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탈모는 노화나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에 의해 생긴다. 하지만 질병의 증상으로 탈모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탈모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네 가지를 알아본다.
▷다낭성난소증후군=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량을 늘리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안드로겐 탈모의 원인이 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작은 난포(난자를 둘러싼 주머니 모양의 구조물)가 여러 개 생기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난소에 모여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배란과 월경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는 줄고 남성호르몬의 분비량은 증가한다. 이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슐린 저항성 때문일 수 있다. 월경 주기에 따라 신체가 변하는 과정에서 인슐린 신호 전달 체계에 결함이 생기면 인슐린이 과하게 생성된다. 그 결과 호르몬 교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이 과다해지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분비가 촉진돼 모낭이 수축하고 모발은 가늘어진다. 다만,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한 탈모는 급격히 많은 양이 빠지지 않는다.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머리카락이 꼭 잔머리처럼 나오게 된다. 전반적으로 머리숱이 적어지기보단 두피 위쪽 부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만약 정수리 부위 가르마 폭이 넓어지고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탈모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여드름 ▲체중 증가 ▲비정상적 하혈 ▲인중이나 몸에 털 많아짐 등이 발생하면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편 드물게 난소·부신의 종양이나 부신과형성으로 인해 안드로겐 탈모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질병들은 모두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와 관련이 있다.
▷지루성두피염=지루성두피염은 지루성피부염이 두피에 발생한 것이다. 지루성피부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생기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초기에는 ▲비듬 ▲가려움증 ▲곳곳에 노랗거나 붉은 여드름이 생겨 진물 유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지루성두피염이 악화될 경우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두피에 특정 곰팡이가 자라 탈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상처와 염증으로 두피 환경이 나빠져 모발을 만드는 세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지루성두피염 전용 샴푸를 쓰고 머리를 꼼꼼하게 감아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연고나 먹는 약 등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철결핍성빈혈=철결핍성빈혈로 탈모가 유발될 수 있다. 철결핍성빈혈은 혈액 구성 성분 중 철이 부족해 헤모글로빈이 만들어지지 않고, 그로 인해 적혈구 생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빈혈이다. 특히 여성은 매달 반복되는 월경과 임신, 출산으로 철이 결핍되기 쉽다. 40대 이후에는 자궁 질환으로 월경량이 과다해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철분은 모낭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철이 함유된 단백질 '페리틴'은 모발 성장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철결핍성빈혈이 발생하면 페리틴이 모낭 세포 분열에 관여하지 않고 혈액으로 이동한다. 그 결과 모발이 가늘어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빠지게 된다.
▷갑상샘질환=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탈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샘에서 만들어지는 '갑상샘 호르몬'은 신체의 에너지와 대사 조절에 전반적으로 관여한다. 성장기 발달은 물론 성인이 된 후에도 ▲체온 유지 ▲근육의 긴장과 강도 ▲정서 상태 조절 등에 영향을 미친다. 갑상샘 호르몬은 과다해도, 부족해도 문제가 생긴다. 먼저 갑상샘저하증이 있을 때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의 양이 줄어들면 대사가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고, 영양 공급에도 이상이 생긴다. 그 결과 모낭 활동이 둔해지고 모발이 얇아져 머리카락이 쉽게 빠진다. 반대로 갑상샘항진증일 때도 탈모가 생길 수 있다. 호르몬이 과다해지면 대사량이 증가하고 대사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진다. 영양분이 빠르게 소진돼 모발로 가야 할 영양이 줄어들면 탈모가 발생한다.
질병으로 유발되는 탈모는 원인 질병이 치료되면 대부분 개선된다. 따라서 탈모와 함께 의심 증상들이 동반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오늘의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