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박호연의 산행처방] 운동 유발 기관지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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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5명 중 1명의 올림픽 선수가 운동 유발 기관지수축 EIBexercise-induced bronchocon striction, 즉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유발되는 천식과 같은 기도 협착을 앓고 있습니다. 지구력 운동선수와 동계 스포츠 선수에서 그 수치가 훨씬 높습니다. 심지어 더욱 놀라운 사실은, EIB를 앓고 있는 운동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비율이 더 높다는 점입니다. 차갑거나 오염된 공기를 다량으로 흡입하면 기도가 건조해져 과도한 면역 반응이 발생하고 장기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의 스포츠 과학자 Morten Hostrup은 “높은 훈련 부하와 환기 작업이 기도 과민반응 정도를 증가시켜 천식과 EIB의 발병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훈련한 운동선수는 결과적으로 EIB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올림픽 선수 5명 중 1명 ‘운동 유발 기관지수축’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그 정도 증상은 감내할 가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겨울날 야외 운동, 등산을 활발하게 즐기는 사람들에게 EIB의 위험은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찬 공기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지 않으므로 기도를 건조시킵니다. 이는 특히 스키선수, 달리기 선수, 철인 3종 경기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수영장 물과 얼음 재포장기의 배기가스에서 생성되는 클로라민 때문에 수영장이나 아이스링크와 같은 실내 환경도 문제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수영 선수, 아이스 스케이터, 하키 선수도 EIB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한 채 EIB 증상을 나타냅니다. 결국 숨 쉬기 힘들다는 느낌은 대부분의 지구력 운동 선수에게 진료 중 흔하게 듣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1990년대부터 스포츠 과학자들은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예상보다 호흡문제가 많다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1998년 동계 올림픽 이전에 미국 올림픽 위원회 생리학자들은 나가노로 향하는 운동선수들을 검사해 힘든 운동에 대한 반응으로 기도가 비정상적인 수축을 보이는지 확인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팀의 절반을 포함해 선수 중 4분의 1 정도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찬 공기가 기도를 건조시켜
물론 EIB 진단을 통해 금지된 천식 약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알베르토 살리자르 코치는 운동선수들에게 천식약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EIB 테스트를 속이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EIB 진단을 받으면 풀루티카손과 같은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살부타몰 같은 기도 확장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도핑검사를 받는 운동선수라면 일부 약물은 금지되거나 복용량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입니다. 2008년에 캐나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추위로부터 기도를 보호하기 위해 바셀린을 삼킨 이야기가 있습니다. 좋지 않은 아이디어고 전혀 효과가 없겠지만, 그만큼 선수들에게 추운 날 목의 건조함으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 가지 옵션은 공기를 따뜻하게 하고 촉촉하게 해주는 열, 수분 교환 마스크를 쓰는 것입니다. 에어트림AirTrim이라는 마스크는 EIB의 위험성을 줄여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앨버타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5℃ 이하로 온도가 떨어지면 EIB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확한 역치는 상태와 개인의 민감성에 따라 다르지만, 기침이나 천명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기도가 자극을 받았다는 신호입니다. 호흡용 마스크가 없다면 스카프나 수건을 입에 대는 것도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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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와 입 주변 따뜻하게, 운동 전 카페인 섭취 도움
추운 공기에 의해 발생되지만, 그렇다고 1~2월 겨울 등산에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잘 알려진 야외 스포츠, 수영장 및 동계 스포츠에 비해 등산에서 EIB의 위험성 경고는 국내에서 드문 편입니다.
마스크, 스카프 등으로 코, 입 주변을 따뜻하게 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0초 스프린트 6~8회를 포함한 20분 정도의 사전 운동도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운동 전 카페인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경옥고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경옥고의 인삼은 항천식 효과가 있고 연구에 따르면 COPD 환자의 운동 내성과 폐 기능이 향상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옥고는 축구, 수영 등 운동선수의 기관지 회복에 도움이 되고 심폐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EIB를 앓고 있는 외국인 운동선수에게 경옥고를 투약 처방한 후 호전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겨울철 등산 후 호흡이 힘들고 기침 등 기관지 증상이 반복된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찬 공기, 습도 등을 잘 대비해서 건강한 등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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