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창문을 열면 마음이 들어오고. . . 마음을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 국내의 모든건강과 생활정보를 올려드립니다
여행

[축제 따라 가는 산행] 김제 지평선 축제 & 모악산

by 白馬 2008. 10. 2.

       [축제 따라 가는 산행] 김제 지평선 축제 & 모악산

       높푸른 하늘과 맞닿은 황금빛 지평선 황홀, 10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벽골제

       주변에서 펼쳐져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과 동진강이 적시는 전북 김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고장이다. 너른 들녘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시야를 가릴 만한 높은 산도 없다. 눈을 벨 것만 같은 지평선 위로는 높푸른 하늘만 가득할 뿐이다. 삼천리금수강산의 모든 들녘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계절. 때맞춰 김제에선 흥겨운 지평선축제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곳엔 고은 시인이 ‘내 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라고 노래한 모악산이 솟아 있으니, 산 좋아하는 산꾼이라면 어찌 김제행을 마다하겠는가.

예로부터 우리나라 곡창으로서 소중하게 여겨졌던 호남평야에서도 김제·만경의 들판은 노른자위로 대접을 받았다. 주민들은 이 평야를 ‘징게맹갱 외에 밋들’이라고 부른다. ‘김제와 만경의 들녘은 이 배미 저 배미 모두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 축제 참가자들이 지평선 마당놀이를 관람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

전국 최대의 곡창 지대를 이루는 평야의 크기에 비해서 만경·동진강 두 하천은 규모가 작아서 호남평야의 전 지역에 물을 공급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벽골제(碧骨堤)다.

충북 제천의 의림제(義林堤), 경남 밀양의 수산제(守山堤)와 함께 삼한시대의 삼대 수리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큰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축조된 최고(最古)의 수리시설이기도 하다. 백제 비류왕 때인 330년에 만들어졌으니 거의 1700년 가까이 되었다.

벽골제의 수문은 원래 수여거·장생거·중심거·경장거·유통거 이렇게 모두 다섯 개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둑의 한가운데를 파서 수로를 만들면서 둑은 두개로 잘려졌고, 수문도 3개가 사라져 현재는 장생거와 경장거의 돌기둥만이 남아있다.


▲ 지평선축제에 참가한 한 여성이 지게를 지고 즐거워하고 있다.

김제의 옛 이름인 마한시대의 ‘벽비리’와 백제시대의 ‘벽골’은 모두 ‘벼의 고을’이란 뜻이다. 농경문화의 요람지며 쌀의 본고장답게 김제의 민속과 문화도 벼농사와 관련된 것이 많다.

벽골제 한쪽에 자리한 수리민속유물 전시관은 우리나라 벼농사의 역사와 벽골제에 대해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공간.

2008년 전국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

10월1일(수)부터 5일(일)까지 닷새 동안 벽골제 광장 일대에서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 곳!’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각종 체험에 중점을 뒀다. 따라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겐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고, 부모에겐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공연행사로는 가을밤 추억의 7080콘서트, 지평선 푸른 음악회, 전통문화예술행사는 벽골제 제사, 벽골제를 지키는 쌍룡 횃불놀이, 농경문화 체험행사는 벼베기·햅쌀 체험, 메뚜기잡기 체험, 허수아비만들기 체험 등이다.

이외에도 시골먹거리 장터, 들녘에서 새참 드세요, 트랙터 기차 타고 수확하자 등 연계행사 등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한편 김제 시내에서는 시민장기자랑, 야간영화, 동헌내아 행사(동헌 골든벨, 지평선 장기바둑 대회) 등이 펼쳐진다.

일정별로 각종 행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연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외국인 어린이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우선 첫날인 10월1일(수)엔 오전 10시부터 김제 시내에서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길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이를 지켜봤다면, 곧 벽골제로 장소를 옮기는 게 좋다. 벽골제 제사가 정오부터 1시간 동안 벽골제 장생거 앞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이날 해가 지고 어두워진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벽골제 특설 무대에서 개막축하공연도 펼쳐진다.

둘쨋날인 2일(목)엔 KBS 초·중장사씨름대회(10:00~18:00), 이주여성 전통혼례(15:00~16:00) 등이 열린다. 민속행사에 관심 있는 이라면 민속대동놀이인 입석줄다리기(17:00~18:00)와 쌍룡 횃불놀이(20:00~21:30) 구경을 빼놓을 수 없다.

