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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은도 1004 뮤지엄파크] 무한의 다리에서 영원을 꿈꾸다

by 白馬 2023. 1. 28.

자은도 양산해변에 자리한 ‘1004뮤지엄파크’ 전경. 축구장 70개 규모로 수석미술관, 신안 자생종 새우란 전시관, 국내 최대규모 조개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복합문화예술박물관이다.

 

신안군(박우량 군수)은 큰 섬과 주변에 딸린 섬으로 이루어진 2개 읍, 12개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딸린 유인도가 없는 섬이 자은도다. 자은慈恩이란 섬이름은 임진왜란 때 지원군으로 온 명나라 장수 두사춘이 피란와 목숨을 구해 섬사람들 은혜를 잊지 못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장 높은 두봉산이 섬을 동서로 나누어 동쪽에는 산을 중심으로 마을이 들어앉았고 서쪽에는 평지가 펼쳐진다. 특히 섬 서쪽은 해송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이 좋다. 지난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된 후 이웃 섬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와 함께 자은도 또한 뭍으로 편입돼 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자은도에도 해넘이길이라는 아름답고 걷기 좋은 섬길이 있다. 전체 길이 12km로 송산마을-한운마을-둔장마을-두모마을까지 이어진다. 해넘이길 중에서도 한운마을 앞에서 둔장마을에 이르는 4.8km의 해안길이 압권.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길로 가슴이 탁트이는 시원한 길이다. 원래 해넘이길은 트레킹을 위해 만들어진 길은 아니다. 주민들이 예전부터 이용해 온 길로 여염집 마당 앞을 지나고 대파밭과 산길을 넘어야 한다. 섬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며 걷는 정겨운 길이다. 

 

‘1004뮤지엄파크’내에 위치한 수석정원은 전국에서 수집된 2,700t의 수석들이 신선도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야심찬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해넘이길을 걷다보면 자은도의 명물 ‘1004뮤지엄파크’를 만난다(입장료 성인 1만 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지난 2020년 문을 연 ‘뮤지엄파크’는 천사대교에서 차로 30분 걸리는 양산해변에 조성된 곳으로 해송숲으로 유명한 해변가에 축구장 70개 규모의 수석미술관·수석정원·세계조개박물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바다를 품은 이 공간은 주변 경관이 인공적 구조물로 인해 다치지 않도록 건물 배치에 세심한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신안군은 하나의 섬에 하나의 박물관 또는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 1뮤지엄’ 만들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청정자연 환경에 문화적 향취를 입히는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야심찬 프로젝트로 2023년까지 1,200억 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둔장해변앞 바다 위에 설치된 길이 1004m ‘무한의 다리’. 눈이 내리는 가운데 자욱한 해무海霧가 영원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수석미술관에 들어서면 인근 섬과 전국에서 기증받은 수석 260여 점이 방문객을 맞는다. 자연석인지 인간의 손길이 가해진 조각품인지 구분하기 힘든 기기묘묘한 돌들의 생김새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곳은 국내 수석전시관 최초로 증강현실AR 기법을 도입했다. 미술관 어플을 다운로드하면 산신령이 등장해 수석을 소개하고 용을 닮은 수석이 폭포를 따라 날아오르는 등 5가지의 시청각적 테마로 방문객들의 이해도를 높인다. 관람료 1만 원. 

수석미술관 건너편 수석정원에 들어서면 무릉도원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출입문인 석문石門을 지나면 전국에서 수집된 2,700t에 달하는 수석과 분재, 그리고 3단 폭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조선시대 신선도를 보는 듯하다. 신안 자생종인 새우란 전시관에는 새우란, 풍란, 자란, 석곡 등 멸종위기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난蘭 애호가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숙박을 할 수 있는 자생식물테마공원은 오는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수석미술관 내부 전경. 신안 인근 섬들과 전국에서 기증받은 260점의 수석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세계조개박물관. 조개와 고둥의 표본 등 1만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둔장해변앞 ‘무한의 다리’. 무인도인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잇는 길이 1,004m 나무 다리다. 밤에 이 다리를 걸으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받는다.

 

무한의 다리에서 바다 위를 걷다

조개와 고둥은 껍데기를 만들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등 갯벌 생물 먹이사슬의 가장 하단부에 위치하면서 바다의 자정능력을 높여 주는 소중한 생물이다. 자은도 1004뮤지엄파크에는 1만1,000여 점의 조개·고둥 표본과 공예작품을 한데 모은 국내 최대 조개박물관이 있다. 멸종위기종인 나팔고둥, 세계에서 제일 큰 오스트리안트럼펫고둥, 기원전부터 화폐로 쓰였던 개오지고둥 등 신비하고 화려한 조개와 고둥의 세계를 직접 볼 수 있다. 입장료 무료.

자은도 은동해변의 고둥조형물. 모두 9개의 해변을 가진 자은도는 신안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섬이다.

 

수석 정원. 눈맞은 수석이 또다른 느낌을 준다.

 

산길이 끝나는 곳에서 둔장해변으로 내려서면 ‘무한의 다리’와 만난다. 이 다리는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이어주는 1004m의 보행 목교. 다리를 유유히 걸어가면서 서해 바다의 낙조를 바라본다. 구리도와 할미도 사이로 벌건 해가 모습을 감추는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무한의 다리는 밀물과 썰물 때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 준다. 물이 빠지면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서남해 갯벌의 갖가지 생물들을 볼 수 있고, 밀물 때 다리 위를 걸으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둔장해변은 모래가 단단해 차를 댈 수도 있다. 

 

海風 맞고 크는 자은도 대파 미네랄과 게르마늄 풍부

 

[신안특집]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신안의 대파는 게르마늄 등이 육지산에 비해 월등히 풍부하다.
 

자은도는 면적이 52.79km²로 신안군의 면 단위 섬들 중에서 가장 크다. 1970년대 인구가 2만 명이 넘었던 때도 있지만 지금은 2,000명을 약간 웃도는 정도. 신안의 많은 섬들이 그렇듯이 자은도 주민들은 주로 양파와 대파, 마늘 등을 재배해 생계를 꾸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소득원은 대파다. 마늘과 대파 가격이 자은도 사람들의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섬이지만 수산업 의존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신안군 전체의 대파 재배면적은 1,490ha로 그중에서 자은면이 443ha를 차지하고 있다. 

대파 농경지는 모래땅이 많은 자은도 서쪽에 몰려 있다. 모래땅이 겨울 대파 농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래땅에 양분이 많아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자은도를 비롯한 남쪽 섬들의 대파 가격 결정권자는 상인이 아니다. 날씨다. 겨울이 추우면 대파 소득이 늘어나고 따뜻하면 값이 떨어진다. 날씨가 따뜻하면 어떤 땅이든 대파를 수확할 수 있지만 땅이 얼 정도로 추위가 계속되면 흙에서 자라는 대파는 수확하지 못하는 반면, 모래땅은 얼지 않아 수확이 가능하다. 섬 지역 대파 농가들이 추운 날씨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대파 수확에 바쁜 자은도 주민들.

 

해안가 모래땅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자은도 대파는 특히 미네랄과 게르마늄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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