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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통오름&독자봉] 한적하고 걷기 좋고 전망 좋은 오름

by 白馬 2025. 6. 28.

[제주, 어디까지 아세요]
제주올레 3코스 서귀포시 성산읍

초봄의 통오름. 누렇게 변한 억새와 띠가 능선을 따라 가득하다.

 

제주올레 3코스는 오름 두 개를 오르내린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의 통오름과 독자봉이다. 8자 모양의 신산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솟은 두 오름은 올레꾼이 아니라면 찾는 이가 뜸할 만큼 한적한 곳에 있다. 그러나 올라 보면 누구라도 반할 매력을 가졌다. 한적해서 좋고, 걷기 좋은 숲과 적당한 경사, 완만한 능선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게 없다. 

 

다섯 봉우리가 감싼, 통을 닮은 오름

길 하나를 끼고 자락을 맞댄 통오름(143.1m)과 독자봉(159.3m)은 높이가 비슷하고, 덩치도 고만고만하다. 그래서 오름을 탐방하는 이 대부분이 두 오름을 이어 걷는다. 세 시간이면 넉넉한 부담 없는 코스다.

봉수대 터를 지나면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섞여 나타난다. 삼림욕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북쪽의 통오름은 경사가 완만하고 봉우리 다섯 개가 말굽형 굼부리를 감싸며 늘어섰다. 서쪽 방향으로 열린 굼부리다. 오름의 전체 형태가 말이나 소를 위한 물통을 닮아서 ‘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신산교차로에서 바로 오름 사면을 치고 오르는 계단 탐방로가 시작된다. 안내도가 서 있는 들머리에서 능선에 닿기까지 통나무 계단이 구불거리며 이어진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이럴까 싶을 만큼 멋지다. 계단 주변에는 제주에서 흔치 않은 참나무가 많아 풍광이 이색적이다. 

통오름은 서쪽으로 트인 말굽형 굼부리를 가졌다. 굼부리 안은 온통 밭이다.

 

들머리에 서면 계단이 끝나는 능선이 훤히 보일 만큼 오르막은 짧다. 시작하자마자 금세 닿는 거리. 여기서 능선 서쪽의 산불감시초소까지는 꼭 가보는 게 좋다. 영주산을 시작으로 멀리 백약이와 좌보미, 동검은이, 다랑쉬, 따라비 등 제주 동부의 오름이 늘어선다. 멋들어진 풍광이다. 

탐방로는 통나무 계단을 따라 오른 능선에서 굼부리를 왼쪽에 끼고 오른쪽으로 굽어 돈다. 작은 언덕 같은 봉우리 몇 개가 이어지는 길로 걷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굼부리 안쪽 사면에 왕벚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서 봄날이면 더할 나위 없이 화사해진다. 적당한 그늘과 억새, 띠, 산벚나무, 보리수나무 등이 어우러진 능선이다. 시야가 답답하지 않고, 사철 걷는 맛이 좋다. 

 

하늘에서 본 독자봉. 그 너머가 삼달리다.

 

능선을 돌아서 내려선 곳에 올레의 상징인 간세가 보인다. 여기서 올레길이 오른쪽으로 갈리고, 왼쪽의 통오름 둘레길을 따르면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다. 중간에 굼부리 안을 통째 차지하는 널찍한 밭도 만난다.   

 

봉수대 터와 전망대가 멋진 독자봉

독자봉은 통오름에 비해 산세가 제법 당차다. 우뚝 솟은 모양이 외로워 보여서 ‘독자봉獨子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주변 마을에 외아들을 둔 집이 많은 게 이 오름 때문이라는 재밌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신산리 사람들은 ‘독자망獨子望’ 또는 ‘망오름’이라고 부른다. 조선 시대에 이 봉우리에 만든 봉수대 때문이다. 

독자봉 전망대서 본 풍광. 멀리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독자봉도 말굽형 굼부리를 가졌다. 그러나 굼부리가 통오름과는 반대로 동남향으로 열렸다. 그래서 두 오름은 서로 등을 맞대고 돌아앉은 모양새다. 들머리는 신산교차로에서 신산리 쪽으로 350m쯤 내려선 도로 옆이다. 신산리 주민들이 운동 삼아 찾는 곳이어서 들머리엔 주차장과 화장실, 운동시설도 갖췄다.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탐방로는 원점회귀형이다. 주차장에서 보이는 오른쪽의 통나무 계단을 따라 올랐다가 정상과 봉수대를 지나 왼쪽 길로 내려서는 게 일반적이다. 