3일(금)엔 시민운동장에서 김제새만금 지평선 전국마라톤대회(08:00~14:00)가 펼쳐진다. 또 주무대인 벽골제에선 전국 농악경연대회 본선(10:00~15:00), 새끼 꼬기 경연대회(10:00~14:00), 세계인&이주여성인 장기경연(10:00~12:00) 등이 비슷한 시간에 펼쳐지고, 오후엔 전국어린이 가을들녘 동요제(15:30~17:30), 벽골제설화 재현 쌍룡놀이(16:00~17:00)가 진행된다.

토요일인 4일엔 KBS전국노래자랑(10:00~16:00)이 주민과 관광객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이어 가마니짜기 경연대회(10:00~14:00), 만경들노래(15:00~16:00), 가을밤 추억의 7080콘서트(19:00~21:00) 등 굵직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 (왼쪽)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인 농악은 축제의 흥을 돋우는 데 꼭 필요한 단골손님이다./(오른쪽)맞두레로 물을 대는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
마지막 날인 일요일엔 허수아비 만들기 대회(10:00~15:00), 전통향토음식 발굴요리경연대회(10:00~13:00), 전통민속놀이 경연대회(10:00~14:00) 등 각종 경연대회가 오전부터 진행된다.

또 오후가 되면 만경 들노래(14:00~15:00), 세계인 한국농경문화 체험(14:00~17:00), 민속대동놀이 입석줄다리기(14:30~15:30), 쌍룡놀이(16:30~17:30) 등을 거쳐 폐막 피날레(18:30~20:00)로 닷새 동안의 축제를 마무리하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지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진 김제·만경 들녘은 민초의 땀과 눈물이 촘촘히 배어 있는 땅이다. 일제는 1903년부터 해방 직전까지 이 평야에서 온갖 착취를 자행했다.

일제강점기에 폭압에 맞선 인물들이 군산을 비롯해 만주·블라디보스톡·동경·하와이 등지로 옮겨서 40여 년의 세월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이 바로 김제 너른 들녘이다.


▲ (왼쪽)메뚜기잡이에 나선 아이들. 어른들에겐 아련한 추억을 안겨주는 체험행사다./(오른쪽)축제 행사에 참가해 탈곡기를 이용한 추수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그래서 지평선축제에 참가했다면 벽골제 맞은편에 있는 아리랑문학관을 꼭 들러야 한다. 문학관 1층에 들어서면 <아리랑>의 원고들이 수북하다. 사람 키보다 높다. 제1전시실엔 소설 속 주인공들의 험난한 이주사가 각 부의 줄거리와 함께 시각자료와 영상자료로 전시돼 있다. 혹시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 해도 이해할 수 있게 꾸몄다.


제2전시실엔 작가가 현장을 답사하며 조사한 기록이 담긴 취재수첩과 작품의 배경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각종 호남 사투리가 빼곡하게 적혀 있거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지어놓은 노트들도 눈길을 끈다.

▲ 벽골제 맞은편에 있는 아리랑문학관. 김제 너른 들녘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작가 개인의 신변에 초점을 맞춘 제3전시실은 가장으로서의 인간 조정래의 소박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부인과의 기념사진, 아들의 결혼사진, 손수 그린 자화상, 아내에게 선물했던 펜화 등이 전시돼 있다.

김제시에서 702번 지방도를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먼저 눈을 붙잡는 것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다. 이 평야를 가로지르는 도로는 거의 일직선으로 지평선을 바라보며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그렇게 한 없이 달리다가 차를 세우고 논둑길을 걸으면 사람은 지평선의 한 점이 된다. 바다로 이어지는 지평선 끝에 망해사(望海寺)가 있다.

망해사에서 펼쳐지는 저녁노을 작은 음악회

축제 둘쨋날인 10월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김제 망해사에선 저녁노을 작은 음악회(18:00~19:00)가 매일 1시간 동안 펼쳐진다. 저녁노을과 아담한 사찰이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회라 할 수 있다.


