 있어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된다.


정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커다란 바위는 우회해 지나간다. 첫 번째 나무계단 직전, 왼쪽 커다란 암벽 아래에 작은 굴이 있다. 특별한 이정표가 없어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이곳이 ‘용굴’이다. 보통의 ‘개구멍’처럼 보이지만 천장 쪽으로 긴 통로가 있다고 한다.
나무계단 끝에 전망대가 있다. 소나무 아래에 커다란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다. 바다를 끼고 있는 영산기맥과 월암산(337m), 군유산(403m) 능선이 힘차게 보인다. 설도항도 보인다. 설도항은 과거 외딴 섬이었지만 간척사업으로 인해 육지와 하나가 된 아담한 항구다.
설도항의 본래 이름은 ‘누운 섬臥島’이었으나 ‘눈섬雪島’이라는 예쁜 이름을 새로 가졌다. 부둣가에는 횟집과 젓갈 판매점이 즐비하다. 이곳의 황석어젓, 멸치젓, 새우젓 등은 염산면에서 나는 천일염으로 담은 것들이라고 한다.
비룡봉에서 사방 걸출한 조망
두 번째 나무계단을 올라 10분 정도 울창한 숲을 지나면 우람한 팔각정이 눈에 들어온다. 봉덕정鳳德亭이다. 정상의 이름도 비룡봉飛龍峯이다. 정자 안에 있는 현판에는 이 지역의 문사들이 ‘봉황’과 ‘용’을 빗대어 지은 글이 있어 이 산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지 잘 보여 준다.
비룡봉에서는 현판의 내용처럼 걸출한 조망이 펼쳐진다.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북쪽으로는 장암산(482m)에서 출발하는 장암지맥의 봉우산, 수리봉(476m)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태청산(593m)이, 서쪽으로는 칠산바다를 비롯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한눈에 보인다.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간척지는 지평선에 가까울 정도이며 염전단지는 흑백영화를 보는 듯하다.


24시간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소음은 인근 주민들과 가축에게 두통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높이 100m, 날개 113m 길이의 풍력발전기는 전국에 64곳 436기(2016년 4월 기준) 있다고 한다. 백수해안도로 인근과 염산면에도 2,000억 원대의 풍력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발전과 자연보호, 주민들의 생계가 모두 잘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두봉은 크게 존재감이 없고 이정표도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3분 정도면 사각정자가 있는 망월재에 닿는다. 거리상 정상에서 0.9km, 시간으로는 15분가량 소요된다. 대부분 이곳에서 오른쪽 한사랑골(1.5km)로 내려간다. 우리는 직진해 생애재 쪽으로 간다.
야생의 풍광이 있는 숲길 걷는 재미
길은 선명하지만 수풀이 많이 우거져 있다. 이정표는 ‘생애재 1.4km’를 가리킨다. 다래나무, 으름넝쿨, 칡넝쿨이 길을 막는다. 커다란 나무숲은 마치 밀림에 들어온 듯하지만 걷는 데 크게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다. 산딸기와 고사리도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길이 애매한 지점에는 나무에 달린 표지기를 보고 따르면 된다. 야생의 풍광이 살아 있는 숲을 걷는 묘미도 있다. 20여 분이면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며 공동묘지를 지나 사각형정자가 있는 생애재에 당도한다. 날머리인 염산중학교는 우측으로 90도 꺾어 임도를 따라가야 한다.
이곳부터는 실질적인 산행이 끝나고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10여 분 가면 남포간사거리다. 자갈길과 시멘트포장 임도가 이어지며 20분 정도면 사각형 정자에 닿는다. 이정표는 없지만 직진하면 질마재 쉼터에 이른다. 염산중학교는 90도 꺾이는 왼쪽 아랫길로 내려간다. 다시 20여 분 내려가면 작은 저수지와 정자가 있는 한사랑골이다. 이곳에서 농로를 1km 정도 따라가면 염산중학교에 도착한다.


■ 염산중~질마재~비룡봉~유두봉~생애재~임도~염산중(약 8.6km, 약 4시간 소요)
■ 염산중~질마재~비룡봉~유두봉~생애재~염산중(약 6.6km, 약 3시간 소요)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으로 나와 원흥교차로에서 ‘함평, 영광’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3번국도를 따르다가 영광고속버스터미널 지나 칠거사거리에서 ‘연흥사, 염산’ 방면으로 우회전해 808번지방도를 타고 직진하다가 염산면소재지에서 ‘두우리해수욕장, 두우리, 염산초등학교’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영광종합버스터미널까지 고속버스가 15회(첫차 07:00, 막차 22:00) 운행한다. 요금 우등 2만5,900원. 일반 1만7,500원. 동서울터미널은 하루 2회(09:10, 16:20) 시외버스 운행. 요금 2만2,200원. 영광종합버스터미널에서는 311, 301, 300번 버스를 타고 염산공용터미널에 내려 4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염산면 소재지에 묵을 곳과 식당이 있다. 모텔은 염산면사무소 근처의 서해장모텔(353-2550)이 유일해 영광읍에서 묵는 편이 낫다. 영광버스터미널과 영광군청 주변에 묵을 곳이 많다. 그리스모텔(351-1010), 스카이모텔(353-4468), 로얄모텔(352-0737) 등. 식당은 염산면 소재지에도 많다. 흥부식당(352-2933)은 짱뚱어탕(7,000원)과 곰탕(5,000원) 등을 낸다. 이외 서해가든(352-9014), 초원식당(352-9339), 이동숯불갈비(351-0762) 등.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마을까지 16.8km에 달하는 백수해안도로는 석양과 갯벌,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인 2.3km의 해안노을길은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걸을 수 있는 산책로다. 백수해안도로 근처의 노을전시관(350-5600)은 국내 유일의 노을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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