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봄이 오는 것이 마냥 좋지 않은 이들이 있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이들이다. 실제로 봄철에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알레르기 질환 진료환자수가 1월 154만여 명에서 봄이 시작되는 4월에 243만여 명으로 57%가량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하는 봄을 맞이하여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환절기만 되면 재치기에 콧물까지…왜 그럴까?
코 안과 입 속이 간질간질하면서 재채기가 연달아 나고, 콧물과 코막힘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의 신호다.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에 증상이 특히 심해지는데, 이를 방치하면 코막힘으로 인한 두통, 수면장애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다. 특히 소아의 경우 부비동염, 중이염 같은 합병증까지 나타나는 사례가 있으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코막힘과 코골이가 만성화되고 안면 골 발육 이상과 성장저하로까지 이어지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면 집먼지나 꽃가루, 온·습도의 변화나 담배연기, 대기오염 같은 항원을 멀리하는 ‘회피요법’을 진행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 비점막 수축제 등과 같은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에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코를 잘 푸는 것도 중요하다. 코를 세게, 자주 풀면 눈과 귀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더해져서 콧물이나 비강 내 균주가 귀나 눈 쪽으로 역류하고, 그 결과로 중이염이나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귀와 코에 심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강도를 조절하면서 풀되, 하루에 2~3번 이하로 푸는 것이 좋다. 만일 그 이상으로 풀어야 할 만큼 증세가 심하다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서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상황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외출 후 참을 수 없는 가려움…그 원인은?
환절기에 주의해야 할 또 하나의 질환으로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있다. 꽃가루나 송진 같은 특정 항원에 노출됐을 때 피부 면역 작용, 또는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 발생률이 높아서 ‘꽃가루 알레르기’라고도 하며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아카시아, 버드나무 등이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원인이다. 그 밖에도 동물의 털, 곰팡이, 그리고 고무나 염색약 때문에 알레르기성 과민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치료할 때 역시 ‘회피 요법’이 중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오전 6~10시 사이에는 조깅이나 운동을 삼가고, 창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 증상이 진행된 상황에서는 대증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 가려움증과 염증을 완화할 수 있고, 2차 감염이 있을 때는 항생제를 활용하기도 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피부가 상당히 민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몸에 자극이 될 만한 울소재보다는 면소재 옷을 입는 게 좋다. 외출을 했다면 다녀온 직후 바로 샤워하는 것이 권장되며, 이때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5~10분 정도 짧게 샤워해야 피부 건조증이나 민감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환절기에는 눈곱이 투명하거나 끈적하게 늘어나는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비빌 경우 다른 바이러스의 추가 감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눈곱 역시 억지로 떼어내기보다는 세수로 자연스럽게 제거하거나 면봉이나 휴지에 물을 묻혀 닦아내길 권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될 때 전문가의 진료를 받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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