▲ (왼쪽)풍년을 기원하는 쌍룡놀이./(오른쪽)바다를 바라보는 풍광이 좋은 망해사. 축제 기간중 해질 무렵에 이곳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김만평야 지평선 서쪽 끝에 있는 망해사는 백제 때인 642년(의자왕 2)에 부설거사가 처음으로 창건했다고 전하다. ‘해 지는 서쪽을 즐긴다’는 뜻의 낙서전(樂西殿)과 범종각 사이엔 아름드리 팽나무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팽나무 아래의 평평한 돌에 앉으면 바람 불 때마다 종소리 울릴 듯한 범종 너머로 썰물 때면 끝을 알 수 없는 갯벌이, 밀물 때면 깊이를 알지 못할 바다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망해사에서 야트막한 오솔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5분쯤 걸으면 3층짜리 콘크리트 전망대가 나타난다. 여기를 오르면 동쪽으로는 넉넉한 바다요, 서쪽으로는 우리나라 제일의 곡창지대인 김만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땅한 조망처가 없어 옆에서 거닐던 평야지대를 독수리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맛이 아주 색다르다. 전망대가 있는 산등성이로는 심포항으로 이어지는 짧은 산길이 펼쳐진다.

▲ 심포항에서 망둥어낚시를 하고 있는 가족.

갯벌과 노을이 아름다운 심포항

심포항은 한때 ‘황금포구’였다. 부안의 계화도와 함께 질 좋은 백합조개 생산지로 이름을 날렸고,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이면서 바닷물이 얕아 물고기 산란장소였기 때문에 뱀장어를 비롯해 각종 물고기들이 넉넉하게 잡혔다. 또 바다 밖 석산에서는 돌을 캐다 팔아 돈을 벌 수 있어 부자가 많았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돈머리’로도 불린다.

방파제를 따라 들어선 횟집촌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항구가 나온다. 각종 조개류를 파는 가게가 두엇 자리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생합이라 부르는 백합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한쪽엔 백합 구이를 맛 볼 수 있는 식당도 여럿 있다.

밀물 때면 파돗소리를 들으며, 썰물 때면 갯벌을 바라보며 각종 조개를 구워먹는 맛이 제법이다. 또 심포항에서는 망둥어낚시도 즐길 수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부두에 서서 낚싯대 드리우면 어린이도 어렵지 않게 마릿수를 제법 낚을 수 있다. 미끼는 갯지렁이다.


여행정보

숙박

벽골제 주변엔 숙식할 곳이 마땅치 않다. 김제 시내에 귀빈장(063-544-2334), 금만장(546-6040) 등 모텔급 숙박시설이 있다. 사보이모텔(544-6790), 심포장모텔(545-1662) 등의 숙박시설이 있는 심포항 주변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별미

가을철 김제의 별미는 갯벌에서 잡은 백합. 주민들은 생합이라 부르는데, 크기에 따라 대합·중합·소합으로 나뉜다. 날로 먹기도 하고 데침이나 죽, 숯불구이도 인기가 있다. 은박지에 싸서 구워먹는 대합구이도 독특한 맛이 있다. 심포항에 뚝방회관(063-545-5503), 김제횟집(543-6535) 등 백합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1kg에 20,000~25,000원.


교통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접근하면 빠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 나들목→29번 국도→김제시→5km→벽골제 <수도권에서 2시간30분 소요> / 호남고속도로 김제 나들목→714번 지방도→14km→김제시→29번 국도(정읍 방면)→벽골제 <수도권에서 3시간 소요>

서울→김제
동서울터미널(ARS 446-8000)에서 매일 5회(07:40, 09:50, 12:30, 14:20, 17:40) 운행. 3시간30분 소요, 요금 11,500원.

인천→김제
종합터미널(032-430-7114)에서 매일 6회(08:10~18:20) 운행. 2시간30 소요, 요금 13,600원.

대전→김제
동부시외버스터니널(042-624-4451)에서 매일 5회(09:20, 11:05, 15:20, 16:25, 18:05) 운행. 1시간30분 소요, 요금 7,400원.

전주→김제
공용터미널(063-270-1700)에서 1시간 간격으로 매일 14회(07:25~17:46) 운행. 40분 소요, 요금 2,400원.

김제→벽골제
김제터미널에서 매일 20회(06:37~17:27) 운행. 20분 소요.

김제→심포항
김제터미널에서 매일 23회(06:30~17:20) 운행. 45분 소요. 


 지평선축제 전화 063-540­3031~3037, 홈페이지 www.festival.gimje.go.kr

오늘의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