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해진 날씨에 밖으로 떠나고만 싶어지는 가을이 왔습니다.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은 우리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어디든 가고 싶어 지게 하죠. 유난히 길었던 이번 여름이 싹뚝 잘린 것처럼 끝났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는 건 반려인도, 반려동물도 똑같겠죠? 저는 함께 사는 3살 포메라니안 ‘버디’와 함께 소중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천년고도 경주로 여행을 떠났어요. 눈을 돌리는 곳곳에 오랜 역사와 유적이 살아 숨 쉬는 경주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한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지금부터 ‘버디’와 함께 경주의 매력을 찾아 떠난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 추천 관광지 ⭐
경주읍성, 첨성대, 월정교, 경주엑스포공원, 키녹 호텔
[ 경주읍성 ㅣ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
경주 여행의 시작은 경주읍성으로 정했어요. 유명 관광지보다 한적한 편이라 온전히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려고 한 이번 여행 컨셉과 잘 어울렸죠. 경주읍성은 시가지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데 경주읍성의 동문인 ‘향일문’이 2018년에 복원을 완료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주민과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지금도 성벽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동문과는 다소 떨어져 있어 방문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버디와 산책하며 둘러본 경주읍성은 인도를 중심으로 도심과 옛 성벽이 맞닿아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몇 발만 옮기면 타임슬립을 하는 듯한 묘한 기분을 즐길 수 있어요. 잠시 멈춰 지켜보니 성벽을 관통하는 차도, 주변으로 난 산책길, 쉽게 오를 수 있는 성곽 등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인 동시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 도시가 문화재라고 할 수 있는 경주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시, 펫티켓이 필수겠죠. 경주읍성에서도 목줄 착용, 맹견 입마개 착용, 배변 수거와 잔디 진입 금지 등을 준수해야 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관리인 판단에 따라 문화재 보호를 위해 별도의 조치를 안내할 수도 있다고 해요.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동문로 31 (북부동)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이용요금: 무료
◇ 주차: 무료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반려견 목에 2m 내외 목줄 착용 / 맹견은 입마개 착용 / 잔디보호를 위하여 잔디 진입 금지 / 배변은 배변봉투에 수거, 흔적은 물을 뿌려 제거
[ 첨성대 ㅣ가슴이 뻥 뚫리는 대지에 우뚝 솟은 경주의 랜드마크]
다음으로는 경주의 상징과도 같은 첨성대를 방문했어요. 신라시대에 만들어져 원형을 보존한 천문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의 보물이죠. 문화재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지만, 낮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어 바깥에서도 첨성대를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첨성대 주변으로는 계절마다 바뀌는 색색의 꽃밭이나 푸른 잔디 가득한 산책로가 관광객을 맞이해 인근을 여유롭게 거닐기만 해도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가을에 첨성대를 방문한다면 절정을 이룬 핑크 뮬리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마세요.
주변에 높은 건물 하나 없이 탁 트인 가을 하늘을 보고 걸으면 도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데요. 반려견과 함께 방문한 다른 여행객을 종종 마주쳐 버디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어요.
첨성대 주변은 그늘이 많지 않아 햇살을 대비해 양산과 선글라스를 챙기면 좋아요. 그늘에서 쉬고 싶다면, 인근의 숲 계림 을 추천해요. 커다란 고목들이 햇볕에 지친 여행객에게 짙은 그늘을 선사합니다. 저도 열심히 산책하느라 지친 버디와 한숨 돌릴 수 있었답니다.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첨성로 140-25
◇ 운영시간: 09:00~22:00 (동절기 21:00까지)
◇ 이용요금: 무료
◇ 주차: 가능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첨성대 울타리 안 반려동물 출입 금지
[ 월정교 ㅣ고즈넉한 정취를 간직한 누교]
계림에서 조금 더 걸어 교촌마을 어귀를 지나니 월정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월정교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통일신라시대의 교량으로, 2018년 복원을 마치고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건널 수 있지만, 유모차나 이동장을 이용해야 해요. 문화재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이 직접 다리 위를 걸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니 유의해주세요. 이동장 속 버디와 함께 다리 위를 거닐며 물과 바람 냄새도 맡고, 강과 교촌마을을 바라보니 통일신라의 정취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직접 다녀온 월정교는 다리 위를 거니는 것도 좋지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외관도 정말 예뻤어요. 강 아래쪽에 있는 징검다리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월정교를 바라보거나, 강둑에 있는 벤치에 앉아 월정교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도 참 좋았어요. 징검다리는 간격이 다소 넓어 물에 빠지지 않도록 버디와 같은 소형견은 안전하게 안고 건너는 편이 더 좋아요.
