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부산 갈맷길 여행하세요
◇동백섬을 걷다보면 아래가 투명한 출렁다리도 만날 수 있다.
부산은 대도시인 만큼 지하철 노선이 수도권만큼이나 잘 마련되어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참 친절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찻길 걱정 없이 바다를 끼고 한없이 걸을 수 있는 ‘갈맷길’도 뚜벅이 여행에 효자 노릇을 한다. 부산을 떠올리면 함께 생각나는 갈매기에서 이름을 붙인 갈맷길은 부산의 산과 강과 바다 그리고 각종 관광지들을 다 아우르고 있으며 걷기 좋은 길들로 꾸려져 있다.
수시로 갈맷길로 이어지는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이나 표지판이 있어 지도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핸드폰 대신 두 눈으로 부산의 풍경을 더 담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KTX에서 내리자마자 부산역에는 갈맷길 투어 라운지가 있어서 갈맷길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코스는 현재까지 총 9개로 그 특징과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여행 취향에 맞는 갈맷길을 골라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코스들 중 가장 길이가 짧고 난이도가 낮은 2-1코스를 골라 경험해봤다. 문탠로드부터 해운대를 거쳐 민락교까지 이어진 5.7km짜리의 길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바다를 향해서 나있는 길이라는 점도 내륙에 사는 사람에게는 매력 요소였다. 또, 이 코스의 길을 채운 바다 풍경들은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지루하지도 않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맑은 바닷물과 함께 고층의 건물들이 함께 있어 색다른 전경을 이룬다. 동백섬 올라가는 길에 옆에서 바라본 해운대 해수욕장 사진.
◇동백섬에는 길고양이들이 많다.
부산의 최고 관광지로 알려진 해운대해수욕장을 피크 시즌이 아닌 겨울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으로 2코스가 시작된다. 다른 보통의 해변가와 다르게 주변에 고층 아파트와 드넓은 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관광객만큼이나 거주자들도 많아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산책시키는 주민들도 많았다.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해운대전통시장 골목이 있어 걷다가 배고프면 이 곳에서 멋지게 끼니를 해결하기도 좋다. 밀면, 꼼장어, 돼지국밥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들은 물론 어묵이나 떡볶이, 호떡 등 간단한 길거리 음식도 가득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따라 걷다가 웨스틴 조선 호텔 앞길을 따라 꺾어지면 바로 바다를 끼고 동백섬으로 이어진다. 넓게 펼쳐진 해수욕장과는 다르게 절벽 아래로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를 바로 위 나무 데크를 걸으며 볼 수 있다. 1월에 때맞춰 가면 섬의 이름 따라 만발한 동백꽃을 볼 수도 있다.
◇1월 부산에서는 동백이 만발한 것을 볼 수 있다. 동백섬에 핀 동백꽃 사진
동백섬을 나올 즘에는 2005년 APEC정상회 오찬장이었던 누리마루APEC하우스가 있다. 당시 정상회의를 했던 회의실과 소품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일반인도 관람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건물 내부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전망이 더 맘에 들었다.
◇더베이101에서 마린시티, 광안대교 쪽을 바라보면 바닷물에 비친 조명 덕에 두 배로 더 예쁜 야경을 볼 수 있다.
동백섬을 나오자마자 더베이101이 나온다. 식당들도 있고, 요트도 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지만 부산 최고의 야경 명소로 더 알려져 있다. 더베이101에서 반대편 마린시티에 있는 고층의 아파트들을 바라보면 그 빛이 바닷물에 비쳐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낮에는 조금 세련된 건물 정도로만 보였지만, 더베이101은 밤에 와야 그 인기의 진짜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바다와 함께 펼쳐진 해운대 영화의 거리
바다 내음과 함께 갈맷길을 좀 더 걷다보면 해운대 영화의 거리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도시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관광지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데, 이곳도 그중 하나이다.
바다를 따라 ‘천만영화존’, ‘애니메이션존’, ‘부산배경영화존’ 등 영화를 테마별로 나누어 포스터와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게 전시해놓았다. 볼거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부산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한국 영화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따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이곳에서만 가능한 소소한 추억으로 남았다.
해운대 영화의 거리 끝자락부터는 바다 멀리 광안대교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 요트 경기장을 거쳐 조금 시내쪽으로 들어가 수영교까지 걸으면 2-1코스의 갈맷길이 끝난다.
1월, 서울은 패딩을 입어도 걸어 다니기엔 추운 날씨였지만 부산에 내려가니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은 몇 시간을 내내 걸어도 추워 못 견딜 정도가 아니라 좋았다. 바다의 여러 모습을 두발로 걸으며 온전히 담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겨울 부산 바다의 갈맷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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