밭이 들어선 통오름 굼부리. 꽤 넓고 길다.

 

독자봉 또한 그리 높지 않아서 능선까지는 금세 닿는다. 통신탑을 지나 조금 더 간 곳에 데크로 잘 만든 전망대가 나온다. 건너의 통오름부터 유건에, 모구악, 백약이, 좌보미, 다랑쉬 같은 오름이 북쪽 하늘금을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 대수산봉과 두산봉,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도 훤하다. 동남쪽으로 하얀 탑 같은 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성산기상대다. 

 

‘굼부리 쉼터’에서 제주의 침묵을 

온갖 나무가 뒤섞인 통오름과 달리 독자봉 능선엔 소나무가 빽빽하다. 소나무로 뒤덮인 능선길이 평탄하고 쾌적해서 걷는 맛이 일품이다. 왼쪽으로 움푹 파인 굼부리를 끼고 능선을 부드럽게 돌아가면 독자봉수대 터다. 지름 20m는 족히 될 만한 원형의 둑이 둘렀고, 가운데가 봉긋하다. 독자봉수는 서쪽의 남산봉수, 북동쪽의 수산봉수와 교신했다고 한다. 

벤치와 평상이 놓인 독자봉의 ‘굼부리 쉼터’. 기분 좋은 침묵이 서린 곳이다.

 

봉수대를 지나면서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얼마 후 삼달리로 내려서는 제주올레 3코스가 오른쪽으로 갈리고, 독자봉 탐방로는 왼쪽으로 향한다. 내려선 곳에서 굼부리 안인 ‘굼부리 쉼터’로 들어갈 수 있다. 제주의 숱한 오름 중 굼부리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은데, 독자봉은 쉼터까지 조성해 두었으니 꼭 들어가 볼 일이다. 울창한 삼나무 숲속에 열 명쯤 이용할 수 있는 벤치와 평상이 놓였다. 

대부분의 오름 굼부리는 외부와 단절된 또 다른 세계, 독특한 제주다. 세상 소음이 차단되어 새소리, 바람소리는 더 맑고 깨끗하며 그곳만의 침묵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독자봉 굼부리는 삼나무, 편백나무가 울창해서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굼부리 쉼터를 나와서 주차장까지는 평탄한 길로 100m 남짓이다.  

Info

교통 서귀포버스터미널에서 성산포를 오가는 295번 버스가 통오름 동쪽인 선인장마을 정류장에 선다. 통오름 들머리까지는 700m쯤 걸어야 한다. 

 

주변 볼거리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제주를 사랑한 수많은 예술가 중 김영갑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가 있을까? 제주 억새와 바람을 사랑해 죽음으로 내몰던 병마와 하루하루 싸우면서도 카메라를 들고 나섰던 그의 일생이 두모악 벽에 고스란히 걸렸다. 가장 제주스러운 서정으로 빈틈 없이 채워진 그의 갤러리는 고요하면서도 한없이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한다. 갤러리 뒤편에 무인카페도 있다. 

 

문의 064-784-9907.

 

입장료 성인 5,000원 / 청소년과 어린이 3,000원.

 

맛집 

맛나식당 섞어조림.

 

허름한 외관의 ‘맛나식당’은 ‘가성비 끝판왕’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메뉴는 딱 한 가지. 갈치조림과 고등어조림을 섞어서 내놓는다. 인원수가 홀수일 경우 어느 조림이 더 많이 들어가는지에 따라서 가격이 정해진다. 갈치조림은 1만3,000원, 고등어조림은 1만1,000원. 아침 8시 30분에 영업을 시작하고, 오후 2시 30분에 영업을 마치지만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일찍 문을 닫는다. 점심시간 즈음엔 대기가 필수. 예약은 안 되고, 매주 수요일은 휴무다. 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 41. 문의 064-782-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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