월정교는 낮보다 밤에 더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일정상 저녁에 방문하지 못해 다음에는 꼭 밤에도 들러 보리라 다짐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어요. 참고로 자가용으로 월정교를 방문한다면 바로 옆에 있는 월정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좋아요.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274
◇ 운영시간: 09:00 – 22:00
◇ 이용요금: 무료
◇ 주차: 가능(월정교 공영 주차장)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반려동물 유모차 및 이동장 사용 가능한 경우에만 일부구역 동반 가능하며, 반려동물이 다리 위 직접 보행 불가
[ 경주엑스포대공원 ㅣ남녀노소, 반려동물까지 모두 함께 즐기는 문화예술체험]
다음으로는 보문관광단지 에서 멀지 않은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방문했어요.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화한 82m 높이의 경주타워가 눈길을 끌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입장료는 1인 12,000원에 반려동물 요금은 따로 없어요.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공원에 들어서면 전시, 공연, 체험 등 콘텐츠가 정말 다양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저는 버디와 함께 경주타워 앞 인증샷을 찍고, 화랑숲이나 비밀의 정원 같은 산책길 둘러보기를 목표로 방문했는데요. 워낙 공원이 넓고 콘텐츠가 다양하니 어떤 곳을 방문할지 미리 계획을 짜고 동선을 생각하면 좋습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강아지와 고양이 동반 가능하고, 목줄을 착용하면 산책로 등 외부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전망대가 있는 경주 타워 등 실내는 대부분 반려동물 출입이 불가능하지만, 야외에도 즐길 거리가 충분해 괜찮았습니다.
버디와 함께해서 가장 좋았던 곳은 비밀의 정원과 화랑숲이었어요. 비밀의 정원은 경주타워 바로 뒤에 숨어있는데요. 마치 잘 관리된 누군가의 개인 정원에 초대받은 듯 평화로워 저와 버디는 잠깐의 휴식을 즐길 수 있었어요.
화랑숲은 밤과 낮의 테마가 달라지는 탐험 코스인데요. 낮에는 둘레길이지만, 밤에는 신화와 전설이 안내하는 길로 탈바꿈한대요. 둘레길 주변에는 무성한 억새풀이 가득해 가을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는데요. 축구장 3개 크기의 억새풀 군락이 기다리고 있으니 꼭 가 보길 추천해요.
이 외에도 자연사박물관, 미술관, 또봇스토리뮤지엄, VR체험, 화랑놀이 체험장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만한 볼거리도 많고, 반려동물도 좋아할 다양한 야외 산책로까지 즐길거리도 가득한데요. 특히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는 반려가족이라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경감로 614 (천군동)
◇ 운영시간: 1~4월, 10~12월 10:00~18:00 / 5~6월 10:00~19:00 / 7~8월 10:00~20:00
◇ 이용요금: [공원 이용권] 대인 보통권 12,000원 / 소인 보통권 10,000원
◇ 주차: 동편, 서편 주차장 (소형 728대, 대형 70대)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공원 내 실내 시설 및 야간 입장 불가 / 맹견 입장 불가 / 목줄 및 인식표 필수 / 배설물 수거 필수
[키녹ㅣ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천국과도 같은 호텔]
경주 여행의 마지막은 버디와 편안한 휴식을 즐기기 위한 숙소인데요. 올해 8월에 문을 연 펫프렌들리 호텔 키녹에서 쉬기로 했어요. 키녹은 총 34개의 모든 객실이 펫 특화 객실인 데다 실내외 펫 파크, 펫 유치원, 펫 케어센터 등 오롯이 반려동물과 반려인만을 위한 시설이 가득한 호텔이었어요.
버디와 저는 키녹 프리미어 객실을 이용했는데,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향한 진심이 가득한 객실에 정말 감탄했어요. 반려동물 관절에 무리 가지 않는 저상 침대와 펫 계단은 기본, 전용 침대, 타월, 식기, 배변 패드 등 다양한 어메니티도 제공돼요.
욕실에는 반려동물 전용 샤워 공간이 있는 점도 좋았고, 방 곳곳에 리드줄 고리가 있어 반려견이 발을 씻거나 몸을 말리는 중에 도망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점도 정말 좋았습니다. 또, 소리에 예민한 반려동물을 위해 초인종 대신 초인등을 사용해 램프가 깜빡이거나, 엘리베이터는 탑승 전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다른 반려동물이 타고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는 점도 정말 좋았습니다.
방에서 잠시 쉬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펫 파크도 들렸어요. 1층 카페는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받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며, 전용 메뉴 ‘멍파르페’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여행을 즐긴 버디의 허기를 달래려고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어요. 버디가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양이 넉넉했는데, 소형견 2마리가 함께 먹어도 충분해 보였어요.
야외에 있는 펫파크는 약 2,500평 규모로 소형견과 중·대형견 구역이 구분돼 있고, 몸이 불편한 배려견 구역도 나누어져 있어요. 버디는 15kg까지 입장 가능한 소형견 구역에서 다른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어요. 하루 종일 여행에 지칠 법도 한데 오프-리쉬 존이라 자유로워서인지 정말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북군동 110-9
◇ 객실 이용시간: 입실 15:00, 퇴실 11:00
◇ 주차: 무료
◇ 반려동물 동반 유의사항: 몸무게 45KG 이하의 반려견만 동반 투숙 가능 / 동물등록번호와 최근 2년 이내 광견병, 종합백신 예방접종 여부 확인된 반려견만 이용 가능 / 객실당 반려견은 스위트 객실 타입 2마리, 그 외 객실 타입 1마리까지 무료 입실 / 반려견 추가 시, 소형견(~15kg) 5만원, 대형견(16~45kg) 10만원 추가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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